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수해로 인한 상수도 시설 국내외 피해사례

5년간(2003∼2007년) 상수도 시설물 피해 1천388억원

태풍 ‘매미’로 인해 2003년 823억원 피해…국내 최다
섬나라 일본은 태풍·홍수 잦아 상수도 시설물 피해 막대

 

 

   
▲ 지난 2007년 7월 16∼17일 강원도 영서지역에 내린 물폭탄으로 인해 인제군 고사리에서 산사태가 발생, 내린천변에 자리잡은 고사취수장의 벽과 기계설비가 모두 쓸려 내려가 천장과 기둥만 남아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강우로 홍수가 빈발하고, 가뭄 지속기간도 장기화되고 있으며 국부적인 지진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각종 상수도 시설물이 피해를 당하고 있어 안정성 검토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상수도 시설물은 시민생활과 도시기능 유지에 필수불가결한 기본적인 시설로서 다른 사회기반시설과의 상호 의존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피해복구가 빨리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회·경제 시스템의 기능이 장기간 마비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상수도 시설물이 반복적인 침수피해 및 가뭄, 지진 등 자연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설물 설계시 입지기준 및 내진(耐震) 설계기준 등 재해방지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환경부는 재해로 인한 상수도 시설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수자원공사, 환경관리공단,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상하수도협회 소속 전문가들에게 ‘상수도 시설물 재해방지대책 연구’를 의뢰했으며, 그 연구보고서가 올 초에 발간됐다.

본지는 이 보고서 내용과 본지 기자들이 그동안 수해현장을 돌아보며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상수도 시설, 재해에 안전한가' 라는 주제로 ① 수해로 인한 상수도 시설 국내외 피해사례 ② 가뭄 및 지진으로 인한 상수도 시설 국내외 피해사례 ③ 재해로부터 상수도 시설물 예방대책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정리= 임지혜 기자·백미영 인턴기자]

   
▲ 2002년 8월에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루사’로 인해 강릉지역에서는 장현저수지(사진)와 동막저수지가 붕괴되어 하류지역의 주택 유실, 농경지 침수 및 매몰, 교량 붕괴, 제방 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인명피해 또한 많았다.

재해 및 재난이 상수도 시설에 미치는 영향은 상수도 시스템의 전반적인 시설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시설적인 측면에서의 재해뿐만 아니라 비구조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피해가 발생되고 있어, 향후 이에 대한 대비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지난 2002년에 발표한 『위급 및 재난상황에서의 먹는 물 공급과 하수도 설비의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지침(Emergencies and Disaster in Drinking Water Supply and Sewerage System: Guidelines for Effective Response)』에 따르면 지진, 화산폭발, 산사태,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 홍수, 가뭄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상수도 시설물의 피해양상과 함께 상수도 시스템에 미치는 피해의 정도를 분석했는데, 그 내용은 [표 1]과 같다.

WHO의 연구결과에서는 상수도 시설물에 미치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의 정도는 그 재해의 발생빈도와 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지진, 허리케인, 홍수 등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허리케인과 토네이도는 직접적인 피해를 많이 발생시키며 가뭄은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진적으로 피해도가 증대되는 재해임을 언급하고 있다.

