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도심 국한적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재원’”

분산형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에도 적합한 스마트 하수도 기술 개발 필요
설비 기능 정상화 후 다양한 형태의 기술 개발하여 선택·사용할 수 있게 해야

Part 03. 유역기반 수질관리를 위한 소규모 및 댐유역 하수처리시설의 스마트화 기술 개발

 K-water, 하수처리장 진단 프로그램 개발

김 연 권 K-water연구원 수처리연구팀 팀장
김 연 권 K-water연구원 수처리연구팀 팀장

환경부가 새로운 환경전략 키워드인 스마트를 접목한 ‘스마트 하수도 관리체계 구축 선도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기존 하수처리공정에 빅데이터, 지리정보시스템(GIS), AI 등 첨단 IT 기술을 도입해 과학적으로 하수도를 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하며, 스마트 하수처리장, 스마트 하수관로, 스마트 자산관리 부문으로 나뉜다.

스마트 하수도 시스템은 모니터링과 DB 구축·활용, 대응 및 조치인 3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 예로 K-water에서 개발한 하수처리장 진단 프로그램(Dr. Wastewater ver. 3.0)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하수처리장 안으로 들어온 하수 속 다양한 물질들을 스마트 센서로 빠르게 분석해 데이터로 기록한다. 프로그램 운영자는 기록된 데이터를 기존에 있던 알고리즘에 도입해 앞으로의 상황 예측 유무를 파악한 뒤 안정적인 형태의 방류 수질로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DB화된 방류수질은 디지털 워터의 기반이 된다. 이는 수질원격감시시스템(TMS)이나 온라인 분석기 등으로 분석해 기존에 만든 알고리즘의 정확성 여부나 모델, 센서 등을 수정 및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따라서 프로그램 운영자는 수집된 DB나 운영 경험 및 보완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처리를 할 수 있다.

그 결과 하수처리장 진단 프로그램을 1년 이상 운영한 시설은 운영하지 않은 시설보다 방류수질 항목인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부유물(SS), 총질소(TN), 총인(TP) 등 4가지 항목에서 약 3배 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안정적인 수처리가 가능해진 셈이다.

공정 안정화 향상 부문에 있어서는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부유물, 총질소, 총인 등 총 5가지의 방류수질 항목이 미운영 시설보다 평균 수치가 20% 가량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 운전능 향상도 나타났다. 하수처리장에 스마트 공기량 제어시스템(SAC)을 가동한 결과 일 평균 2천180만여 원 가량 절약됐는데, 이는 기존 전력량의 약 35%에 해당된다.

소규모 하수처리시설, 새로운 운영관리 체계 필요

스마트 하수도 사업은 신속 정확한 정보 제공, DB화, 높은 경제성을 담보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는 반면, 실제 사업 운영자들의 피로감과 제한된 대응수단, 잘못된 결과에 대한 책임 등의 단점도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추진 중인 스마트 하수도 사업이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이 아닌 분산형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에도 적합한지 고민해봐야 한다.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은 지자체 재정 및 시설이 굉장히 열악하기 때문에 기존 사업이 아닌 다른 적절한 대안을 논의하고 솔루션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현재 다뤄지고 있는 스마트 하수도 관련 사업들은 대부분 도심지에 국한되어 있다. 사실상 물은 절대 도심 국한적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재원’이다. 물은 뚜렷하게 규정된 행정 구역이 없어 유역관리형태의 통합오염물질관리라는 개념이 기초되지 않는다면 관리가 굉장히 어려운 ‘자원’이기도 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에 걸맞은 스마트 하수도 사업이 필요하다.

한국환경공단이 소규모 하수처리시설 운영 실태를 정밀 조사한 결과, 운영 및 관리뿐만 아니라 시설 개량에도 많은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규모 하수처리시설 대부분의 재정 자립도는 13.3%에 불과해 새로운 형태의 운영관리 체계가 요구된다. 한국환경공단은 수질원격시스템이나 물질수지 기반 또는 필수 계측 기반 감시 등을 제시했으나 데이터의 정확성과 인력 투입 및 소요 비용 등을 경시할 수 없기 때문에 실현하기가 어렵다.

K-water, 스마트 하수도 시스템 자체 개발

이에 K-water는 댐상류에 맞는 스마트 하수도 시스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7가지 기준(Criteria) 전략을 세웠다. 댐 상류 특성에 맞는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은 수질원격감시시스템을 두지 않고도 특정 인자를 찍었을 때 하수처리장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자를 개발해 맥박을 짚듯이 진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7가지 전략 중에서도 간단하고 해볼 만하며, 구현하기 쉽고 운영 및 유지보수의 저렴한 비용을 고려한 총 4개의 전략에 부합한다. 나머지 3가지 전략으로는 문제가 없고 연산자 또는 최소값이 따로 요구되지 않아야 되며, 지속가능한 개발항목이 충족돼야 한다.

K-water는 7가지 전략이 부합한 스마트 하수도 시스템도 자체 개발해냈다. 기존의 수질원격감시시스템은 구축 시 적어도 한 개의 실험실 면적이 필요하지만, K-water의 자체 시스템은 요구되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 시스템은 하수 속 들어있는 미생물의 활동성과 침강 특성(Settleability)을 측정한 후 생물 반응조 모니터링을 실시해 방류수질 여부를 파악하는 기술을 사용한다. 댐상류에 발생한 문제를 규명하기 위한 기술로 3년 동안 추적한 끝에 얻어냈다.

또한 미생물 지표를 대표하는 특정 지표를 뽑아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구현해, 수질원격시스템을 설치하지 않고도 하수처리장의 운영 상태와 방류수질 여부를 관리, 추적할 수 있다. 처리과정 중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방류수질의 경우 자연친화적 시설인 에코필터링을 거쳐 더 안정적인 수질 댐상류에 유입된다.

다양한 대안 개발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의 스마트화 성공을 위해서는 유역 기반 평가가 가능한 AI 시스템을 기반으로 단순히 물만 처리하는 게 아니라 친환경적 시스템도 활용해 지역 주민에게 물을 다시 공유 및 제공할 수 있는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 이에 제일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기존 시설의 정비로, 기존 설비 기능을 정상화한 뒤 앞서 말한 대안 기술을 보다 더 많은 형태로 개발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안 기술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관련 교육과 제도를 만들면 댐 상류의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의 지능화 및 안정적인 수질 확보가 가능한 스마트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29일 글래드 여의도 호텔 블룸B에서 열린 ‘국가 미래 스마트 하수도 정책 제언 토론회’에서 김연권 K-water연구원 수처리연구팀장이 ‘소규모 및 댐유역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발표 모습.
지난 3월 29일 글래드 여의도 호텔 블룸B에서 열린 ‘국가 미래 스마트 하수도 정책 제언 토론회’에서 김연권 K-water연구원 수처리연구팀장이 ‘소규모 및 댐유역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발표 모습.

[『워터저널』 2022년 5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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