“AI 활용한 수처리 공정 자율운전 시스템 개발”

강화학습 이용한 전기화학적 수처리 공정…에너지 22% 저감·물생산량 11.6% 증가시켜
조류 모니터링·유역 및 수질 모델링·자율운전 등 물환경 분야 인공지능 연구 다수 수행

Part 04.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래의 물관리 기술

조 경 화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조 경 화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기계가 생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인공지능(AI)은 간단한 로직(Logic)에서 시작해 현재 인간의 신경을 흉내낸 인공 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ANN)의 개발까지 기술이 정교화 됐다.

최근에는 인공 신경망 기계학습 기법인 딥러닝(Deep Learning)이 개발, 다양하고 방대한 양의 자료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 Neural Network, CNN)과 시계열 자료를 다루는 순환 신경망(Recurrent Neural Network, RNN)이 대표적 종류로 꼽힌다. 

현재 AI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 자율주행차, 가상 비서(Virtual Assistant), 챗GPT(ChatGPT) 등 실생활에 괄목할 만한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으며, 물환경 분야에서는 강·하천 등의 모니터링, 유역 모델링, 수처리 공정의 자율운전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AI 활용 조류 판별 및 세포수 산정 시스템 개발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물환경정보학 연구실에서는 물환경 분야를 대상으로 △모니터링 △모델링 △자율운전 시스템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최근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문제인 조류 모니터링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기존 조류 분석은 사람이 직접 검경(檢鏡)해 종을 판단하고 개체 수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시간과 인력이 많이 소요되고 인적 오류(Human Error)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딥러닝 기법을 활용해 현미경 이미지로부터 자동으로 조류의 종을 판별하고 세포 수를 산정하는 연구에 착수,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 에르기노사(Microcystis Aeruginosa)를 99% 확률(Probablity)로 판별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또한 환경부 예산으로 국립환경과학원과 함께 초분광 이미지와 딥러닝 기법을 활용해 조류의 클로로필 a(Chl-a) 및 피코시아닌(Phycocyanin, PC)을 정량화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무인 비행체에 초분광 센서를 장착해 수집한 초분광 영상 데이터와 현장 물시료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클로로필 a와 PC 농도데이터를 자료동화(Data Assimilation)해 정량화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산출했다.

한편, 무인비행체를 활용한 모니터링은 비용이 많이 들고 기상의 영향을 받는다는 한계점이 존재해 궁극적으로 인공위성을 활용한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 하지만 인공위성을 통해 하천을 모니터링할 경우 낮은 해상도로 인해 육지 내 표면적이 적은 호소나 해안선이 복잡한 해안에는 적용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환경부에서 축적한 초분광 자료와 인공위성 자료 중 일치하는 자료를 매칭하는 AI 모델을 생성, 저해상도의 인공위성을 고해상도화 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20m의 공간해상도를 5m의 공간해상도로 상향시키는 결과를 나타냈다.

수질자료 통합 실제값 예측 딥러닝 모델 생성

연구팀이 수행한 모델링 연구는 △유역 모델 △수질 모형 △수처리 공정 모델링 등이 있다. 유역 모델 연구 중에는 기존 HGS 완전 분포형 유역 모델을 활용해 딥러닝 모델을 구축하는 연구가 수행됐다. 기존 유역모델이 만들어 낸 지하수 및 지표수의 시공간적 변화를 딥러닝 모델이 따라갈 수 있는지 테스트했으며, 그 결과 데이터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정확도는 조금 낮아졌지만 딥러닝 모델이 약 100개의 데이터를 모두 따라 갔고, 특히 10분의 1로 시간을 단축시키는 성과도 보였다.

또한 CNN(합성곱 신경망) 인공지능모형이 EFDC(Enviromental Fluid Dynamics Code) 수질 모형을 대체해 남조류를 잘 예측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됐다. EFDC가 만들어 낸 모든 결과를 출력하고 이를 참 값으로 인공지능모형에 입력해 일치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와 함께 인공위성, 초분광, 다분광, EFDC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수질 자료들이 생성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자료를 통합해 실제 값을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생성한 결과, 딥러닝 모델이 기존 모델보다 더 우수한 성능으로 예측하는 결과를 얻었다.

