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수도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

수도사업 위탁운영제도 혁신적 개선 필요
현행 지방상수도 구조개편 통해 일정 권역 통합 바람직
경쟁력 있는 수도사업 육성 위해 물 전문기업 전환 시급



글 싣는 순서
① 국내 수도사업 구조적 문제점
② 해외 수도사업 경쟁력 강화 사례
③ 수도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


▲ 김 길 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 소장
·공인회계사
·본지 편집위원
수도사업의 광역화·전문화

우리나라 수도사업을 운영하는 수도사업자의 경우 사업자간 규모의 차이가 매우 큰 편이며, 이러한 규모의 차이는 기술력, 전문성, 재정력 등의 격차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164개 수도사업자가 모두 충분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업자별도로 기술적 효율성의 격차가 상당한 상태이다.

특히 상수도와 하수도사업이 수직적으로 분할되어 있어 지나치게 많은 사업자가 존재하고 있으며, 100개 이상의 사업자가 급수인구 10만 명 미만의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어 그에 따른 운영상의 비효율성이 큰 편이다.

일반적으로 수도사업은 취수원, 정수장 및 하수처리장 등 재화의 생산시설의 경우 초기 대규모의 투자가 수반되며, 수도사업의 특성상 고정비의 규모가 크므로 동 시설의 생산규모에 달할 때까지 평균생산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그러므로 수도사업의 적정 규모를 달성하고, 사업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현재 영세규모를 탈피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사업의 구조개편을 통해서 일정 권역으로 사업자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영의 효율성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사업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수 있고, 수도사업의 한계비용이 평균비용에 미달하여 규모의 경제가 존재한다면 수도시장을 공간적으로 분할하는 것보다 시장을 통합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즉, 사업자의 평균생산능력을 높인다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환경부 등 중앙부처에서는 우리나라 164개 수도사업자를 30여 개 내외로 통합·광역화를 위해 2009년 2개 지역, 경북권 5개 단체(포항, 경주, 영천, 영덕, 울진)와 전남권 9개 단체(목포, 무안, 해남, 영암, 강진, 신안, 장흥, 완도, 진도)를 시범 권역으로 지정하여 통합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추가로 태백권 4개 단체, 경남서부권 4개 단체 등에 대하여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 수도사업의 적정 규모를 달성하고, 사업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현재 영세규모를 탈피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사업의 구조개편을 통해서 일정 권역으로 사업자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일정 권역으로 사업자를 통합하게 되면 현재의 직영체제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운영체제로의 변경이 필요하며, 보다 경쟁력 있는 수도사업자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물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공공부문 내에서 세계적인 규모와 기술력, 재정능력을 갖춘 사업자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공공부문 내 기존 사업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통합한 후 선도기업으로 육성하게 되면 수도사업의 보편적 서비스 실현에도 유리하게 된다. 따라서 기존 공공부문 내 대형 수도사업자들이 갖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잠재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혁신적인 변화전략이 요구된다.

이러한 전략으로는 현재 분리 운영되는 상하수도 사업을 하나의 사업으로 통합하는 구조를 확보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 직영이 아닌 전문경영체제로 전환하여 단편적인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운영의 전문성 확보와 경영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전문기업의 운영모델 역시 공사화 등과 같은 특정 운영방식이 아닌 통합되는 권역이나 사업규모, 기술적 측면, 자본조달 능력 등에 따라 최적의 운영방식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현재 분리 운영되는 상하수도 사업을 하나의 사업으로 통합하는 구조를 확보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 직영이 아닌 전문경영체제로 전환하여 단편적인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운영의 전문성 확보와 경영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수도사업 위탁경영 활성화

수도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운영을 책임지고 있고, 지역적으로 독점형태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일정 권역으로 광역화하기 위한 구조개편은 단기적으로 추진되기란 쉽지가 않다. 이에 따라 활성화되고 있는 해결책이 수도사업의 위탁경영방식이다.

위탁경영방식은 수도사업의 시설이나 운영관리를 전문기업에 단기 또는 장기적으로 맡기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수도법」에 의해 위탁운영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도사업의 경쟁력 강화측면에서 바라볼 때 우리나라 역시 브라질 위탁제도를 벤치마킹하여 혁신적으로 위탁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 우리나라도 오랜 기간동안 지자체에 의해 수도사업이 직접 운영되어 왔고, 최근에 들어서야 수도사업의 위·수탁 운영이 실시되고 있어 수도사업에 대한 합리적인 인식과 경험이 매우 부족하다. 사진은 한국수자원공사 성남정수장 전경.

