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물환경 조성 중요”

비전 달성 위해 현재의 환경공단 기능·역할, 내외부적 일부 조정 필요
통합유역물순환센터 설립 시 유역물관리위원회와 협업하는 것이 바람직

Part 02.    [전문가제언] ‘K-eco 통합물관리 비전’ 수립 방향

한국환경공단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누리는 물순환 구현’을 위한 환경공단 전략 선포 및 실행과제의 대국민 제시를 목적으로 한 ‘K-eco 물관리 비전 선포식’을 지난 7월 5일 서울 여의도 소재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번 선포식에는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물환경학회, 수자원학회, 상하수도학회, 환경공학회, 지하수토양환경학회 등 물 관련 5개 학회장 및 전문가, 산업계, 시민단체 등 각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장석환 대진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전문가 제언에는 심무경 한국환경기술인협회 회장,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손아정 대한환경공학회 부회장(이화여대 교수), 남경필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회장(서울대 교수), 배덕효 한국수자원학회 회장(세종대 교수), 김건하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한남대 교수), 이호식 한국물환경학회 회장(한국교통대 교수), 유재천 한국환경공단 물환경본부장 등 물 관련 5개 학회장, NGO, 산업계, 공단에 속한 8명의 전문가가 의견을 나눴다. 각계 제언 내용을 정리했다.

토론자
장석환 대진대학교 교수(좌장)
심무경 한국환경기술인협회 회장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손아정 대한환경공학회 부회장(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남경필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회장(서울대학교 교수)
배덕효 한국수자원학회 회장(세종대학교 교수)
김건하 대한상하수도학회 회장(한남대학교 교수)
이호식 한국물환경학회 회장(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유재천 한국환경공단 물환경본부장
 

장 석 환대진대학교 교수(좌장)
장 석 환
대진대학교 교수(좌장)

■ 장석환 교수(좌장) 오늘 ‘K-eco 물관리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된 4대 추진 전략과 14개의 새로운 전략은 5개 물 관련 학회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과 환경공단 및 여러 분야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1년여에 걸쳐 도출한 산고의 결과다. 다시 한 번 그동안 수고해주신 연구진들께 감사를 드린다.

오늘 발표된 4대 전략 및 4대 핵심 과제에 대해 각계 특히 학회에 계신 회장들과 산업계, 시민단체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통상적인 것보다는 앞으로 한국환경공단이 통합물관리 비전을 어떻게 수립할 것이냐에 따른 부분이기 때문에 뒤탈이 없도록 쓴소리도 같이 해주시면 앞으로의 전체적인 비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먼저 한국환경기술인협회 즉, 기술적인 측면과 업계 측면에서는 어떤 의견이 있는지를 듣고 시민사회단체에서 공단에 바라는 점을 들을 예정이다. 그 다음은 물 관련 5개 학회의 의견과 공단의 요구사항 순으로 제언을 듣도록 하겠다.

“기술개발·R&D 산업에 적극적인 지원 필요”

심 무 경 ​​​​​​​한국환경기술인협회 회장
심 무 경 
한국환경기술인협회 회장

■ 심무경 회장 산업계 대표로 있지만 사실 산업계 출신도 아니고 환경 공무원 출신이다. 산업계 분들과 접촉해 보니 공직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느끼고 있다. 산업계 현장은 매우 치열하다.

중장기 로드맵 발표내용을 보니 공무원 생활 때 물관리 분야를 담당했던 내용하고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이 로드맵에 대해서 왈가왈부할게 아닌 것 같다. 로드맵이 잘 만들어졌으니 이를 잘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행정적 경험을 바탕으로 했을 때 이를 추진하기 위한 인력·조직·예산 등이 필수적으로 따라줘야 한다. 이러한 지원이 없으면 결국 흐지부지 끝나게 될 것이다. 또한 추진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이에 대한 피드백도 있어야 한다.

산업계와 관련해서는 물산업과의 연계성이 충분히 잘 연결되면 물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에서는 아무래도 시장이 제일 중요하다. 돈을 잘 버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기술력이 뛰어나야 되는데 기술력이 별로 뛰어나지 않다. 그렇다보니 이런 기술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지원 및 R&D 산업에 대한 지원이 상당히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 개발 부분의 지원으로 우수한 기술 개발이 추진됐으면 좋겠다.

