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광역상수도 관로연장 중 12%, 30년 이상 경과”

한정적 예산으로 노후관 효율적 정비·교체 위해 로봇내시경 기술 필요
탑전자산업㈜, ‘고압 상수도관 내부 탐사용 수중드론 로봇내시경’ 실증화 성공

부단수 로봇내시경 기술을 이용한 노후상수관 기술진단 및 유지관리의 새로운 방향

  세계최초 ‘고압 상수도관 내부 탐사용 수중드론 로봇내시경’ 개발 

고 세 진 탑전자산업㈜ 상무이사
고 세 진 탑전자산업㈜ 상무이사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 기업인 탑전자산업㈜는 세계 최초로 수중드론 로봇을 이용한 상수도관 내부 탐사로봇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탑전자산업㈜은 1984년도 창립된 이래 국내 최초로 하수관로 분야에 하수관로 CCTV(로봇내시경)를 개발, 공급하면서 카메라를 이용한 관로검사 분야에서는 업계에 잘 알려진 기업이다.

2010년경 국내 상수관에 대해서도 부단수 카메라 내시경 조사 분야가 시작되었는데 이 당시 일본 제품기술이 주로 보급되던 것을 최초로 국산화한 기업도 탑전자산업㈜이다. 그런데 사실상 부단수 상수관 내시경 분야는 이후로 10여 년간 상수도 기술진단 분야에서 크게 각광을 받지 못하고 표류 중에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이번에 개발된 로봇내시경 기술은 어떤 유의미적 좌표를 제시하고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기업인 탑전자산업㈜이 세계 최초로 ‘수중 드론 로봇을 이용 한 상수도관 내부 탐사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상수관 로봇내시경과 부단수 삽입 챔버.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기업인 탑전자산업㈜이 세계 최초로 ‘수중 드론 로봇을 이용 한 상수도관 내부 탐사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상수관 로봇내시경과 부단수 삽입 챔버.

1. 상수관 노후관로 현황 

환경부 상하수도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지방, 광역상수도는 연장 20만7천381㎞ 중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관이 2만3천887㎞에 이른다.

상하수도 통계를 토대로 추정해 봤을 때, 국내에서 30년 이상된 노후 상수관로는 전체 관로 연장의 약 12%에 이르며, 이는 관로 연장의 12%가 노후도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범주에 편입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노후관로는 제한된 예산 범위 내에서 계획적으로 교체 및 비굴찰 갱생 또는 세척관리를 해야 하는데, 사실상 그러한 노후관에 대한 개선 방향을 의사 결정함에 있어서 정확한 사전 노후도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본 기술의 출발점이다. 

2. 부단수 내시경 기술의 실효성 문제제기 및 노후관 육안검사 기술 부재 

각 광역시와 지방상수도 관리 주체는 「수도법」 제74조 일반기술진단법에 의해 정기적으로 노후관에 대한 관로 진단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는데 실시 중인 현행 노후관 기술진단 세목에는 상수관 내부의 실제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육안 검사(비디오), 모니터링 검사에 대한 내용이 턱없이 부족하다.

일례로 현재 전국적으로 유수율제고 사업이나 노후관 기술진단 사업 용역의 실시 내용들을 살펴보면 관거의 경과 연수에 따른 검사범위 구간 중 일부를 시편 채취하여 도장재 박리 및 관체의 화학적 변화에 대한 측정, 스케일 추적 등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부단수 내시경 검사의 경우 수십〜수백㎞ 전체 기술진단 관거 연장 중 형식적으로 10여 군데 내외 지점을 들여다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된 이유는 현존 기술로는 배수관을 비롯하여 송수관, 도수관에 이르기까지 부단수 압력관 상태에서 관로 내부를 내시경 육안 촬영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즉,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현존하는 일반적인 상용 부단수 내시경 기술은 80〜200㎜ 소구경 관로 내부에 복강경 수술하듯이 부단수 새들이나 활정자를 이용하여 단단한 케이블 카메라를 밀어 넣은 수준인데 이 기술은 그 조사 가능 연장이 30m 이내이며, 카메라 촬영 성능도 200㎜ 이상 관경부터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거나 바닥부에 깔려서 추진되므로 관 상부 및 전체 검사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중론 하에 형식적으로 기술진단 항목에 하나 마나 한 검사항목처럼 배정되어 있다.