전기화학적 수처리공정 모델링 유사 패턴 생성

다양한 수처리 공정 중 전기화학적 공정에 초점을 맞춘 모델링 연구도 수행됐다. 전기화학적 공정의 특징은 전극에 유량을 넣어 이온을 분리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전기화학적 처리 후 유출수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AI를 활용해 수처리 공정을 모사했을 때 실제 값과 유사한 패턴을 생성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실험실 규모의 막 공정에 압력, 온도, 유기물의 정도, 막 클리닝 공정 등의 입력 자료를 넣어 유출수의 유량과 농도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으며, 연구 결과 유량과 농도를 모두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K-water와 함께 실제 역삼투압(RO) 공정 자료들을 모아 딥러닝 모델을 테스트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간단한 구조의 LSTM과 듀얼 어텐션(Dual-Stage Attention) 기반의 좀 더 복잡한 LSTM 모델을 사용했으며, 간단한 모델의 경우 실제 공정 자료를 잘 예측하지 못했지만 복잡한 모델의 경우 건보정 트레이닝과 검증(Validation)에서 실제 공정을 그대로 묘사하는 결과를 얻었다.

강화학습 이용한 수처리 자율운전 시스템 개발

물환경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의 정점은 상하수도시설의 자율운전이다. 상하수도시설의 자율운전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강화학습의 과정을 거쳐 구동된다. 먼저, 상하수도시설의 엔지니어는 유량을 늘리거나 약품을 더 주입하는 등 어떠한 행동(Action)을 취한다. 엔지니어가 취한 행동은 센서를 통해 반응(Response)을 얻게 되는데, 반응의 성과 여부에 따라 이 행동을 지속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학습 과정을 지속적으로 거쳐 초보 엔니지어는 숙련자로 거듭난다.

강화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요점은 엔지니어가 네트워크로 변하는 것이다. 엔지니어에 해당하는 인공지능 에이전트(Agent)가 응집제를 넣는 ‘행동’을 취하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 상(Reward) 또는 공정의 상태(State)를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운영자가 수량을 높이고 싶다면 수량이 높을수록 보상을 주고 수량이 줄어들면 페널티를 주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네트워크는 행동에 대한 보상을 학습하고 기억하게 된다. 이를 지속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에이전트는 실제로 보상을 최대치로 받도록 공정을 운영하는 상태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강화학습을 적용한 전기화학적 수처리 시스템 연구를 지난해 수행했다. 전기화학적 수처리 시스템에서 전기 전류의 양, 유량, 클리닝 시기 등은 행동에 해당되며, 보상은 전력을 최대로 줄이는 동시에 유량을 최대치로 만드는 것이다. 또 목표 수질을 만족하지 못할 경우 에이전트에게 패널티로 -1 점을 주고 만족할 경우 +1 점을 주는 식으로 시스템을 구성했다.

행동과 반응의 과정을 무수히 반복해 에이전트 컴퓨터가 훈련되면 초반에는 보상이 마이너스이지만 어느 시점에서 목표 수질을 만족하면서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목표 수질을 만족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또한 초반에는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하고 물을 덜 생산했다면 트레이닝의 반복을 통해 어느 시점에 도달해서는 에너지 소비량을 강화학습 적용 후 22.07% 저감시키고 물생산량은 11.6% 증가시키는 결과를 도출했다.

자율운전시스템, 처리시설 적용가능한 연구로 확장돼야

향후 물환경 분야에서 AI는 노동집약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 및 간소화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또한 AI를 활용해 다양한 자료의 활용도를 증가시키고 특히, 모델링 및 예측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 모델링 분야에 많은 예산 투자와 노력들이 그간 수반됐지만 수치 모형에 대한 한계와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인공위성 관련 자료나 초분광 등 다양한 센싱 기술로 만들어진 자료는 규격이 맞지 않아 수치 모형을 완벽하게 활용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AI를 활용할 경우 자료의 규격 등의 제한이 없어 활용도가 높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향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자율운전 시스템 개발은 인공지능을 매우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로, 현재 전기화학 공정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지만 실제 상하수도시설에서 적용할 수 있는 연구로 확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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