“산업체 신기술 보급에 힘써달라”

또한 공공기관 및 국가 지자체 같은 곳에서 각종 사업들을 발주하는데 정책적으로는 신기술 및 검증된 기술을 적용하라고 권고하고 이에 대한 우대사항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적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기존 기술이 아닌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적용이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어 신기술 등의 적용이 추진돼 기업의 수요 창출이 잘 이뤄지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국환경공단 업무중에서 민간기업이 맡아서 할 수 있는 사업이 있으면 민간기업 쪽으로 이양해 민간 시장에 대한 활성화를 도모해주면 좋겠다. 더불어 민간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시 지원을 해주면 우리나라 물산업이 좀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버넌스 운영 위해 전담 부서 설치 필요”

백 명 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백 명 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 백명수 소장 한국환경공단이 통합물관리 비전을 선포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환경공단은 환경 정책의 집행기관으로서 시민이 체감 할 수 있는 물정책을 실현하고 그 효과가 바로 피드백될 수 있다는 중요한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첫 번째 추진전략 중 유역 소통 기반 거버넌스 운영 과제와 소통강화를 위한 시민참여플랫폼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경공단이 물산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거버넌스를 창출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는데 비전으로서 거버넌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쉽다. 거버넌스는 굉장히 지난하고 어려운 과정이다. 환경공단은 특성상 현장에서의 일이 많고 기한이 정해진 상태에 임박해 사업을 완결해야 되는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어떻게 거버넌스가 녹아 들어갈 수 있을지는 향후 해결해야 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 거버넌스가 계획으로 끝나지 않고 실현되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조직적 체계가 마련돼야 된다. 환경공단 내 거버넌스를 위한 전담 부서가 설립돼 각 사업 분야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지속적인 피드백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더불어 환경공단은 유역 내 시민 참여나 거버넌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매우 좋은 메커니즘(mechanism)을 갖고 있다. 시민의 참여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역 역량을 강화하여 공단이 이에 기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향후 이에 대한 체계적인 설계도 필요할 것이다.

통합물관리는 물관리 일원화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통합물관리를 위해 물을 어떻게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되느냐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 환경공단이 한 부분 맡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물관리 공공기관이 어떠한 역할을 갖고 어떤 방법으로 협업 시스템을 만들어야되는지 논의해야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환경공단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

물론 공단에 부여한 역할을 100% 잘 실현해 내는 것도 우리나라 통합물관리에 도움이 되며 그 실현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장에서는 부처 칸막이가 있고 기관 칸막이가 있다. 진정한 통합물관리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것들을 넘어서공공기관과 집행기관간의 협업 시스템의 구축에 대한 논의와 그에 따른 제시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그런 측면에서 정보소통은 굉장히 중요하다. 정보를 어떻게 민간 및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더 나아가 발전적인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과 실천이 같이 있기를 바란다.

“기본 충실한 물산업 진흥에 포커스 맞춰야”

손 아 정 대한환경공학회 부회장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손 아 정
대한환경공학회 부회장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 손아정 부회장 싱가포르에 계신 시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다 물값 이야기가 나왔다. 싱가포르는 일단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덥기 때문에 샤워를 하루 3번 정도 하는데 문득 물값이 궁금해 시부모님께 여쭤보니 한 달에 10만 원 정도를 낸다고 하셨다. 그래서 한국은 2만 원 정도 낸다고 말씀드렸다. 물

론 사람 수의 차이도 있고 싱가포르가 워낙 더운 나라라 사람들이 샤워를 많이 하니까 물값을 많이 낸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나라의 5배 수준이었다. 대학에서 강의할 때 싱가포르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약 3배 높다고 가르치는데 실제로 5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하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는 항상 수돗물 정상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바로 도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볼 때 물산업이 발전하려면 수도세 정상화 등을 기반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학생들 또한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체인 리액션(chain reaction)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비전 선포식에는 굉장히 좋은 이야기가 오고가고 잘 정리된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아 집중이 될 만한 포커스나 확실한 플래그십(Flagship)이 무엇인지 와 닿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포커스를 정한다면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보다 기본에 충실한 물산업 진흥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하수토양환경학회, 환경공단과 협업해 물산업 육성”

남 경 필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장서울대학교 교수
남 경 필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장
서울대학교 교수

■ 남경필 회장 오늘 환경공단의 K-eco 통합물관리 비전을 들으면서 “환경공단이라는 조직의 현재 기능과 역할이 지금 이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그런 준비가 되어 있나?”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통합물관리 비전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환경공단에서의 일부 기능과 역할의 내외부적 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기후변화가 물관리 순환체계의 교란으로 이어지는데, 그런 차원에서 보면 물론 지표수가 상당 부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하수도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하수도 그 물순환 체계에 조금 더 키플레이어(key player)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더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관련 비전에 대한 세부적인 시행계획을 조금 더 마련한다고 들었는데, 지하수의 역할에 대해 조금 더 강조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손아정 교수께서 시댁 말씀을 하실 때 제 어렸을 때 경험이 생각났다. 아마 다들 들어보셨을 텐데 몇 년이 지나면 물이 기름보다 비싼 시대가 온다고 TV에서 광고하던 적이 있었다. 이미 그렇게 된 지 오래됐으며, 그만큼 물의 중요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물산업이 아직 약하다. 이에 지하수토양환경학회는 환경공단과 협업해 프랑스의 베올리아(Veolia)같은 글로벌 물산업 기업이 국내에도 나타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