국내 피해 사례

최근 급격한 도시화·산업화 및 범지구적인 이상기후 현상으로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는 점차 대형화·다양화 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른 사회기반시설로의 2차, 3차의 재난발생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부분에 미치는 피해영향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의 양상은 1970년대 이후 꾸준한 방재사업의 추진으로 인명피해는 감소했으나, 홍수피해의 급격한 증가와 산업화에 따라 1974년부터 연평균 재산피해액은 매 10년 단위로 3배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 또한 침수면적은 꾸준히 줄어든 반면, 침수단위면적당 피해액은 1970∼1980년대에 비해 약 7배 가량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는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과거와는 다른 형태인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피해의 발생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도시화에 따른 유출계수 등의 증가로 도시형 재해가 증가시킴으로써 그 피해규모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97년에서 2006년까지 10년 동안 발생한 재해로 인한 연도별 피해규모를 살펴보면 10년 평균 1조9천654억 원의 민간 및 공공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구축돼 온 재해대응 시스템의 효과로 인해 인명피해는 과거에 비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재해로 인한 피해는 민간부분보다는 상수도시설과 같은 사회기반시설의 손괴로 인한 공공부분의 피해가 연평균 1조3천918억 원으로서 약 70.1%에 해당할 만큼 높다. 이는 재해로 인한 피해가 일부 지점이 아닌 광범위한 면적에 걸쳐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국내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인한 상수도 시설물의 사고사례들은 대부분 태풍, 호우, 홍수 등 수해에 의한 것으로서 대표적인 사고사례를 통한 사고 발생 경위와 피해 영향 및 규모 등은 다음과 같다.

강릉 장현·동막저수지 붕괴

■ 2002년 태풍 ‘루사’ 
태풍 ‘루사’는 2002년 8월 23일 오전 9시경 괌섬 동북동쪽 약 1천800㎞ 해상에서 발생하여 8월 31일 오후 3시경 전남 고흥반도로 상륙할 때까지 줄곧 중심기압 950hPa의 강급 강도의 대형급 규모를 유지했다.

당시 남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27℃∼29℃를 보인 남해 먼 바다에서 지속적으로 수증기를 발생해 ‘루사’에 에너지를 보강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동서로 놓인 북태평양 고기압의 상층에서 부는 편서풍이 이례적으로 약해 태풍의 이동속도와 방향전환을 막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루사’는 한반도를 길게 관통하며, 강풍과 함께 하루 최고 강수량 870㎜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강원도 영동지방으로 저온 다습한 동풍이 지속적으로 불어 강릉 부근에 습윤대가 형성된 상태에서 지상 1.5㎞ 상공의 찬 공기와 태풍이 몰고 온 열대해상의 더운 공기가 강릉 상공에서 만나 집중적인 비를 뿌린 것으로 분석됐다.

태풍 ‘루사’는 한반도를 관통하는 동안 전국적으로 사상 초유의 피해를 입혔다. 특히 강원도 영동지역은 지역적인 영향으로 기상 관측 이래 하루 최대강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천이 범람하고 도심의 저지대가 침수됐으며, 제방·도로·교량 등이 유실되는 등 그 피해가 다른 지역보다 극심하게 나타났다.

특히 지방 2급 및 소하천 상류부 피해가 심했으며, 집중호우로 인한 외수 범람과 내수 배제 불량으로 도심지 저지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침수피해 및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많았다.

전국적인 피해 규모는 인명피해 321명(사망 209명, 실종 37명, 부상 75명), 이재민 2만1천318세대 6만3천85명, 주택침수 2만7천562곳, 농경지 유실 1만7천749ha로 총 5조1천479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강릉지역에서는 장현저수지와 동막저수지가 붕괴되어 하류지역의 주택 유실, 농경지 침수 및 매몰, 교량 붕괴, 제방 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인명피해 또한 많았다. 장현저수지는 제방 길이가 170m이고 높이가 15m인 농업용 저수지로 여수토의 설계홍수량 190m/초를 초과하는 313m/초 이상의 홍수량으로 인해 여수로 시설을 포함한 약 53m가 파괴됐다.

8월 31일 오전 10시 50분 경에는 홍수위를 넘어섰으며 11시 10분 경에는 여수로가 유실됐고, 밤 9시 10분 경에 완전 붕괴되어 약 200만㎥의 저수량이 약 1시간에 걸쳐 유출됐다. 이로 인해 하류 지역에 위치한 모산마을 13가구가 유실됐으며 저수지의 영향권에 있는 약 1.5㎞ 구간의 농경지가 침수되거나 매몰됐다.