특히 500㎜이상 1천200㎜까지 중대구경 관거로 분류되는 송수관 및 도수관은 30〜40년 이상 경과돼 노후된 지점이 상당함에도 앞서 기술한 소형 내시경으로는 조명이나 카메라 시야가 턱없이 부족해 무용한 실정이다. 예외적으로 북미에서 수입된 낙하산 추진식 기술이 존재하나 이 또한 압력 상수관 내부 물의 유속에 의존하여 추진하는 기술의 특성상 대구경관로 대부분이 유속이 빠르지 않은 국내 실정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버터플라이밸브나 관내 장애물로 인해 실질적인 운용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까지는 노후도 진단이 시급한 노후관로들에 대해 실질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필수적인 육안검사의 과정이 기술부재의 원인으로 전면 배제되고 극히 극소연장에 대한 시편 수집과 수질 분석 등에 의존하여 노후도 검사를 완료하여, 그 결과물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토대로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신관교체 및 비굴착라이닝 공사 그리고 세척 공사 등에 대한 대상 구간을 선정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선정되는 구간들의 상당 구간은 막상 굴착 후 교체물로 적출되어 살펴보면 40년 이상의 노후관임에도 실제 관 상태는 교체 또는 라이닝이 불필요한 비교적 양호한 상태가 많은 편이다. 즉, 실질적 유지관리 예산의 손실이나 교통 및 민원 대응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손실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사진 1] 고액의 교체 및 라이닝 대상 구간에 대한 촬영결과, 교체가 불필요한 40년 경과(1982년 매설) 800㎜ 관경 복합도장강관 모습.
[사진 1] 고액의 교체 및 라이닝 대상 구간에 대한 촬영결과, 교체가 불필요한 40년 경과(1982년 매설) 800㎜ 관경 복합도장강관 모습.

3. 한정된 예산으로 노후관 교체 및 정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대안기술 

예로 지자체에 의해 관로 교체 또는 비굴착 갱생 대상 구간으로 공사가 예정되었지만 로봇내시경 검사 결과, 관의 상태는 신관교체나 비굴착 라이닝이 필요치 않은 양호한 상태인 경우가 있다.

[사진 1]의 관로는 1982년도에 매설된 800㎜ 관경 복합도장강관으로서 배수지로 향하는 송수관이며, 하월구간 부위를 중심으로는 도장재(시멘트라이닝)의 박리 및 이탈, 녹(스케일) 체적 등의 문제점이 발견되었으나 전체 연장 500여 미터 중 90%에 해당하는 구간은 교체나 비굴착 갱생이 필요 없는 상태였다.

해당 구간에 대한 공사비는 비굴착 갱생으로 진행할 경우 150m 공사에 3억여 원이 책정된 상태로, 만약 전체 구간의 갱생을 진행했다면 10억여 원의 예산이 소요될 상황이었다. 즉, 이러한 사전 내시경 조사가 없었다면 불필요한 구간에 10억여 원의 큰 예산이 헛되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사례였다.

매년 노후관 정비 및 관리 예산으로 중앙정부(기재부)에서 환경부에 배정되는 예산은 하수관로가 최근 3년간 연 2조 원대이며, 상수관로가 6천억 원대로 책정되어 있다. 2022년 기준 21년 이상 경과된 노후상수관은 8만㎞ 내외로 환경부는 곧 10만 ㎞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전국의 상수관로 관리 주체인 각 지자체는 시비와 국비로 과연 매년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노후관을 전부 제때 교체하고 갱생(라이닝) 관리 할 수 있을까? 단적으로 위의 사례만 하더라도 모든 지자체들이 매년 책정하고 있는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노후관 교체 및 보수 예산이 과연 제대로 목적에 맞게 지출되고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본 기술을 통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2개 지자체의 송수관을 대상으로 다섯 차례의 점검을 실시해 본 결과, 정비대상 관로 구간은 의외로 상태가 양호했다. 만약 이러한 사전 점검이 없다면 아마도 상당 부분의 노후관 교체 및 정비예산은 본래 취지와 맞지 않게 헛되이 낭비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정된 시비와 국비 예산으로 매년 끝없이 증가하는 노후 상수관 교체 및 정비 물량을 소화하기도 어려운 실정에 설상가상으로 엉뚱한 관로를 교체하거나 보수하고 있다면 이는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심각한 국가적 이슈이다. 즉, 이 기술을 통해 교체 및 정비 구간을 사전조사함으로써 필요한 구간만 공사를 실행하게 된다면 막대한 국가 예산집행에 대한 타당성을 제고할 수 있다.

전기, 통신, 가스, 상·하수관로 등 모든 지중매설물은 반드시 신설 시 준공검사를, 노후도 검사 및 교체·정비 공사 시 시공 전후 검사를 CCTV로 직접조사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러한 육안 직접 검사요소는 간접조사(시편채취 및 밸브류 조사) 등으로 대체 및 추정 조사될 수 없다.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과 현상적, 실질적 손실들에 대한 합리적 의심과 기술적 대응의 의지가 바로 본 실증화 기술의 목적이며, 500㎜ 이상 송수관을 ㎞ 단위로 안정적으로 부단수 로봇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이번 실증화 과업의 성취는 상수도 유지관리 기술 전반에 큰 전환점을 갖는다.

