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하수처리장서 3년 연속 마약 검출”

식약처,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결과 6월 8일 발표
마약류 중 필로폰 사용추정량 가장 높아…항만·대도시 지역서 다량 검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0년부터 3년간 실시한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34개의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3년 연속 필로폰 등 마약이 검출돼 불법 마약류에 대한 당국의 단속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0년부터 3년간 실시한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34개의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3년 연속 필로폰 등 마약이 검출돼 불법 마약류에 대한 당국의 단속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34개의 하수처리장에서 3년 연속 필로폰 등 마약이 검출돼 불법 마약류에 대한 당국의 단속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이하 식약처)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생활 속 불법 마약류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국내에서 사용 및 유통되고 있는 마약류의 사용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2020년부터 3년간 실시한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결과를 비교 및 분석해 지난 6월 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사용된 하수역학은 호주 및 유럽 등지에서 활용 중인 기법으로, 하수처리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사용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 및 양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하수 유량과 채집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 할 수 있어 수사 및 단속 등을 통한 적발 외에 실제 사용되는 마약류의 종류 등을 파악하기에 유용하다.

하지만 하수역학 기법은 검출된 마약류가 전량 인체로부터 배출된 것으로 가정하기 때문에 폐기된 마약류와 허가된 의약품의 대사물질이 하수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과다 계산될 우려가 있으며, 하수 채취 시점에 강우량 등의 변수로 오차가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3년 연속 34개 하수처리장서 총 7종 불법 마약류 조사

식약처는 이번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에서 국내에서 유입과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되는 주요 불법 마약류 7종인 필로폰(메트암페타민), 암페타민, 엑스터시(MDMA), 코카인,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 메타돈(Methadone), THC-COOH(대마성분 대사체)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또한, 전국 17개 시·도별 최소 1개소 이상의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집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조사된 하수처리장은 각 연도별로 2020년 57개소, 2021년 37개소, 2022년 44개소이며, 3년 연속으로 조사된 하수처리장은 총 34개소로, 34개소를 중점으로 비교 및 분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4개소의 하수처리장에서 지난 3년간 불법 마약류 7종 중 5종이 적어도 한번 이상 검출됐으며, 특히 모든 지역에서 필로폰의 사용추정량이 가장 높았고, 불법 마약류 중 엑스터시(MDMA)의 사용추정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타지역에 비해 항만 및 대도시 지역의 사용추정량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3년간 전국적으로 필로폰 사용추정량 가장 높아

대표적 불법 마약류인 필로폰은 34개소의 하수처리장에서 매년 가장 높은 사용추정량을 나타냈다. 필로폰의 일일 평균 사용추정량(1천명 당)은 2020년 24.16㎎, 2021년 23.18㎎, 2022년 18.07㎎으로 3년 평균 사용추정량은 21.8㎎으로 조사됐다. 필로폰의 사용추정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7종의 불법 마약류 중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검출됐다.

3년 평균 일일 필로폰 사용추정량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지역은 인천으로 평균 보다 2배가 넘는 수치인 50.82㎎이 검출됐다. 이어 경기 31.52㎎, 경남 30.47㎎ 부산 27.5㎎ 순으로 평균을 웃도는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부산, 인천, 울산 등 항만도시와 서울, 대구, 광주, 대전, 경기 등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필로폰의 사용추정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 지역의 사용추정량은 31.63㎎으로 그 외 지역(18.26㎎) 보다 약 74% 높았으며, 대도시의 사용추정량(26.52㎎)은 그 외 지역(13.14㎎) 보다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의 이번 조사 결과, 모든 지역에서 필로폰의 사용추정량이 가장 높았고, 불법 마약류 중 엑스터시(MDMA)의 사용추정량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번에 검출된 마약류. 왼쪽부터 필로폰(메트암페타민), 엑스터시(MDMA), 코카인, 대마수지. [사진제공 = 관세청]
식약처의 이번 조사 결과, 모든 지역에서 필로폰의 사용추정량이 가장 높았고, 불법 마약류 중 엑스터시(MDMA)의 사용추정량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번에 검출된 마약류. 왼쪽부터 필로폰(메트암페타민), 엑스터시(MDMA), 코카인, 대마수지. [사진제공 = 관세청]