동막저수지는 제방 길이가 320m, 높이가 25m, 유역면적이 1.86㎞인 저수지도 여수토의 설계홍수량 14m/초를 초과하는 67m/초 이상의 홍수량으로 인해 여수로 시설을 포함한 약 57m가 유실됐다. 동막저수지의 경우, 계획홍수위를 초과하는 수위상승과 저수지 붕괴에 따른 수위 급강하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는 제체 포락(붕괴)이 약 175m 정도로 발생했다. 또한 8월 31일 밤 8시 이후에 저수지가 완전히 붕괴함에 따라 하류 지역 주택 침수 및 붕괴, 농경지 침수, 하천 범람, 교량 파괴 등이 발생했다.

태풍 ‘루사’에 의해 발생된 폭우의 특징은 일부지역에 단시간 또는 하루에 걸쳐 많은 비가 내렸다는 데 있다. 특히, 충북 영동지역의 강우량은 8월 30일 오후 6시부터 9월 1일 오전 5시까지 평균 229.7㎜가 내렸으며, 추풍령면은 최대 하루 강우량이 305㎜를 기록했다.

특히 상촌면에는 최대 시간당 강우량이 8월 31일 오후 7시∼8시에 59㎜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폭우는 기점 내수 배제 시설의 설계빈도를 초과하는 재기빈도로 인해 침수피해, 하천수의 제방 월류, 하천 시설물 유실 및 붕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 산사태로 매몰된 인제군 고사취수장 지하 물저장소에서 흙과 돌을 상하수도사업소 직원들이 쉬지 않고 파내고 있다. 아래 사진은 매몰되었던 취수설비들.

전국서 상수도시설 피해 입어

■ 2003년 태풍 ‘매미’ 
2003년 9월 4일 괌 섬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은 느리게 발달하면서 북서쪽으로 나아가 9월 6일 오후 3시경 14호 태풍 ‘매미’가 됐다. 이렇게 열대성 저기압 발생 초기의 발달이 매우 느렸기 때문에 당초 기상청은 이 같은 느린 발달 경향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태풍은 일본 오키나와 부근 해상에 접근하던 9월 9일부터 급속히 발달하여 중심기압 95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60m/s(제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중 1959년 태풍 ‘사라’(951.5hPa) 이후 두 번째의 낮은 기압을 보였다.

특히 최대풍속은 1904년 이후 극값을 개량하는 수준에 달하는 등 최강급의 태풍으로 성장했다. 태풍 ‘매미’는 1904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강한 태풍으로 경남 사천부근 해안으로 상륙한 후, 대구광역시 및 경남 함안군, 경북 청송·울진군을 거쳐 동해상으로 진출한 후 소멸됐다.

‘매미’가 강한 세력으로 한반도에 상륙한 원인은 당시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았던 것과 비교적 빨랐던 태풍의 이동속도를 들 수 있다. 평년보다 온도가 2℃∼3℃ 높았던 해수면 온도는 태풍이 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됐으며, 다소 빨랐던 태풍의 이동속도는 태풍이 미처 쇠약해지기 전에 한반도에 도달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태풍의 상륙 지점에 가까웠던 전남 여수시, 경남 통영·마산시 등의 지역에서는 기록적으로 낮은 기압이 되어 그 중 통영시에서는 최저해면기압 954.0hPa를 기록했다. 이는 태풍에 의해 관측된 최저해면기압 중 두 번째로 높은 값이며, 범위를 상륙 태풍에 한정하면 역대 최고의 기록이다.

태풍 ‘매미’는 우리나라에서 7시간 정도 머물면서 전국적으로 사유시설 피해액 1조5천170억 원을 포함한 4조7천810억 원의 재산피해와 1만975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인명피해는 사망 119명, 실종 13명, 부상 366명에 이르렀다. 이재민은 총 4천89세대 1만975명으로서, 지역별로 경남 6천428명, 경북 1천346명, 부산 1천552명, 강원 922명, 전남 358명이었다.