이에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인 탑전자산업㈜는 한국물기술인증원의 연구개발 정책 자금의 지원을 받아 2023년 5월 본 기술을 현장 실증화를 거쳐 객관적으로 기술 검증을 마친 후 6월 22일 대구 메리어트 호텔에서 대구시 상수도 유관 기관들과 언론사들을 상대로 성과발표회를 가졌으며, 그 기술적 가치의 희소성과 효과적인 측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4. 노후 상수관에 대한 실질적인 진단기술의 탄생과 활용   

노후관의 내부를 검사하는 기술로서 고수압의 상수도관 내부를 단수조치 없이 부단수내시경으로 조사하는 기법이 기존에 존재하긴 했으나, 내시경을 밀어 넣는 방식의 특성상 30m 이상 구간을 볼 수 없었으며, 300㎜ 직경 이상 중대형관은 원천적으로 카메라 시야 및 조명의 광량이 부족하여 실효성이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상수관 내부 탐사 기술은 간접 조사에 의지해 왔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최대 10kgf/㎠의 고수압 여건에도 500㎜ 이상 최대 2천㎜ 관경의 대형 상수관 내부도 단방향 500m(양방향 최대 1㎞)까지 자체 프로펠러 추진력으로 물고기처럼 자유자재로 관내부를 카메라로 탐사할수 있도록 고안되어졌다.

이번 기술의 개발은 국내뿐 아닌 전세계적으로 개발 기술 사례가 없는 자체 추진력을 보유한 물고기형 수중드론의 최초 상수관 탐사기술 사례로서, 유속이 없어도 최대 3노트(2.5m/s)의 자체 추력을 통해 관내부를 자유자재로 유영하며 탐사할 수 있는 매우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본 기술을 통해 K-water가 주도하는 현대화 사업 및 지자체들이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노후관기술진단 사업 그리고 유수율 재고 및 누수진단 사업 등에 매우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번 기술개발의 실증화 실험 과정을 지켜본 대구시의 상수도 관계자는 “현재 배수지행 송수관에 대한 직접 조사 및 내부 부단수 탐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본 기술이 적용될 경우, 노후 상수관망에 대한 진단 및 누수, 적수 민원 사고에 대한 예방조치가 가능해지고, 노후관 교체 및 보수 사업에 있어서도 본 기술을 통해 공사 전후 관 내부 진단을 통해 연간 수백억 단위의 공사에 대한 시공 효율 및 예산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5. 노후관 로봇 내시경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출현과 의의

이번 기술 개발의 이슈와 더불어 상수관로는 국민의 먹는 물과 생활수로서 그 관리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매우 크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하수관로처럼 전체 상수관로에 대한 준공 및 노후관 관리 검사가 필히 이뤄지도록 환경부 차원의 매뉴얼화될 필요하다. 그리고 이전에는 기술의 부재로 인해, 하고 싶어도 못했던 상수관 로봇 검사공정을 향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방대한 노후관 교체 및 유지관리 비용을 교체 및 보수가 요구되는 상수도 구간에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들은 관련 제도와 법을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사진 2] 1천㎜ 직경 송수관 내부 스케일 체적현황 촬영 모습.
[사진 2] 1천㎜ 직경 송수관 내부 스케일 체적현황 촬영 모습.

또한 기존에 수십년 이상 노후화된 대형관로(배수, 송수, 도수관)에 대해 마땅히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술이 부재함에 따라 막연하게 시한폭탄처럼 불안하게 관망해오던 대형 노후관 관리 부분을 이제는 계획적으로 점검 및 검토하여 대응방안을 수립할수 있게 되었 다는 점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

한편, 이번 기술의 개발은 상수도 업계 전반에 신선한 도전과 새로운 산업 분야의 창출을 의미한다. 하수관로도 전문 로봇내시경 기술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정확한 관로 유지관리 매뉴얼(환경부에서 발간하는 하수관 시공관리 지침 매뉴얼)은 부재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상수관로 또한 이제는 단수 없이 부단수 검사할 수 있는 로봇내시경 기술이 확보된 이상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도 발주자와 원청은 보다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관로를 교체하고 보수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출 수 있게 된다.

이는 공사 이후 감사를 통해 공사의 타당성이나 예산의 합당한 집행에 대한 검토과정 중 매우 효율적이고 유용한 근거를 제공해 줌으로써 보다 건강한 상수관로 업계 문화를 재정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탑전자산업㈜의 ‘고압 상수도관 내부 탐사용 수중드론 로봇내시경’ 기술은 특허 출원 1건, 진행 1건으로 지적 재산권에 대한 등록을 진행 중이다. 또한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로부터 실제 상수관망에서 실증화 시험검증을 완료한 상태이며, 광케이블 가상누수센서 기술접목 연구를 진행 중이다. 

 [『워터저널』 2023년 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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