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하수처리시설, 재구축 인프라로 개선해야”

생물여과공법으로 처리 속도·부지 집약화 등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어
물전문 STAR 기업 부재…내수시장 활성화 통한 물산업 성장기반 마련해야

Part 07. 하수처리장 재구축 및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도 중 호 삼보기술단 부사장
도 중 호 삼보기술단 부사장

우리나라는 500㎥/일 규모 이상의 공공하수처리시설은 총 665개소(2018년 기준)를 운영 중이며, 이 중 사용연수가 25년 이상된 노후 하수처리시설은 총 65개소이다. 2030년이 되면 노후된 시설은 331개소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어 하수도 시설의 노후화에 대한 재투자 및 유지관리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또한, 하수도에 할당되는 예산의 규모와 세출 사항을 고려했을 때도 노후화된 하수시설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2015년 기준 하수도 예산은 9조6천907억 원이며, 국가 하수도 예산의 세출 현황 중 처리장 및 하수관로의 비중이 크고 향후 개·보수비용 비중 또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어 자산관리 및 재원 투입의 대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하수처리장 재구축으로 재투자를 통한 하수처리장의 유지관리와 자산관리를 함께 이루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하수처리장 재구축으로 지속 발전 가능한 하·폐수시설 인프라 구축도 이룰 수 있다. 지속 발전 가능한 하·폐수시설 인프라 구축에는 △노후화된 하·폐수시설의 개선과 효율적인 운영체계 구축 △도시 재생 및 산업 단지 재구축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 건설, R&D 등의 시장 확대 △기후변화 대응 및 물 순환 건전성 확보를 위한 환경기초시설 체계 정비 등이 필요하다. 하수처리장의 재구축 사업으로 하·폐수처리장의 배출 부하를 삭감하고 운영비 및 에너지 소비 절감 등으로 기존 하·폐수처리시설을 축소하며, 하수관로 기능 강화를 달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하수처리시설, 주민친화 시설로 탈바꿈

하수처리시설 재구축의 국내 사례로 대구시 하·폐수처리장 재구축이 있다. 대구시는 달서천 및 금호 강 환경기초시설 재구축 시범 사업을 제안하여 달서천, 북부 하수처리장과 염색폐수처리장, 유수지 등 환경기초시설을 통합 개발했다. 환경기초시설은 지하화하고 상부는 KTX 역사 및 광역버스터미널 부지 등의 수익형으로 재구축하는 사업으로 부가적 이익 창출에도 성공했다.

서울시 중랑 재구축 사례도 있다. 서울특별시 중랑구 물 재생센터의 고도처리 및 시설 현대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강화된 방류수질기준 준수를 위한 고도처리시설이 설치됐으며, 추가로 강화된 총인(T-P) 기준 준수를 위한 총인 처리시설이 보완되어 설치됐다. 아울러 하수처리시설의 지하화 및 상부 유휴부지의 활용으로 주민들이 이용 가능한 체육시설과 하수도과학관을 조성하여 주민의 부지 활용도를 높이고 교육활동도 제공하여 주민친화시설로 탈바꿈시켰다.

최적의 선진화된 공정 도입돼야

하수처리시설 재구축 시 선진화된 처리공정도 함께 도입돼야 한다. 선진 하수처리공정 도입 시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시대적인 요구인 탄소중립에 기여하기 위해 에너지 자립화 및 최적화된 공정 설계, 바이오 가스 및 슬러지 재이용 처리공정 설계, 탄소원이 필요 없는 아나목스(ANAMOX) 처리공정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생물 반응조 사고 시 복원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우점 미생물 배양 설계도 필요하며, 강우 시나 동절기 등을 고려한 부하 대응능력이 뛰어난 처리공정 설계와 도입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약 200개나 되는 하수처리 공정이 있다. 기존에 있는 공정들 중 최적의 공정들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최적의 처리공법을 선정하기 위해선 공법 자체성의 안정성, 현장 여건에서의 적합성, 경제성 및 유지관리, 적용실적 및 신기술의 사전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이러한 고려사항들을 감안하여 주목해야 할 공법은 생물여과(BBF)공법이다. BBF공법은 생물학적 처리와 물리적 여과를 동시에 수행하는 기술로 처리속도가 빠르며 지하화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또한 일반 A20 공정의 30〜40%의 부지만 소요하여 부지 집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일본, 하수처리시설 재구축 통해 방류수질 낮춰

이 공법의 사례로 일본 나고야에 위치한 츠유하시 하수처리시설이 있다. 이 하수처리시설은 1912년 가동을 시작하여 1933년 1차 재구축으로 1만8천763㎡의 부지로 확장하며 12만㎥/일의 용량으로 운영됐다. 1987년도부터 총질소(T-N), 총인(T-P)이 방류수질 기준으로 도입되면서 하수처리시설 재구축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돼, 20년 간 2차 재구축을 진행하여 2019년 준공됐다. 현재 2만5천700㎡으로 부지로 확장된 상태이다.

1차 재구축 시 하수를 1만㎥ 처리하는데 1천500㎡가 필요했다면 2019년에는 1만㎥를 처리하는데 3천200㎡, 약 2.1배 정도의 면적이 더 소요됐다. 소요되는 면적의 증가로 하수처리시스템을 단층에서 복층으로 구축해 결국은 4배의 처리공정의 부하대응 능력을 갖추고 운영비용을 절감하게 됐다. 방류수질도 1933년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30㎎/L에서 재구축 이후 BOD를 0.6㎎/L로, 총인도 0.1㎎/L까지 낮추는 성과를 이뤘다.

사회·시장·기술의 트렌드 변화에 주목해야

앞서 살펴본 일본의 사례처럼 하수처리시설도 사회적·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발맞춰야 한다. 특히 국민 소득 수준에 따른 물 인프라의 페러다임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소득 수준 증대에 따라 국민의 요구(needs)가 양에서 질로 변화하면서 물시장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됐다. 시설 확충에서 벗어나 안정화와 재구축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노후시설 개·보수 및 스마트 운영 시스템 구축, 운영 전문성 확보 등이 요구되며,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으로 시설 보급률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더불어 국내 물산업 시장의 변화도 중요한데 현재 사회·시장·기술의 트렌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 트렌드 변화에는 국민체감형 상하수도 서비스의 요구와 수질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장 트렌드 변화에는 건설에서 운영으로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물산업 시장의 확대를 꼽을 수 있다. 기술 트렌드 변화에는 시설 노후화로 저비용 및 저에너지 기술 수요가 요구되며, 운영 및 유지 관리 최적화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올라설 국내 물전문 STAR 기업이 부족하다. 따라서 내수시장 활성화를 통한 국내 물산업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물산업 해외 진출을 위한 경쟁력 확보 및 대국민의 서비스 질 향상을 이뤄야 한다. 이와 더불어 민간 투자 사업도 활성화 돼야 하는데 ‘특수목적법인(SPC)에 의한 민간 참여 방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워터저널』 2022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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