침수피해는 주택 2만6천799동과 농경지 3만7천986ha에서 일어났으며, 주택은 경남도 1만1천67동, 강원도 3천474동, 부산광역시 2천966동, 대구광역시 943동, 경북도 2천93동이었다. 또한 농경지는 경남도 1만6천129ha, 경북도 9천281ha, 전남도 3천732ha, 강원도 8천844ha가 피해를 입었다. 재산피해는 총 4조7천810억 원으로 공공시설이 약 3조2천640억 원, 사유시설이 약 1조5천170억 원이었다.

공공시설의 피해현황은 도로 2천278개소와 교량 90개소, 하천 2천676개소와 소하천 3천685개소(수리시설 2만7천547개소), 사방시설 1천204개소(1천477ha)와 임도 397개소(360km) 등이 유실됐다. 사유시설은 건물 6천513동, 선박 5천833척, 비닐하우스 2천110ha가 파손되고, 농경지 5천67ha 등이 유실되거나 매몰됐다.

태풍 ‘매미’가 대구지역을 관통한 2003년 9월 12일 밤 11시경에는 대구시 시설안전관리사업소가 관리하는 8개 배수펌프장에서 총 68대 펌프를 가동시켜 초당 224.68㎥의 빗물을 퍼냈으나 시간당 36.5㎜가 쏟아진 호우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용량이었다. 소방차까지 긴급 동원돼 107만5천여㎥을 담을 수 있는 유수지에 임시방편으로 물을 옮겼으나 5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또 다시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월성동과 아현동 등 2곳에서 기계 과부하와 정전이 겹치면서 처리용량이 한계에 도달했고, 이는 곧바로 대명천과 달서천 범람으로 이어졌다. 이현배수펌프장이 작동을 멈추면서 서대구 공단에서도 50여 개 공장이 침수됐다.
 
인제 고사취수장 산사태로 매몰

■ 2006년 집중호우
2006년 7월 9일∼10일 태풍 ‘에위니아’가 미국 괌 남서쪽 약 1천1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중심기압 985hPa, 최대풍속이 초당 31m의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경남 및 전남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국지성 호우가 내렸다.

이 기간 동안 경남지역의 경우 남해군 401㎜, 거제도 373.5㎜, 산청군 366㎜, 진주시 306.5㎜의 폭우가 쏟아졌고, 전남지역에서는 여수시 296㎜, 고흥군 276㎜의 비가 내렸다. 태풍의 영향으로 여수시, 보성군 등 해안지역과 경남 김해·진주시 등 대하천 하류 지역 내수 배제불량에 따른 시가지 침수가 주로 발생했고, 산청·합천군 등 산간지역에도 300㎜ 이상의 집중호우로 공공시설 피해가 나타났으나 과거 태풍 ‘매미’, ‘루사’ 발생 후 개량복구를 한 덕분에 피해는 비교적 경미했다.

또 7월 11일에는 북한에 머물던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을 오르내리는 가운데 중국에 상륙한 태풍 ‘빌리스’의 영향으로 수증기가 대량으로 발생했다. 이에 따라 산악지인 강원도 인제·평창·양양·횡성·홍천군 등에서는 500∼900㎜의 많은 비를 내려 많은 피해를 입었다.

 또 장마전선이 경기 남부지방까지 내려가면서 경기 안성시와 여주군, 충북 진천·음성·단양군 등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7월 11일∼13일 기간에는 서울, 경기, 강원북부지역에 집중호우가 발생했으며 7월 14일∼20일에는 경기북부, 강원 영서지역에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7월 11일∼20일 기간 동안 횡성군 921㎜, 평창군 870㎜, 홍천군 851㎜, 동해시 729㎜, 정선군 716㎜, 인제군 679㎜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7월 25일∼29일에는 또다시 경기 안성시, 충북 단양군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해 제천시 359㎜, 음성군 383㎜, 수원시 337.5㎜, 양평군 286㎜, 충주시 228.5㎜의 비가 내렸다.

