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폐수, 하루평균 9천934톤 발생


(음식물류 폐기물처리 폐수)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 정책의 가장 큰 골칫거리”


▲ 김동욱 교수
“음식물찌꺼기는 우리나라 특유의 탕·국물 음식문화, ‘푸짐한 상차림’ 음식문화 때문에 그 처리가 매우 어려워”

사람만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시켜

지구상에서 음식물류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유일한 생물종은 사람이다. 사람이 생존을 위해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음식물류 폐기물이 발생한다.

사람을 제외한 지구상의 다른 생물들도 생존을 위해 음식물을 섭취하지만 그들은 음식물을 그 발생 현장에서 자연 상태 그대로 섭취하기 때문에 음식물류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가 들소를 먹고, 남은 음식물의 일부는 공중을 배회하던 콘도르 떼에 의해 소비되고, 그래도 남은 음식물은 다른 소형동물들이 먹는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남은 음식물찌꺼기는 미생물들에 의해 분해되어 자연적인 물질순환이 이루어진다. 여기서 들소의 시체는 소비자인 사자, 콘도르, 소형동물, 미생물 등에 의해 완벽하게 소비되어 자연에 음식물류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인류의 문화적 진화단계의 하나인 원시사회는 물론, 농경사회에서만 해도 그리 많지 않은 인구가 식량 생산 현장인 농경지 주변에 정착하여 살았기 때문에 인류의 음식물 섭취방식은 자연의 다른 생물들의 그것을 많이 닮았었다.

그러나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산업사회가 열리면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증가된 인구가 도시에 집중되면서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생산된 음식물을 먹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음식물의 섭취방식이 고급화되면서 음식물 원자재는 여러 단계의 가공, 조리 과정을 거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대량의 음식물류 폐기물이 발생하게 되었다.

음식물의 고급화를 위한 음식물 원자재의 가공은 다른 차원에서도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예를 들면, ‘제2에너지 법칙’ 또는 ‘10% 법칙’에 의해 곡류를 원료로 하여 육류를 생산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육류의 양은 투입된 곡류의 10%이다. 다시 말하면, 사료를 먹여 돼지고기를 생산할 경우 곡류 10을 투입하여 육류 1을 얻게 된다.

이것은 투입된 곡류 10중 9는 폐기물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곡류만으로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육류의 섭취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육류의 섭취를 필요한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은 환경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사람의 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 음식물찌꺼기의 고형물질 중 상당부분이 미생물 분해에 의해 액상물질로 변하거나 미세한 입자로 분쇄되어 음식물찌꺼기를 세척할 때 세척수에 포함되게 되어 제2의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음폐수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환경을 위해 더욱 바람직한 것은 사람이 그대로 먹을 수 있는 곡물로 생산한 육류보다는 사람이 그대로 먹을 수 없는 풀과 같은 사료를 사용하여 자연에서 생산된 육류를 먹는 것이 더욱 친환경적이다.

가장 해결 어려운 환경문제 중 하나

음식물류 폐기물은 자연에 역행하는 인간의 음식물 섭취방식 때문에 발생한다. 이와 같이 발생한 음식물류 폐기물을 자연은 처리해주려고도 하지 않고 처리할 능력도 없다. 자연이 처리한다고 할지라도 음식물류 폐기물로 인해 사람들이 충분한 대가를 치르고 난 후에야 자연적으로 처리될 것이다.

자연이 만든 폐기물은 자연에 의해 처리되고 사람이 만든 폐기물은 사람에 의해 처리되는 것이 원인자부담원칙이다. 이 원칙은 깨어질 수 없는 철저한 자연법칙이다.

음식물류 쓰레기 폐수(이하 음폐수)의 해양투기 같은 처리방법은 사람이 만든 폐기물을 자연이 처리하도록 폐기물 정화처리의 부담을 자연에게 떠넘기는 몰염치한 행위이다.

음식물류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동안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음식물류 폐기물은 가공, 조리 등 음식물 준비과정에서 발생하는 것과 음식물을 먹고 난 후 발생하는 음식물찌꺼기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음식물류 폐기물은 음식물찌꺼기이다. 음식물찌꺼기는 우리나라 특유의 탕 및 국물 음식문화, ‘푸짐한 상차림’ 음식문화 때문에 그 처리가 매우 어렵다.

음식물찌꺼기에는 수분이 60% 이상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수집, 보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수분이 많기 때문에 발생원과 수집 장소에서 쉽게 부패하여 악취를 발생시킨다.  

또한, 음식물찌꺼기에 포함된 재활용 가능한 물질이 재활용시설에 도착하기 전에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재활용 가치가 많이 감소된다. 그리고 재활용시설에 도착한 음식물찌꺼기의 고형물질 중 상당부분이 미생물 분해에 의해 액상물질로 변하거나 미세한 입자로 분쇄되어 음식물찌꺼기를 세척할 때 세척수에 포함된다. 이로 인해 제2의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음폐수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2007년 환경부의 통계를 보면 재활용을 위해 수집된 하루평균 음식물류 폐기물의 양은 1만2천525톤이었고, 그 중 사료, 비료 등 재활용물질로 회수된 것이 2천591톤, 음폐수가 9천934톤으로 각각 20.7%와 79.3%이었다.