즉, 수도사업에 대한 책무는 지방자치단체가 그대로 보유하되, 효율적인 서비스 공급을 위해 전문기업에 기존의 상하수도 자산을 출자함으로써 보다 많은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여 단순한 계약관계가 아닌 자기 사업처럼 경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방자치단체 출자 방식은 기존의 계약(주로 양여계약)에 비해 수도사업의 안정적인 경영, 효과적인 투자재원 유치, 지역간 서비스 격차 해소, 전문 물기업의 성장 등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러한 지방자치단체 출자형태의 위탁방식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현행 법률상의 위탁절차나 규정의 재검토를 통해 수도사업 위탁 분야의 진입장벽을 해소해야 하며, 사업의 책무를 지닌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기업간 위탁을 위한 잠재경쟁을 보다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상하수도 산업 경쟁력 기반 강화

한 국가의 경쟁력 있는 산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산업 내 활동주체들간의 공정한 경쟁과 협력을 유지해 나가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실제적으로 경쟁력기반이 취약한 산업은 산업내 활동주체들간 신뢰성이 형성되지 않아 산업자체가 급격히 취약해질 수 있다.

독일의 수도사업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무리 발달한 수도산업도 활동주체들간의 협력체계가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급격히 취약해질 수 있다. 독일의 수도산업 기술력은 세계 최고이나 수도사업자의 시설투자 위축으로 인해 상하수도 서비스 분야의 성장이 정체되고 그 결과 연관 산업 분야의 기술인력 고용까지 크게 위축되었는데, 이처럼 수도산업 기반이 약화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독일 국민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역시 독일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크다. 현재의 지방자치단체 직영체제에서는 우선 순위에 밀려 투자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 수도사업은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여 경쟁력 있는 서비스 공급기반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적기·적정 투자유치와 전문인력 양성이 동시에 가능한 전문기업화 중심체제로 전환이 시급하며, 전문기업의 성장도모는 연관 산업과의 경쟁과 협력체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환경을 조성하여 산업 내 공동발전을 추구함과 동시에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수도사업은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여 경쟁력 있는 서비스 공급기반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적기·적정 투자유치와 전문인력 양성이 동시에 가능한 전문기업화 중심체제로 전환이 시급하다.”


전문적인 규제기관 설립 필요

우리나라도 오랜 기간동안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수도사업이 직접 운영되어 왔고, 최근에 들어서야 수도사업의 위·수탁 운영이 실시되고 있어 수도사업에 대한 합리적인 인식과 경험이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보완해줄 수 있는 것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전문규제기관의 확립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수도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편 촉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역할과 의지도 매우 중요하지만, 중앙정부와 차별화된 역할을 수행할 기구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기구는 경제적·환경적 규제 역할을 담당함과 동시에 수도사업자의 경영능력,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측정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수도사업의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전문규제기관은 행정적·정치적으로 상당한 독립성을 보장함으로써 수도사업의 규제기관의 역할을 적정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 물을 공급하고 처리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물은 또한 에너지 생산의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따라서 수도와 에너지는 상호 연관성이 크므로 통합관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 사진은 전남 광양시 마동정수장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

결국 적정한 전문능력과 충분한 권한을 가진 전문규제기관의 설립은 수도사업 내 활동주체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여 소비자를 보호하고, 전문기업의 독점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되므로 수도사업이 성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수도정책

현재 전 지구적 이슈는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라고 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자연적인 원인과 인위적인 원인이 복합되어 작용된다고 볼 수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나타나는 강우 패턴의 급격한 변화로 가뭄, 홍수 등 수도사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물을 공급하고 처리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물은 또한 에너지 생산의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따라서 수도와 에너지는 상호 연관성이 크므로 통합관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수도와 에너지는 네트워크 산업의 특성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적절한 가격과 정책 그리고 규제정책은 수도와 에너지 분야의 기술혁신과 통합을 통한 효율적 관리가 수도사업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더 나아가 수자원, 상수, 하수, 물 재이용과 같은 물 순환 체계를 중·장기적으로 자원적 측면에서 통합관리하는 방향이 모색되어야 하며, 이에 따른 관련법인 「댐 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댐법)」, 「수도법」, 「하수도법」, 「하천법」, 「물의 순환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이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연계 체제를 갖추도록 정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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