7월 11월∼29일 기간은 장기적인 강우로 지반이 물을 많이 머금은 상태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해 산사태가 많이 발생했고, 강원 영월·충북 단양·경기 여주군 등 남한강 유역에 홍수가 범람해 침수피해가 가중됐다.

특히 강원 산간계곡은 집중호우로 산사태에 의한 토석류가 발생해 산간오지마을 유실·매몰 등으로 피해가 집중됐다. 또한 유출된 토석류가 하천을 메우고 수목 등이 교량에 걸리면서 하천범람 및 제방붕괴로 이어져 하천변에서 유출된 토석류와 산사태 등으로 국도·지방도 등 도로붕괴와 매몰피해가 극심했고, 평창군의 경우 농경지 객토가 하천으로 유입, 홍수범람으로 피해가 가중됐다.

2006년 7월 한달 동안 내린 집중호우로 1천87세대 2천97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49명 사망 및 13명이 실종됐고, 5명이 부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 피해액은 1조8천344억 원으로 이 중 공공시설이 89.1%(1조6천342억 원)이며 농경지가 7.7%(1천410억 원) 사유시설 1.9%(349억 원), 건물 1.3%(238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재해에 의한 상수도 시설물 피해는 2006년 7월 17일∼18일 강원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제군 내린천변에 자리잡은 고사취수장이 산사태로 벽과 기계설비가 모두 쓸려 내려가는 피해를 입었다. 상수도 시설물의 피해는 공공시설물의 피해액의 2% 수준인 325억 원(336개소)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공공시설의 다른 항목이 항만이나 어항, 학교, 철도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나리’땐 제주 정수처리시설 침수

■ 2007년 태풍 '나리'

‘나리(NARI)’ 2007년 9월 16일 태풍 ‘나리(NARI)’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섬 전체가 물에 잠기다시피 해, 사상 최악의 태풍 피해를 냈다. 최고 500㎜ 이상의 폭우와 최대 초속 50m를 넘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 ‘나리’는 제주 곳곳을 할퀴고 지나갔다. 이날 1923년 기상 관측 이래 하루 최고 강우량을 기록한 제주시(420㎜)를 비롯해 한라산 성판악(556㎜), 송당(323㎜), 서귀포시(265.5㎜), 성산(177㎜), 고산(113.5㎜) 등 제주 전역이 물바가지를 뒤집어썼다.

   
   
▲ 2007년 9월 16일 태풍 ‘나리’제주지역을 강타하면서 많은 비가 내려 물에 잠긴 정수처리시설이 물에 잠겨 있다.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대 강모(54) 교수가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 교수 아파트 입구에서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등 13명이 물에 빠지거나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또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택과 농경지, 도로가 물에 잠겼고,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제주지역 곳곳이 마비됐다. 제주시 애월읍과 한림읍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100여 채가 침수됐고, 상가 80여 곳도 물에 잠겼다.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 100여 대가 급류에 휩쓸렸고, 시내버스와 택시 운행이 16일 오후 1시부터 5시간 정도 중단됐다. 제주시 화북동과 조천읍 함덕리 등 35개 지역에 전기 공급이 끊겨 17만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태풍 ‘나리’로 인한 제주 지역의 피해액은 도로와 학교 등 공공시설 974억6천200만 원, 주택파손 등 사유시설 352억5천만 원 등 1천500억 원에 이르렀다.


