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안전한 상수원은
    반드시 하천 상류에 위치해야

금강·영산강 수계, 한강·낙동강 수계보다 ‘우수상수원’ 많아

수도권의 주요 상수원은 팔당호와 팔당댐과 잠실수중보 사이의 잠실수역이다. 팔당호는 사실상 호소형 하천이므로 2천400만 수도권 주민은 하천표류수를 상수원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팔당호와 잠실수역의 상류에는 생활하수, 축산폐수, 공장폐수 등 많은 점오염원과 농경지, 공장, 도로, 축사 등 많은 비점오염원이 있어 팔당호와 잠실수역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팔당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팔당호 상류의 추가적인 개발행위를 금지함은 물론 기존의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의 일부를 이전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팔당호 상류의 개발문제를 둘러싼 상·하류 주민 간, 지방자치단체 간, 그리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고 정수처리와 하·폐수처리의 고도화, 물 이용부담금의 증가 등 기술적인 문제와 경제적인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인공화학물질 사용의 증가로 환경호르몬 등 미량유해물질과 유류오염사고 등에 의한 수질오염의 위험성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류 위치 상수원 수질오염 높아

하천에는 하류로 내려갈수록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상수원수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할 정도로 지하 또는 지표에 있는 많은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 하천을 흐르는 물은 유출수(surface run-off)와 기본류(base flow)로 구성되는데, 하천 하류의 지표유출수는 강우 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인위적 또는 자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수질오염물질을 하천에 유입시키는 작용을 한다.

기본류는 일시 지하수로 흐르는 동안 지하의 수용성 광물질을 용해하여 함유할 수 있다. 자연에 의한 물의 방사능물질 오염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하천 하류에는 평야와 도시가 발달함으로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수질오염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이유로 깨끗하고 안전한 상수원은 지리적으로 반드시 하천의 상류에 입지해야 한다.

하천 상류의 물이 깨끗하고 안전하기는 하지만 수량이 적다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하천의 상류로 올라갈수록 지형적으로 경사가 심하고 대수층(aquifer)의 발달이 빈약하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상수원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우 시 대수층의 역할을 대신하여 물을 담아 둘 수 있는 저수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같이 상수원의 상류입지(upstream siting)와 저수시설의 확보는 깨끗하고 안전하며 충분한 수량을 가진 ‘우수상수원’ 확보의 2대 요건이다.

대청·용담·주암댐, ‘우수상수원’

■ 우리나라 우수상수원의 예  우리나라의 수문체제는 크게 한강, 낙동강, 금강 및 영산·섬진강의 4대강 유역으로 구성되고, 수자원의 양은 같은 순서로 그 크기가 작아진다. 그러나 금강과 영산·섬진강 수계가 한강 및 낙동강 수계보다 훨씬 우수한 상수원을 가지고 있다.

금강 상류의 대청호는 대전, 청주 등의 충청권과 전주·군산·익산시를 포함한 전북권 지역의 주민에게 연간 13억 톤의 깨끗하고 안전한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며, 용담댐은 전주권 및 서해안 개발지역에 필요한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것으로 연간 4억 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류호소이다.

영산·섬진강 상류의 주암댐은 광주광역시와 여수·순천·광양시 등 호남 일원의 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건설된 것으로 광주광역시 및 목포시 일원에 하루 64만 톤, 순천·여수·광양시 및 여천공단 일원에 하루 67만 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우수상수원이다.

탐진강 수계의 중류부에 있는 장흥댐은 그 상류가 하천 연변을 따라 약간의 농경지가 있을 뿐 지역의 대부분이 삼림으로 덮여 있는 호소로 목포시와 장흥·강진·해남·완도·진도· 영암·신안·무안군 등 1개 시와 8개 군, 8개 읍, 29개 면에 연간 7천300만 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우수상수원이다.

국립공원 변산반도 내 직소천 상류에 저수용량 4천150만 톤 규모의 부안댐은 전라북도 부안·고창군을 비롯한 인근 서해안 지역에 연간 3천510만 톤의 생활용수, 공업용수 및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우수상수원이다.

또 보령댐은 웅천천 상류에 위치한 호소로서 충청남도 서북부 보령·서산시와 서천·예산·홍성·태안·당진군을 비롯한 인근 서해안 지역에 생활, 공업 및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우수상수원이다.

대곡천 상류에 위치한 사연댐과 대곡댐은 울산지역에 연간 6천600만 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우수상수원이고, 둔기천 상류에 위치한 대암댐은 울산지역에 연간 1천825만 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우수상수원이다.

해외도 상류 위치 ‘우수상수원’ 많아

■ 외국 우수상수원의 예   미국 뉴욕시 일원 900만 명의 주민에게 연간 19억 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캐츠킬/델라웨어(Catskill/Delaware) 상수원 호소체제와 크로톤(Croton) 상수원 호소체제는 허드슨강 상류에 위치하고 있다.

케츠킬/델라웨어 상수원호소체제의 유역면적은 4천96㎢이다. 캐츠킬/델라웨어 상수원 호소체제에서 도수된 물은 힐뷰(Hillview) 조정지에서 1차 침전된 후 켄시코(Kensico) 조정지에서 2차 침전을 거친 후 바로 뉴욕시 상수도에 연결되어 수돗물 수요자에게 공급된다. 캐츠킬/델라웨어 상수원 호소체제의 수질이 매우 좋기 때문에 이와 같은 단순 침전과정을 거쳐 바로 가정으로 공급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상수원수를 여과 등 정수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침전과정을 거치는 것만을 조건으로 상수원 공급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뉴욕시는 미국 환경청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여과불요결정(Filtration Avoidance Determination, FAD)’이라는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

호주 시드니시 주민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버라고랑호는 와라감바댐(Waragamba Dam)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네피안강(Nepean river) 상류에 위치한 우수상수원이다. 최대 저수량은 약 20억 톤이다. 버라고랑호는 시드니시 물 공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담수지역의 면적은 9천㎢이고 5만KWH 용량의 수력 발전소가 설치되어 있다. 1960년 댐이 완성되었고 하루 263만 톤의 상수원수가 27km의 도수로를 통해 시드니시 정수장으로 공급된다.

독일 베를린시의 상수원으로 베를린시를 관통하는 슈프레강 상류에 산재한 호소들에 의해 생성된 지하수 등이 44%를 차지하고 강변여과수가 56%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상수원으로부터 베를린시 330만 명의 주민에게 하루 60만 톤의 상수원수가 공급되고 있다. 상수원수의 수질이 상당히 양호하기 때문에 급속여과처리 공정만을 거친 상수원수가 바로 가정에 수돗물로 공급된다.

일본 도쿄의 상수원은 전반적으로 보면 우수상수원이 아니다. 도쿄의 상수원은 1898년 에도시대부터 도쿄 서부 다마가와강의 물을 상수원수로 사용해 왔다. 그 후 인구증가로 다마가와강의 수질이 악화되고 수량도 부족해지자 식수전용댐이 건설되기 시작했다.

그 중 유명한 것이 도쿄 서북쪽 구모도리야마(2천17m) 산록의 다마가와 상류에 있는 오쿠다마호로 총저수량은 1억8천540만 톤이다. 그리고 도쿄 인구의 증가세가 계속되면서 오쿠다마호의 물만으로는 도쿄의 상수원수 공급을 할 수 없게 되자 도쿄도는 토네가와강, 아라가와강 등의 상류지역으로 상수원을 확장했다.

현재 도쿄의 가장 큰 상수원은 군마현과 사이타마현을 지나 지바현 북부를 통해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토네가와 강물로서 이 강에는 7개의 댐과 1개의 저수지가 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