음식물류 폐기물의 처리문제는 음식물류 폐기물의 배출여건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좋은 미국이나 유럽국가 등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환경문제 중 하나이다. 미국의 경우 연간 약 4천645만 톤의 음식물류 폐기물이 발생하지만 재활용률은 3% 수준이고 일본과 독일의 경우에도 재활용률은 3.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발생된 음식물류 폐기물은 가능한 많은 부분이 자원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우리나라만 100% 수거 자원화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간 3차례의 음식물류 폐기물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해 왔다. 1998년에는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기본계획(1998∼2002년)’을 수립했고, 2004년에는 ‘음식물류 폐기물 종합대책(2004∼2007년)’을 수립했으며, 2006년에는 ‘음식문화 개선 및 음식물류 폐기물 종합대책(2006∼2010년)’을 수립했다.

1997년 7월에는 음식물쓰레기 감량의무 사업장의 대상 및 범위를 확대하고 감량기준과 방법을 다양화했으며, 음식물쓰레기 감량의무 사업장 관리 및 재활용 촉진을 위한 지침을 제정했고, 1997년 12월에는 대규모 개발사업 시행자에게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했다.

▲ 음식물류 폐기물의 자원화와 같은 사람에 의한 자원순환체계는 잘못하면 오염이나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 정책의 추진 결과 음폐수의 해양배출로 인해 해양오염이라는 예상된 결과를 가져왔다.

그밖에도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 확충을 위한 투자,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및 재활용체계의 확대, 음식물쓰레기 자원화기술의 개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실천을 위한 대국민 홍보 등 많은 정책들이 수립되어 추진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배출원별 음식물류 폐기물의 발생비율을 보면 가정 70%, 음식점 20%, 집단급식소 5% 및 대규모점포 등 5% 수준이다. 음식물류 폐기물 정책의 주요 내용은 발생억제 등 예방대책과 자원화 등 사후처리대책으로 구분될 수 있다.

가정에 대한 예방대책은 주로 홍보수단에 의지하고 있고, 음식점, 집단급식소 및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해서는 강제적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음식물류 폐기물의 주요 발생원인 가정에 대한 홍보수단의 효과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는 앞으로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류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경제적 제재수단인 음식물류 폐기물 종량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음식물류 폐기물의 자원화정책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인 정책이다. 음식물류 폐기물의 거의 100%를 수거하여 자원화하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음식물류 폐기물의 자원화에 따른 재활용제품의 수요 문제, 경제적인 손익 등 비 환경적인 문제와 더불어 음식물류 폐기물을 세척할 때 발생하는 음폐수는 제2의 오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음폐수에는 고농도의 유기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별도로 처리해야 하며, 그 방법은 별도의 처리시설을 설치하여 처리하는 방법, 하수처리장 등 기존처리시설에 연계하여 처리하는 방법, 그리고 해양배출 방법 등이 있다.

2013년부터 음폐수의 해양배출이 금지됨에 따라 정부는 음폐수의 육상처리를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발생폐수 육상처리 및 에너지화 종합대책(2008∼2012년)’에 의하면 음폐수의 처리를 위한 시설투자만 4천520억 원이 투입되게 되어 있다. 여기에 운영비를 더하면 음폐수의 처리와 관련된 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다.

문제 해결 위해선 발생 억제가 최선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음식물류 폐기물은 자연에 의해 100% 자원화 된다. 사실 자연계에서는 어떤 종류의 폐기물이든 발생할 수 없다. 모든 물질은 자연의 생물 지리 화학적 순환체계에 의해 빈틈없이 순환되기 때문에 폐기물에 의한 환경오염이나 자원낭비와 같은 것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음식물류 폐기물의 자원화와 같은 사람에 의한 자원순환체계는 잘못하면 오염이나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 정책의 추진 결과 음폐수의 해양배출로 인해 해양오염이라는 예상된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음폐수를 육상에서 처리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음폐수 처리시설을 설치, 운영하게 되면 여러 가지 또 다른 오염이 발생하게 됨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2중의 부담을 안게 된다.

음식물류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것은 매우 좋은 정책방향이다. 그러나 모든 음식물류 폐기물을 자원화 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사료로 재활용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음식점 등에서 발생한 신선하고 유용한 유기물이 많은 음식물류 폐기물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그것도 곡류와 육류, 채소류 등 기타 음식물류 폐기물로 분리, 배출되어야 사료로서의 재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음식물류 폐기물 총 발생량의 70% 이상을 차치하는 가정의 음식물류 폐기물의 재활용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통계에서 확인된 것과 같이 음식물류 폐기물 중 수분을 제외한 고형물질의 비중이 발생원에서는 40% 수준에 이르고 있으나,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시설에서 재활용제품으로 생산된 고형물질의 양은 20% 수준이다.

다시 말하면 음식물류 폐기물 중 재활용이 가능한 고형물질의 약 50%가 수집, 보관 및 운반과정에서 부패, 분쇄 등에 의해 감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부패되고, 신선도가 떨어진 음식물류 폐기물은 사료나 퇴비로서의 사용가치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음식물류 폐기물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음식물류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발생된 음식물류 폐기물은 가능한 많은 부분이 자원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자원화가 어려운 부분은 제2차, 제3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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