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열 회수 확대로 하수처리시설 탄소중립 기여해야”

미생물 활용한 생물막여과 시스템으로 하수처리 공정 내 N₂O 제거 가능
SAF-MBR 탄소중립에 적합 평가…하수처리시설, 혐기성으로 전환 필요

Part 04.    [주제발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저탄소 상하수도 기술

김 형 일 연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김 형 일 연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후변화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시키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고자 2019년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14번째로 탄소중립 이행체계를 법제화했으며, 물관리 분야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제1차 국가 물관리기본계획’ 및 ‘2021년 환경부 탄소중립 이행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이와 관련된 여러 계획들이 마련되고 관련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탄소중립형 물관리에 기여하고자 상하수도 기술에 대한 ‘물관리 선진화 정책 통합 포럼’이 1년(2021〜2022년) 동안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하수열, 신재생에너지로 포함시켜야

1차 포럼에서 안진성 세명대 교수는 ‘하수열 활용의 타당성 및 활용 촉진 방안 연구’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하수는 처리시설 내 유기산화물(20%), 질소(N)·인(P) 회수(8%), 하수열 회수(72%) 등을 통해 에너지원을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에너지원이다. 이 중 하수열 회수는 에너지원을 가장 많이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그 사용량은 상당히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하수열 회수의 사용량을 높여 하수처리시설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기여하여 탄소중립에 한 발짝 다가서야 한다. 

하수열의 핵심 기술은 히트펌프로, 이를 활용하려면 하수 배출지와 수요처가 가까워야 하며 유량이 커야한다는 조건이 있다. 하수처리시설의 하수열 에너지 이용 형태는 △하수처리수 간·직접 이용 △미처리 하수 간접 이용 △하수관로 외·내 열교환기를 통한 이용 등이 있다. 

현재 가장 두드러진 하수열 회수사업은 하수에서 회수된 열을 지역난방공급업체에 판매하여, 난방 공급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낮은 가격 경쟁력으로 지역난방공급업체의 연간 열 이용량은 하강세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열회수의 핵심인 히트펌프는 아직까지 효율이 낮으며, 고효율 장치의 경우 높은 가격과 수입품이라는 한계가 있어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함께 하수열의 법적 지위 또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하수열 에너지는 현재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반면 EU, 일본, 독일 등 여러 선진국에선 수열(水熱)·기열(氣熱)·지열(地熱) 등의 다양한 열원으로부터 생산되는 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추세이며 하수 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하수열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지정하고 지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하수열 회수사업의 확장을 도모해야 한다.

히트펌프 성능 개선 위한 연구 필요

한편, 하수열 회수사업의 국내 사례로 탄천 하수처리장이 있다. 2014년도부터 이 사업을 시행하여 연간 2만 Gcal(기가칼로리)의 열 생산량을 자랑하며, 이산화탄소(CO₂) 발생량을 4만4천 톤 절감하고 있다. 

해외 사례는 노르웨이의 하수처리시설로, 하수열 회수를 생활하수 2단계 여과처리 후 사용해 지역 난방 수요의 95%를 차지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더 나아가 유럽은 고효율 열공급 방식인 히트펌프 공급과 지역난방 확대를 추진하며, 저온 열에너지 공급을 통한 4세대 지역 난방 페러다임의 전환 중에 있다. 

향후 국내 하수열 에너지 회수의 확대를 위해 이에 대한 방안 및 경제성 판단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먼저 하수처리장 내 각 구간별 열 발생 및 회수 가능성에 대한 계산이 필요하다. 현재 하수열의 활용도 및 경제성 평가에 대한 방법이 부재하여 하수열 기술 적용이 가능한 환경조건에 대한 경제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히트 펌프 기기 및 기술관련 연구도 필요하다. 히트펌프의 폐수 내 가동 가능한 TS 함량 파악이 필요하며 하수 온도 감소로 인한 후단의 생물학적 수처리 공정 내 미생물 활성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상하수도 기자재 성능평가 및 인증 제도화 필요

2차 포럼에서 박찬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박사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상하수도 기자재 성능기반 에너지 효율 인증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현재 국내 상하수도 처리장은 성능 평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에너지 소비효율 평가기법에 대한 연구가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소비효율 평가기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이를 통한 에너지 소비율 저감이 이뤄져야 한다. 더불어 상하수도 기자재 구분과 이에 대한 에너지 소비효율 평가도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기자재 성능평가 개발 및 인증 제도화가 수립 및 진행 중에 있다. 기자재 성능평가는 총 세 차례에 걸친 개발 계획으로, 1차 년도(2020년)에는 교반 및 포기설비, 2차 년도(2021년)에는 산기-송풍 및 오존설비, 3차 년도(2022년)에는 차아염소산나트륨, UV(자외선) 설비 및 MBR(분리막 생물 반응장치) 시험 규격으로 구성돼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 에너지 효율평가를 위한 기자재 내 프로토콜 수립과 성능평가 장치(Test booth, 운전 제어 및 모니터링 시스템 설계 등)도 개발 중이다. 본 기술 개발 인증은 한국물기술인증원에서 위탁 진행 중이며, 업체 및 소비자의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 개최를 통해 시험절차서 최종안을 도출해 환경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상하수도 기자재 및 처리공정에 대한 에너지 효율 인증과 관련된 연구 및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실제 하수처리장에서 사용되는 기자재의 에너지 효율을 직접 평가하기 위해 국제 표준화 기구(ISO)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본 기술들이 국제표준으로 등록될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