“비전 추진 위해 직제·조직 개편 고민해봐야”

배 덕 효 한국수자원학회장세종대학교 교수
배 덕 효
한국수자원학회장
세종대학교 교수

■ 배덕효 회장 K-eco 통합물관리 비전은 물관리 일원화가 이뤄지고 오늘 이제 통합물관리에 대한 비전을 선포하게 된 것에 굉장히 의의가 있다. 앞으로 환경공단의 업무 자체가 물분야에 국한되더라도 기존의 상하수도에서 통합물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고 또 국가가 해야될 일을 위탁받아 할 수 있는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앞서 남경필 회장님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현재 환경공단의 비전 선포식에서 제시한 비전목표, 추진전략, 핵심과제 등을 조직 체계가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화되어 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환경공단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 비전을 핵심적으로 추진하려면 직제나 조직의 개편을 한 번쯤 고민을 해볼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조직이 완성되어야 정부로부터 전액 출자를 받아 통합물관리에 대한 정량적 발전이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물산업에 관한 내용이다. 물관리는 일원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국토교통부에서 물관련 업무를 일임했다. 하지만 이 사안을 대학이나 업계에서 볼 때엔 굉장히 암울하다. 대학교의 40대 젊은 교수들한테도 앞으로 한 10년이 지나면 학령인구가 지금보다 절반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미 지방에 위치한 대학교에는 학생들이 없어서 난리다.

그나마 서울에 있는 대학교는 괜찮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누가 환경공학이나 토목공학을 전공으로 삼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중·고등학생들이 느끼기에 매력적이거나 평생 사업을 희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통합물관리가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학과나 대학이 변화해야할 부분이지만 가장 근본적인 물산업이 변해야 한다.

“물산업, 신기술 투자와 발상의 전환 필요”

아무리 대학에서 힘든 일을 시켜도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일할 자리가 있다면 입학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재 환경공단에서도 우리가 대응하고 있는 물산업 관련 직장들이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환경공학이나 토목공학, 물관련 학과 학생들을 받아줄 수요가 부족하다.

그렇다고 국가적으로 불필요한 일을 억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환경이 중요하고 물관리가 중요하다면 그에 맞는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얼마 전 참석한 국토포럼에서는 상수도 공급 자체를 정수에서 공급하는 체계가 아닌 대기 중에 공기로부터 가정으로 가져가 먹을 수 있는 물을 만들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물산업 또한 이와 같은 발상의 전환과 신기술 등을 두려워하지 말고 투자해야 한다. 특히 환경공단에서 통합물관리의 일부 역할을 담당해주시는 것은 굉장히 고마운 일이다. 그렇게 하되 철저히 기술개발 중심으로 가야한다.

세계 1등 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주고, 기업에게 전수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 문화를 만들어야 통합물관리가 살고 대학도 살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환경산업, 물산업 기술들이 개발되어 중고등학생들이나 대학생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올 수 있도록 공단에서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노후화된 물인프라에 대해 집중 대응해야”

김 건 하 대한상하수도학회장​​​​​​​한남대학교 교수
김 건 하
대한상하수도학회장
한남대학교 교수

■ 김건하 회장 오늘 환경공단은 통합물관리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유역 물순환 체계 구축과 지속가능성 증진 등 여러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을 성실하게 수행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상하수도를 비롯한 환경 분야는 ‘코로나19’ 등 질병 감염과의 불가분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에 지역적인 물전문가가 상당히 필요하다. 또한 물인프라는 복원과 특히 관련이 있는데 너무 노후화된 물인프라에 대해서는 집중 대응해야 한다. 국민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9년도 포항에서 도로가 함몰되거나, 하수관망이 터져 홍수가 발생하는 경우 등 지금까지도 물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향하고 있는 일류 국가하고는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학회나 공단의 협업을 통해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

“물과 관련된 사안, 공단·학회가 협업해야”

정책 이슈에 대해서는 ESG라는 개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굉장히 큰 개념으로 환경부에서도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애플(Apple),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탄소중립(Net-zero)뿐만 아니라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는 ‘재생 RE100’을 달성했다.