 해외 피해 사례

지구촌에서 일어난 자연재해 및 재난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 100년 전보다 약 40배 증가했으며, 그 증가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1970년대 96건이었던 연평균 재난발생 수는 1980년대 190건, 1990년대 272건, 2000년대에는 464건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 2005년 8월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카트리나’ 태풍의 눈. ‘카트리나’는 최고 시속 28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초대형 급으로 플로리다주, 루이지애나주, 알라바마주, 조지아주 등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

자연재해에는 태풍, 홍수, 가뭄 등의 기상 재난과 지진, 화산, 쓰나미와 같은 지질 재난이 있으며 이 같은 자연재해의 발생 증가는 많은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 자연재해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살펴보면 1950년대에는 매년 30억 달러(약 3조9천억 원)이었으나, 1990년대에는 매년 400억 달러(약 52조 원)로 증가했는데 이 금액 중 96억 달러(약 12조4천800억 원)가 사회기반시설 파괴로 인한 비용이었다.

매년 『기상재해에 대한 피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뮌헨리사는 “현재와 같은 기상이변이 지속된다면 21세기에는 사회기반시설의 파괴로 인한 피해액이 매년 250억 달러(약 32조5천억 원), 총 피해액은 1천 억 달러(약 130조 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1993년 중서부 지역의 홍수로 상수도 시설물과 관련해 150억 달러 이상의 손해를 입었으며, 미주리주·캔자스주·일리노이주와 아이오와주에 250개의 정수장의 물이 오염됐다.

‘카트리나’, 미국 상수도시설 파괴

■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카트리나’는 2005년 8월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최고 시속 28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최저중심기압 측면에서 북대서양에 발생한 허리케인 중 4위에 해당하는 규모를 지녔다. 8월 23일 남동쪽 바하만 해상에서 발생한 강한 열대성 저기압은 다음날인 24일 허리케인으로 발전했으며, 26일 미시시피와 루이지애나주 방향으로 이동하며 3등급의 허리케인이 됐다.

8월 28일에는 그 세력이 더욱 커져 4등급으로 상승했으며 한때 풍속이 시간당 281㎞를 기록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5등급이 되기도 했다. 29일에는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해 미시시피강 연안과 알라바마주를 강타했으며, 그 뒤 5대호까지 북상해 캐나다 퀘백주에 12시간 동안 50∼170㎜의 강우를 내린 후 소멸했다.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알라바마 전 해안에 걸쳐 5∼9m의 폭풍해일이 일어났으며, 미시시피주 빌럭시에서는 역대 최고 높이인 10m 규모의 해일이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토네이도가 미시시피주(11개), 알라바마주(4개), 조지아주(15개), 버지니아주 (1개), 벤실베니아주(5개) 등에서 총 36개가 발생했다.

‘카트리나’의 피해현황을 간략히 정리해보면 플로리다주, 루이지애나주, 알라바마주, 조지아주 등 약 23만5천500㎢ 규모의 지역에서 천 여명의 사망자와 2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지』는 ‘카트리나’로 인한 피해는‘911 테러’의 10배 규모인 2천억 달러(약 260조 원) 정도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발표했다.

주요 기반시설의 피해로 약 800개의 유인 오일·가스 플랫폼과 수천의 무인 오일·가스 플랫폼이 손실됐으며, 1만4㎞(미 동부와 걸프지역 연결)의 관이 손실돼 미국전체 대비 원유 생산 28.5%, 정유 능력 47.4%, 천연가스 19.2%가 피해를 입었다. 또한, 뉴올리언스주를 포함해 많은 지역의 상수도 기반시설에도 피해가 있었다.

EPA(미국환경보호국) 추정에 따르면 1천220개 이상의 상수도공급 시스템이 피해를 입었으며, ‘카트리나’가 소멸한지 2주가 지난 후에도 상수도 시설물의 30%만이 재 가동돼 지역주민에게 충분히 물을 공급할 수 없었다.