미생물 활용 N₂O 제거로 탄소중립에 기여해야

다음으로, 윤석환 KAIST 교수는 ‘탄소중립을 향한 아주 작은 첫걸음-미생물을 이용한 온실가스 저감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하수처리과정의 다양한 공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된다. 그 중에서도 아산화질소(N₂O)의 경우 특히 폭기 중 질산화 및 탈질화 과정과 그 외 생물학적 반응에서 생성된다. N₂O는 그 발생량은 매우 적지만 지구온난화 지수가 매우 높아 적은 양이라도 처리하게 되면 탄소중립의 기여도가 높아 중요하다. 이러한 특성을 갖는 N₂O를 처리할 때 화학물질 및 전력을 사용해 제거하면 오히려 온실가스의 직·간접배출량이 더 증가할 수 있어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추가적인 약품처리 없이 상온에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적합하다. 상온제거 방법은 N₂O의 환원반응이 유일하며 이는 혐기성 반응으로 산소가 없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특정 미생물은 미량의 N₂O 용존 농도에서도 처리가 가능해, N₂O 제거를 위한 미생물 활용 N₂O 바이오필트레이션 시스템(N₂O Biofiltration system)이 개발됐다. 이 시스템의 실험 연구 중 기존 A2O 공정에서 질소를 모을 때 산소가 많이 포함돼 그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견됐다. 이에 바이오필터를 3개로 직렬 연결하여 산소농도를 감소시켜 고효율의 N₂O 처리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이 기술의 핵심은 산소농도 컨트롤로, 향후 산소농도가 굉장히 낮은 부분 질산화(Partial Nitritation)+아나목스 시스템(ANAMMOX system)에 본 시스템을 도입해 N₂O와 이산화탄소(CO₂)를 동시에 제거해 효율적이며 지속가능한 시스템의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향후 국내에 N₂O 처리 등 CO₂ 외 온실가스원 제거에 진일보하기 위해 이에 대한 연구 및 실증화가 필요하다. N₂O 발생원 분석 조사를 통해 적절한 오염원 저감 기술을 도입해 탄소 저감 효율의 극대화를 이뤄야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하수처리장에서 중간 시험 규모(Pilot-scale) 연구가 추진돼야 하고 지방자치단체의 협력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호기성에서 혐기성 공정으로 전환해 전력 줄여야

3차 포럼에서 신중헌 스탠포드대(Stanford University) 박사는 ‘에너지 생산형 혐기성 하수처리 공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하수처리시설의 기존 호기성 공정은 전력에너지를 다 소비하며 특히 활성 슬러지 공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직·간접배출량은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어 에너지자립화 및 탄소중립을 방해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하수처리 방법의 페러다임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존 호기성 공정을 혐기성으로 전환하면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고 메탄(CH₄) 에너지 생산 및 부가가치생성물(암모니아, 인산염) 확보도 가능해 하수처리공정을 탄소 중립형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 혐기성 공정은 현재 고농도 폐수처리에 주로 적용되며, 유출수 내 휘발성 지방산(VFA)과 같은 유기물이 남아 있어 국내 하수처리 공정에 적합하지 않았었다. 최근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저농도 유입수와 메타노트릭스(methanothrix)를 우점종으로 설정해 검출 한계 이하까지 처리된 깨끗한 유출수를 만들어내는 연구 및 적용화 사례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SAF-MBR 공정 도입 위해 테스트베드 구축 필요

또한 혐기성 공정은 미생물이 활용 가능한 단위체(monomer) 형태로, 유기물 분해를 위한 충분한 슬러지 체류시간(SRT)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특징들을 고려한 대안으로 SAF-MBR(staged anaerobic fluidized membrane bioreactor ; 단계적 혐기성 유동막 생물반응기) 공정의 연구가 진행됐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하수처리장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해 일차 침전 유출수 처리를 시도했었다. 그 결과 5시간의 HRT(22일간 SRT) 동안 유입수 대비 94%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제거를 달성했다. 또한 CH₄에 대한 COD를 84%까지 달성했으며 역류를 활용한 스트리핑 타워(Stripping tower)를 통해 용존 CH₄를 98%까지 회수하는 성과를 보였다. 

기존 MBR에 비해 SAF-MBR는 2차 슬러지를 90% 감소시키며 낮은 화학약품 요구 및 추가 에너지 생산 가능성을 통해 탄소중립에 적합하다고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SAF-MBR은 유출수 내 암모니아 회수 전략을 통해 하버 보쉬 공정(Harbor Bosch process) 및 메탄 탈수소화 반응 대체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약 73% 탄소발자국을 지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AF-MBR 공정 이후에 역삼투(RO)를 도입한 자원 회수 공정이 연구 중에 있으며 혐기성 막 생물 반응기(AnMBR ; Anaerobic Membrane Bioreactor) 유출수 내 황화물(Sulfide) 처리 및 회수를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향후 국내 하수처리시설의 혐기성 공정의 안착을 위해 혐기성 소화조(SAF-MBR) 에너지 생산 가능성 확인을 통한 국내 조건에 맞는 실증화 가능한 테스트베드(Test-bed) 구축이 필요하다. 호기조 대체 혐기성 미생물 반응조는 장기간 연구된 분야로, 이미 해외에서는 이에 대한 중간 시험 규모 연구가 많이 진행됐다. 이를 국내에 적용하기 위해 국내 유출수 및 하수처리 공정에 적합한 SAF-MBR을 평가 및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선진국과 같이 국내 연구자들이 실제 공정에 대한 실증화를 평가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

[『워터저널』 2022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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