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일 환/ 농림수산식품부 농업기반과장

           안정적인 농업·농촌용수 공급           
재해 강한 수리시설 구축 주력
아직도 수리안전답 45.6% 불과…작은 가뭄에도 물 부족 발생

 

치수·이수는 국가적 우선 과제

   
▲ 김일환 농림수산식품부 농업기반과장
아시아 몬순지역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벼농사 중심의 농경이 발달했으며, 오랜 물 관리 역사를 가지고 있다. 수해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치수와 인간생활을 보다 윤택하기 위한 이수는 중요한 국가적 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농업용수는 예로부터 농업생산을 위한 관개용수의 역할을 담당했으나 최근에는 사회 여건 변화에 따라 농촌 하천 유지용수 뿐만 아니라 농촌지역의 환경용수, 경관용수, 생태용수 등으로 확대돼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농업용수의 이용량은 우리나라 총 수자원 이용량 337억 톤 중 약 47%에 해당하는 160억 톤으로 사용가능한 물 이용량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농촌 수자원의 주요 공급 대상인 논은 이제까지의 식량 생산기지로서 뿐만 아니라, 환경과 생태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대기온도 저감, 수질오염 정화, 홍수조절과 토양침식과 토사유출을 방지하는 국토보전의 다원적 기능을 가지고 있어 농촌수자원의 친환경적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농업용수를 개발하기 위해 저수지, 양수장, 용·배수로를 설치하거나 기존 수원공을 보강하는 등 농업용수를 확보·공급하는 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또한 경지정리, 배수개선, 밭기반 정비, 수리시설 개·보수 등을 비롯해 이들을 종합 실시하는 대단위 농업종합개발 사업이 이뤄져 왔다.

   
▲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수리시설물은 총 6만8천523개소로 이중 저수지가 1만7천649개소로 저수지 의존도가 높다. 사진은 강화군 내가면 고려저수지 전경.

수리시설물 57%가 30년 이상 경과

농업용수는 소비구조가 복잡하고 국토 보존 등 다원적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이용량을 산정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기상, 토양, 작물 종류, 생육기간이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또 수리시설물 현황을 보면 저수지 의존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수리시설물은 전국 총 6만8천523개소로 수가 많으나 소규모 형태로 전국에 산재해 있어 유지관리에 애로사항이 따른다. 전체 수리시설물 중 저수지가 1만7천649개소, 양수장 6천359개소, 보 1만8천88개소, 관정 2만2천718개소, 집수암거 2천801개소로 구성돼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농업용수 수요량은 우리나라 전체 물 수요량 337억 톤의 47.5%인 160억 톤을 차지하며, 농업용수 시설물에서 공급되는 양은 약 102억 톤으로 추정된다. 지표수와 지하수가 보유하고 있는 수원이 각각 92억 톤, 10억 톤에 달하며 이를 필요로 하는 양은 논 97억 톤, 밭 4억 톤, 축산 1억 톤 등이다. 수리시설물에서 공급되는 물의 양은 저수지 47억 톤, 담수호 21억 톤, 양수장 15억 톤, 취입보에서 8억 톤 등을 공급한다.

   
▲ 한국농어촌공사 관리 저수량 50만 톤 이상 저수지 845개소 중 자동수위계가 설치된 시설은 208개소(24.6%)에 불과해 설치 후에도 유지관리가 미흡하다.
우리나라 농업용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리안전답이 45.6%에 불과해 작은 가뭄에도 물부족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수리안전답이란 가뭄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저수지, 양배수장, 보, 집수암거, 관정 등의 수리시설을 이용함으로써 인위적인 관개가 가능한 논을 말한다.

시설물을 통한 용수혜택을 받지 못하는 논도 총 면적 106만9천ha 중 221천ha(20.7%)에 달한다. 또 저수지 1만5천617개소의 저수용량이 10만 톤 미만으로 작은 가뭄에도 용수부족이 발생하는 등 안전한 용수공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있는 수리시설물은 대다수가 노후되어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전체 수리시설물의 57.2%가 설치된 지 30년 이상 경과됐고, 특히 저수지, 방조제 등은 거의 노후화 됐다시피 해 대형 재해에 노출돼 있다. 총 저수지 7만114개소 중 64.1%(1만1천317개소), 방조제 1천591개소 중 61.8%(983)가 50년 이상까지 경과된 상태이다.

   
▲ 우리나라 저수지 중 1만5천617개소는 저수용량이 10만 톤 미만으로 작은 가뭄에도 용수부족이 발생하는 등 안전한 용수공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금수강촌 프로젝트’ 추진

1990년대부터 농업용수의 개념이 도입돼 생활, 공업, 수산, 환경용수 등의 공급을 위한 제도가 각각 정비돼 왔다. 농업용수의 경우, 개발에 대한 수요는 많으나 예산은 점차 축소되는 추세이다.

2003년 예산 3천899억 원에 비해 2008년 2천억 원으로 최근 5년간 23% 가량 줄었다. 또한 한국농어촌공사 관리 저수량 50만 톤 이상 저수지 845개소 중 자동수위계가 설치된 시설은 208개소(24.6%)에 불과해 설치 후에도 유지관리가 미흡하다.

지난해 12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서 홍수, 가뭄 등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물문제를 해결하고자 국토해양부에서는 제방단면 확대, 중·소규모댐, 준설, 보 설치를 추진키로 했고,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농업용 저수지 개량, 영산강 배수갑문 확장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계해 4대강 물길 따라 흐르는 농촌희망‘금수강촌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농촌 활력 증진의 기회로 활용하게 된다. 또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계, 농업기반시설을 정비하면서 저수지 증고 등을 통해 홍수 및 가뭄을 예방하고, 하천 수질개선을 위한 환경용수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저수지 증고(96개소) △저수지 수변개발(30개소) △소수력발전 설치(40개소) △저수지 어도 설치(4개소) △자연형 하천정비(30개소) △양배수장 리모델링(220개소)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또 국민의 여가 수요를 수용하는 지역명소화를 추진, 지역개발 및 농촌관광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농업기반 시설물 관리기술 개발

그러나 최근 10여 년간 환경보전 등의 비판적 시각으로 인해 신규 수리시설 개발과 기존 수리시설의 개·보수에 관한 사업은 상대적으로 미진한 상태였다. 이번 가뭄과 같은 농촌지역 물부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첫째,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한 물관리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따라서 중·소규모 용수 및 지표수 개발사업과 4대강 주변 농업용 저수지 보강을 통해 용수를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둘째, 재해에 강한 수리시설을 구축하고 수리시설의 노후화에 따른 물 손실량을 저감하도록 개보수 노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농업과 농촌주민의 물 이용 서비스를 제고해 풍요로운 농촌을 실현하고 농업용 저수지, 양배수장 등 농업기반시설물의 과학적인 관리기술 개발과 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인 농촌 수자원 관리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농촌, 농업 근대화의 기반으로서 농업용수는 그 역할을 했으며 다가오는 미래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근간이 되는 농촌에서의 안전과 풍요로움을 책임지는 농업의 수자원이 되도록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지속적인 지원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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