AWWA(미국수도협회)는 이러한 상수도 기반시설들의 보수·수리 및 재설치 비용으로 대다수의 지하수를 이용하는 1만 여명 이하의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885개 시스템을 위한 6억5천만 달러와 1만여 명 이상의 주민들을 위한 47개 시스템의 16억 달러를 합산해 22억5천만 달러(약 2조9천250억 원)의 비용이 들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엔진과 펌프 세척 및 건조, 침수된 전기시설 수리 및 성능시험, 상수도 관로와 플랜트에 있을 수 있는 독성화학물질 및 위해 박테리아 검사, 수압 복구, 상수도 관로에 대한 물세척 실시와 같은 조치를 수행했다.

■ 2003년 허리케인 ‘이사벨’
허리케인‘이사벨’은 베르데 섬에서 서쪽으로 약 1천㎞ 떨어진 곳에서 지난 2003년 9월 6일 발생해 미국 동부 하계 표준시로 9월 7일 오전 11시경 허리케인으로 발전했다. ‘이사벨’은 급속히 성장해 8일 오전에는 2∼3등급에서 오후 11시경에 4등급 규모의 허리케인으로 급변했으며, 11일 오후 5시경 5등급의 규모로 천천히 서쪽으로 이동해 노스리워드섬의 북동쪽으로 800㎞ 근처에 위치했다.

그러나 ‘이사벨’은 2003년 9월 18일 13시경 노스캐롤라이나 카터렛 부근에 상륙해, 그날 오후 5시경 로어노크시 래피즈로 통과했다. ‘이사벨’은 같은 날 10여m의 파도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에 상륙 이후, 시속 24㎞의 속도로 버지니아 주를 거쳐 워싱턴을 향해 북상했으며 이후 2003년 9월 19일 오전 5시경 버지니아 서쪽을 빠르게 지나, 밤 11시경에는 허리케인으로서 기능을 상실하고 피츠버그를 통과해 캐나다 지역으로 빠져나갔다.

허리케인 ‘이사벨’은 열대성 폭풍우로 세력이 약화됐지만 비바람을 동반하며 버지니아를 강타, 수십명의 사상자와 홍수·정전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특히 허리케인 ‘이사벨’에 따른 정전피해만으로도 25억 달러(3조2천500억 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이사벨’이 2003년 9월18일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버지니아주 해안에 상륙한 이후 인명피해로 36명이 숨지고 600만 명이 정전 피해를 입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주별로는 버지니아주에서 가장 많은 19명이 숨졌고 매릴랜드주에서는 7명이 숨졌으며,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3명, 뉴저지주에서 2명, 로드아일랜드주와 뉴욕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각각 1명씩 허리케인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버지니아주 일대에는 정전피해와 주택침수가 예상보다 심해 정전복구는 물론, 급수마저 공급되지 않아 일부 주민들이 숙박과 취사에 곤란하게 돼 생활에 커다란 불편을 겪었다. 

 급수관 손상 식수공급 장기간 중단

■ 2004년 쓰나미(지진 해일)
지난 2004년 12월 26일 아침 진도 9.0의 강진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쪽의 서부해안에서 발생하고 쓰나미가 발생하여 스리랑카 지역을 덮쳤으며, 이로 인해 3만1천 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났고 9만9천 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됐다. 재해 이전, 스리랑카는 도시인구의 35%, 지방인구의 약 7%가 상수도를 공급하고 그 외 대다수의 사람들은 천장호로부터 물을 구했다.

그러나 쓰나미가 발생한 후, 영향을 받은 지역의 상수도 네트워크 중 80%, 정수장과 펌프시설의 65%가 파손돼 매우 심각한 타격을 받았으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던 천장호는 바닷물로 인해 해수화됐다. 이와 같은 피해는 반다아체시의 경우 지형적으로 지대가 낮아 다른 지방에 비해 더욱 컸다. 공공 상수도시설에 의한 공급 비율은 재해가 일어나기 전에 해당지역 총인구의 75%에 달했으나, 지진과 쓰나미에 의해 25% 이하로 하락했다.

