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학기술로 인한 재난 유형 사회적 이슈”

자연·과학기술 복합된 새로운 형태의 재난 통합적 대비체계 마련 시급
과학기술한림원, ‘제198회 원탁토론회’ 개최…재난 유형 설명·대응방안 제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지난 6월 2일 오후 3시, ‘더 이상 자연재난은 없다 : 자연-기술 복합재난에 대한 이해와 대비’를 주제로 ‘제198회 한림원탁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지난 6월 2일 오후 3시, ‘더 이상 자연재난은 없다 : 자연-기술 복합재난에 대한 이해와 대비’를 주제로 ‘제198회 한림원탁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6월 2일 엘타워 골든홀서 개최…유튜브로 생중계

자연재해인 천재(天災)와 사회적 재난인 인재(人災)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과학기술로 인한 새로운 유형의 재난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은 화석연료 사용의 급증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와 같은 인간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자연재난은 더 이상 자연재난 자체로 그치지 않고 자연과 기술이 복합된 재난의 성격을 갖게 됐다. 결국, 과학기술로 인해 생긴 재해는 과학기술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

이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유욱준)은 재난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구체적 사례를 기반으로 현대 재난의 특성을 분석하고 과학기술적 관점에서 대응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더 이상 자연재난은 없다 : 자연-기술 복합재난에 대한 이해와 대비’라는 주제로 지난 6월 2일 서울 서초구 소재 엘타워 골든홀에서 ‘제198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림원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c/한국과학기술한림원1994)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체계적 재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필요”

이날 사회를 맡은 김영배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세계적인 과학기술 발전이 화석연료 사용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지구 온난화, 기후변화 등 인간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를 초래했다”면서 “5년전 발생한 포항지진 역시 지역 지열발전소로 인해 촉발됐으며, 몇 달 전 울진 산불의 경우 인근 원자력발전소로 확대됐다면 대형 재난으로 확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과학기술이 인류의 삶을 보다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큰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인류의 편의와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이 새로운 유형의 위험과 재난을 만들어 냈다”면서 “현대사회에 자연재해와 기술재난의 경계가 모호해졌으며 사회구조가 고도화되고 복잡성이 늘어남에 따라 재해에 대한 체계적 재난 위기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원장은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예방·대비·대응·관리 및 회복 등 체계적인 재난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과학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왼쪽)의 개회사 및 김영배 KAIST 경영대학 교수의 인사말 모습.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왼쪽)의 개회사 및 김영배 KAIST 경영대학 교수의 인사말 모습.

“새로운 유형의 기술재난 연구 위한 네트워크 필요”

이날 주제발표에서는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가 ‘자연재난, 기술재난, 자연-기술 복합재난’이라는 주제로 형태별 재난을 과학기술적 관점에서 설명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가 고도의 기술사회로 진화하면서 기술재난이 빈번해졌지만 아직 재난 대응은 자연재난 패러다임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술재난 관련 이론을 토대로 국내 사례를 깊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교수는 특히 “기술재난을 연구하는 학제적 성격의 연구센터나 연구모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화는 구원인가 재난인가 : 노동의 관점에서 본 자동화’를 주제로 두 번째 발제를 한 이호영 서울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급변하는 일과 노동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이로 인해 유발되는 각종 불균형 문제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위험은 승자독식 경제이며, 이는 과거의 평생직장 기반의 복지 시스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자동화가 사회적 재난이 되지 않으려면 자동화로 인한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동번영을 목표로 한 과학기술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스크 산정·반영한 개술개발 적용 위한 체계 필요”

세 번째 발제를 맡은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자연재난과 기술재난 그리고 포항지진’이라는 주제로 인간의 편의를 위한 기술이 재난을 유발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기술 적용의 강도가 대형화, 복잡화될수록 리스크가 더 커진다”면서 “기술 적용 전·중간·이후 세 단계로 나눈 리스크 분석이 필요하며 중간 단계에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연계한 리스크 재산정이 필수적으로 수행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 리스크를 산정, 반영한 개술개발 적용이 이뤄질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고상백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교수는 ‘21세기 재난의 위기 대비와 대응’이라는 주제로 재난위기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내외 사례를 분석하고 포괄적 재난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 교수는 “전통적인 재난관리는 개별영역 중심으로 재난에 대처해 왔다”면서 “21세기 재난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꿔 복잡하고 다양한 재난을 포괄적인 영역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 후 송진웅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전문가토론에는 박범순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신동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이영완 조선일보 과학전문기자 등이 패널로 참석해 재난의 예방보다는 진화와 수습에 초점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 리스크 거버넌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의 필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본지는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된 3편의 주제발표 내용을 특집으로 게재한다.

[취재·정리 = 배민수 차장]

글 싣는 순서

Part 01. 자연재난, 기술재난, 자연-기술 복합재난 / 홍성욱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교수
Part 02. 자연재난과 기술재난 그리고 포항지진 / 이강근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Part 03. 21세기 재난의 위기 대비와 대응 / 고상백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교수


[『워터저널』 2022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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