충북 및 광주 지역서 암페타민 검출량 높아

필로폰 다음으로 사용추정량이 높은 불법 마약류는 암페타민으로 조사됐다. 암페타민의 일일 평균 사용추정량(1천명 당)은 2020년 5.03㎎, 2021년 4.82㎎, 2022년 2.8㎎으로, 3년 평균 사용추정량은 4.22㎎이다. 암페타민의 경우 특히 충북과 광주 지역에서 많이 검출됐다. 충북에서는 3년 평균 일일 사용추정량이 47.48㎎으로 검출돼 평균보다 10배가 넘는 수치를 나타냈으며, 광주에서도 37.09㎎이 검출돼 0〜9㎎ 수준으로 검출된 타 지역 보다 훨씬 높은 사용추정량을 보였다.

제주 지역에서는 불법 마약류 중 암페타민이 가장 많이 검출됐으며, 필로폰 외에 타 불법 마약류는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지역에서는 극소량 암페타민이 2022년에만 검출됐으며, 그 외의 4종의 불법 마약류가 매년 검출돼 지역과 시기별로 검출되는 마약류가 상이한 것으로 판단된다.

엑스터시(MDMA)의 사용추정량은 필로폰과 암페타민에 비해 검출량은 적지만 소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터시의 일일 평균 사용추정량(1천명 당)은 2020년 1.71㎎, 2021년 1.99㎎, 2022년 2.58㎎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엑스터시가 검출된 하수처리장도 2020년 19곳에서 2021년 이후 27곳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엑스터시의 3년 평균 일일 사용추정량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 3.88㎎, 경기 3.62㎎, 경남 3.08㎎ 순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향후 하수를 통한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를 더 많은 하수처리장에 대해 연속성 있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발표해 나갈 예정이다. 
식약처는 향후 하수를 통한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를 더 많은 하수처리장에 대해 연속성 있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발표해 나갈 예정이다. 

코카인, 2022년 인천공항 하수처리장서 대량 검출

코카인은 3년 연속 조사된 34개소의 하수처리장 중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경기, 전북 지역에서만 검출됐으며, 매년 검출된 곳은 서울 지역이 유일했다. 코카인의 일일 평균 사용추정량(1천명 당)은 2020년 0.37㎎, 2021년 0.58㎎, 2022년 0.4㎎ 이며, 3년 평균 사용추정량은 0.45㎎으로 나타났다.

코카인의 3년 평균 일일 사용추정량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구 2.98㎎, 서울 2.43㎎, 전북 1.14㎎ 순이다. 하지만 2022년 조사 결과만 보면 인천 지역 내 인천공항 하수처리장의 코카인 사용추정량이 42.82㎎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2020년에는 전남 지역의 여수 하수처리장에서도 코카인 5.5㎎이 검출되기도 했다.

LSD는 2020년 서울, 대전, 세종, 경기 지역에서 검출된 이후로 발견되지 않았다. LSD의 2020년 일일 평균 사용추정량은 대전 0.42㎎, 세종 0.23㎎, 서울 0.2㎎, 경기 0.12㎎ 순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불법 마약 근절 위해 국제협력 강화

식약처는 이번 조사 결과를 ‘유럽 마약 및 마약중독 모니터링 센터(European Monitoring Centre for Drugs and Drug Addiction, EMCDDA)’ 등 국제 마약 관련 기관과 적극적으로 공유해 불법 마약류 근절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국내 수사·단속 관계기관에 제공해 실마리 정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향후 하수를 통한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를 더 많은 하수처리장에 대해 연속성 있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발표해 나갈 예정”이라며 “불법 마약류 예방, 교육, 재활 등 정책수립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민지 기자]

[『워터저널』 2023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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