   
▲ 2004년 12월 26일 아침 진도 9.0의 강진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쪽의 서부해안에서 발생하고 쓰나미가 발생하여 스리랑카 지역을 덮쳤으며, 이로 인해 4만 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났고 10만여 채의 주택 및 많은 상수도 시설물이 파괴됐다.

2천㎥에 달하는 고가탱크(elevated tank)는 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에 기능을 멈췄으나 지진에 의한 휨응력도(bending stress)로 심하게 손상을 받았다. 그레이트 모스크 부근에서 아체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옆의 관은 쓰나미에 의해 쓸려 내려갔으며 급수관망 역시 많은 부분에서 손상됐다. 이로 인해 식수가 중단돼 반다아체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 

태풍·폭우 잦아 상수도 피해 많아

■ 1998년 일본 나타가와강 홍수피해
1998년 8월 26일∼31일 사이의 강우로 인해 나카가와강 유역에 홍수가 발생했다. 하루 최대 528㎜, 5일간 총 1천254㎜가 내려 강우로 인한 홍수는 나스마치와 구로이소시, 구로바네마치, 이바라기현에 걸쳐 304억4천534만6천 엔(약 3천958억 원) 피해를 입혔으며, 이중 상수도 관련 총 피해액은 전체피해액의 1.2%인 3억8천782만5천 엔(약 50억4천166만 원)이었다.

피해지역별로 살펴보면 나스마치에서는 총 피해액 157억1천180만2천 엔(약 2천42억5천340만 원) 중, 상수도시설 94군데에 2억8천만 엔(약 36억4천만 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이바라기현에서는 총 피해액 38억8천800만 엔(약 505억4천400만 원) 중 공업용수도, 상수도의 피해액이 800만 엔(1천40만 원)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구로이소시와 구로바네마치에서는 각각 1천429만 엔(약 1억8천577만 원), 8천553만5천 엔(11억1천193만 원)의 상수도 관련 피해를 입었으며 총 피해액은 85억4천649만6천 엔(1천111억 원), 38억8천800만 엔(505억4천4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태풍, 폭우로 인한 상수도 시설물의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05년 9월 5일 발생한 태풍으로 미야자키시는 연간 강우량 3분의 1 정도의 비가 내렸다. 1982년에 홍수 방지벽을 설치했지만, 이 비의 영향으로 불어난 물은 방지벽을 넘어 미야자키 시내 정수장에 침투해 50일간 운영을 멈추게 했다. 전기장치, 1층의 운영본부, 전송 펌프, 급속 모래 여과장치 등이 완전 침수됐고, 그 기능을 잃게 됐다.

정수장은 홍수피해 50일 후에 실질적인 1단계 복구가 완료됐으며, 해를 넘겨 190일이 지난 후인 3월 20일에서야 완전 복구가 이뤄졌다. 총 복구비용은 총 996만4천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이 소요됐으며, 홍수피해로 인해 기존에 설치됐던 홍수 방지벽보다 2.7m 더 높은 새로운 방지벽이 설치됐다.

하루 10만9천100㎥의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는 가고시마시 정수장은 1965년 8월 5일 태풍에 의해 강한 비가 내렸고, 이 비의 영향으로 인근 강이 월류, 발생한 흙탕물이 정수장으로 들어와 전동펌프와 전기분배 패널이 침수됐으며, 정수지에는 흙탕물이 들어가 정수기능을 잃어버리게 됐다. 이로 인해 약 5천 세대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1970년 6월 24일∼7월 8일 사이에도 많은 비가 내렸는데, 이 비의 영향으로 약 10만 세대의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또 1993년에는 2시간 동안 무려 183㎜의 폭우가 내리는 등 하루동안 내린 총 강수량은 260㎜에 달했다.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3개의 강이 월류했으며, 46명의 인명피해와 2개 정수장 및 기타 기반시설들이 피해를 입었다.

다음호에서는 ‘가뭄 및 지진으로 인한 상수도 시설 국내외 피해사례’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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