이 기업들과 거래를 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똑같이 ‘재생 RE100’을 달성해야 한다. 얼마 전 신문 기사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이 경유차 제한구역을 설정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이 또한 삼성전자와 애플과의 거래를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를 쓰질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아주 거대한 물결이 불고 있는 셈이다. 한편, 앞으로 공단이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업무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이때 상하수도학회가 기존에 있던 기술체계에서 벗어나 미래 물산업을 대비하는 기술 체계를 확립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공단에게 데이터의 구조와 활용, 정책 등을 제시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상하수도 관련 학자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상하수도학회는 상하수도와 관련되어있는 그 기술과 경험이 발전적으로 전승될 수 있다는 점과 학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운영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세상이 다르다는 관점에서 공단과 협조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

아울러 학회의 기술이나 거버넌스 형성도 중요하다. 실제로 물이라는 것은 국민의 기본 삶에서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물과 관련된 사안인 탄소중립, 도농간의 균형 발전, 재난 예방, 미래 창의 기술 등을 공단과 여러 학회가 협업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드맵 2030’, 공단 역할·기능 충분히 반영”

이 호 식 한국물환경학회장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이 호 식
한국물환경학회장
한국교통대학교 교수

■ 이호식 회장 중장기 로드맵은 이 자리 사회를 맡고 계신 정석환 교수님과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분들이 만드셨기 때문에 쓴소리를 하기엔 적절치 않고 몇 가지 보완할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사실 우리나라 국가 물관련 공공기관, 공단 외에도 수자원공사가 있고 국가물관리위원회도 지금 운영 중에 있다. 이번 로드맵을 보니 공단의 역할과 기능이 충분히 잘 반영된 로드맵이다. 이 가운데 국가물관리를 위해서 공단이 어떤 역할을 했으면 좋겠냐는 부분을 3가지 말씀드리겠다.

첫 번째로 이번 전략 중에 한국환경공단의 통합유역물순환센터 설립 부분은 전적으로 찬성하되 운영 시 유역물관리위원회와 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국가물관리위원회 및 유역물관리위원회 1기 임기가 끝나고 2기가 준비 중에 있는데, 1기 출범 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유역에 대한 미흡함이었다. 사실 상 유역물관리위원회를 관리할 수 있는 행정기구나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통합유역물순환센터를 설립 시 유역물관리위원회와 협업하는 것을 제안한다.

“탄소 중립·에너지 자립화 전략 수정해야”

두 번째는 공단의 큰 가장 장점인 물산업이다. 공단은 물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공유하고 있다. 앞으로 하수도 인프라 쪽의 요구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국가적으로 견인해 공단이 우리나라 물산업 기업들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공단은 기업들과 경쟁하는 기우가 아니기 때문에 대구에 위치한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배덕효 총장님께서 말씀하셨던 미래의 물산업 전망이 우려되는 부분들은 공단에서도 충분히 반영해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탄소중립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다른 공기업이 할 수 없는 역할을 탄소 공단이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탄소중립과 에너지 문제다. 탄소중립과 관련한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에너지 자립율은 20% 미만이다. 따라서 탄소 중립 및 에너지 자립화 부문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통합물관리에 적극적 기여하는 공단 되도록 노력”

유 재 천 한국환경공단 물환경본부장
유 재 천
한국환경공단 물환경본부장

■ 유재천 본부장 2018년도 물관리 3법의 통과로 물 관련 종사자들의 오랜 숙원 사업(宿願事業)이 해결됐다. 한국환경공단에서 30여 년 근무해왔고 마지막으로 물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공단의 업무에 대한 현황을 진단해 봤을 때 통합물관리에서 환경공단이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물관리 수준은 환경공단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염원하던 통합물관리가 이루어졌는데 환경공단은 여전히 통합물관리에 대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지 않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K-eco 통합물관리 중장기 로드맵 2030’을 수립하게 됐다.

2021년도부터 수 차례 수정을 거듭한 끝에 수립된 통합물관리 4대 전략 및 14개의 세부전략은 다양한 사업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통합물관리 시대에 공단의 역할을 제시할 로드맵이자 가야할 방향, 전략이기도 하다. 환경공단이 그동안 정부 정책 기관으로서 수동적인 자세에서 탈피해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본다.

“유역단위·시민 소통 방식 물관리 등 향후과제”

환경공단은 이 통합물관리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역할을 수행하고자 절박한 심정으로 달려왔다. 통합물관리 로드맵 과정에 참여한 모든 교수님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번을 계기로 후속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메워가는 과정과 로드맵을 실행하는 과정에 학회장님이 함께 해주시면 좋겠다.

여러가지 세부적인 내용을 말하지 않더라도 몇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 또한 공단이 유역단위 중심에서 일하고 있는지, 시민 사회와 소통의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지에 대해 모니터링되고 논의돼야 할 것이다. 선포된 비전이 선포로만 끝나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준다면 공단이 실행력 있게 제 역할을 할 것이다. 

장석환 대진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전문가 제언에서는 5개 물관련 학회장을 비롯해 NGO, 산업계, 환경공단 관계자 등 8명의 전문가가 참석 ‘K-eco 통합물관리 비전’ 수립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장석환 대진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전문가 제언에서는 5개 물관련 학회장을 비롯해 NGO, 산업계, 환경공단 관계자 등 8명의 전문가가 참석 ‘K-eco 통합물관리 비전’ 수립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워터저널』 2022년 8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