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과 여가 활력 증진을 위해 정부는 2018년 8월부터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균형발전,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있는 ‘지역밀착형 생활 SOC’ 사업을 추진해 문화·생활 편의시설, 지역관광 인프라, 도시재생 등 여가·건강활동 인프라 구축에 1조6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여가·건강활동 인프라 중 생활형 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이용객의 건강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수영장 수질에 전문성을 갖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국내 수영장 현황

수영장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체육시설(신고 체육시설업)에 해당하며, 설치·운영 주체에 따라 공공, 민간, 학교체육시설로 구분된다. 현재 공공체육 시설 수영장은 836개소(2022년 기준)가, 민간체육 시설 수영장은 약 35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수영장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객과 운영자의 건강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수영장 욕수의 수질이다. 수영장 욕수의 수질 기준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문화체육관광부령 제108호)」의 제23조(안전·위생 기준) [별표 6]에 지정돼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수영장 수질오염의 원인 - 사람 배설물

수영장 욕수의 수질을 오염시키는 여러 원인 중 이용객이 배출하는 땀, 소변, 침, 콧물 등 배설물이 주원인으로 이용객 수가 증가하는 시기에는 오염의 정도가 더 심해진다.

수영장 수질관리 - 여과처리와 산화처리

수영장 수질관리는 여과처리와 산화처리로 한다. 욕수 내의 머리카락 등과 작은 입자의 불순물을 응집시켜 여과처리로 걸러내고 이용객의 땀, 소변 등 배설물은 산화처리로 제거하는 것이 수영장 수질관리의 기본으로, 산화처리를 하기 위해 염소계 산화제를 주입한다.

배설물로 인한 결합잔류염소, 소독약 냄새·눈 통증·피부 가려움·호흡곤란의 원인 - 산화제 투입량 늘려야

이용객이 배출한 땀, 소변 등 배설물을 제거하기 위해 염소계 산화제를 투입한다. 이때 가장 먼저 배설물과 산화제가 결합해 결합잔류염소(클로라민)가 생성된다. 생성된 결합잔류염소는 수영장 욕수의 투명도를 떨어뜨리고, 소독약 냄새 유발, 눈 통증 및 피부 가려움, 구토,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따라서, 수영장 수질관리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결합잔류염소를 최소화하는 데 있다. 결합잔류염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산화제 투입량을 늘려 이용객의 배설물을 빨리 산화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국내 수영장 수질관리 실태

수영장 수질관리기준은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여러 가지 기준치가 있다. 그 중에서 잔류염소의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잔류염소는 물 속에 산화제가 존재하는 형태를 말하며 유리잔류염소와 결합잔류염소가 있다. 염소계 산화제를 수영장 욕수에 주입하면 가장 먼저 이용객의 배설물과 반응해 결합잔류염소가 생성되며, 배설물이 모두 산화된 이후에는 산화제 역할을 하는 차아염소산(HClO)과 차아염소산이온(OCl-) 형태로 물 속에 존재하는 유리잔류염소가 존재한다.

수영장의 잔류염소 허용기준은 유리잔류염소 0.4〜1.0㎎/L, 결합잔류염소 0.5㎎/L 이하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유리잔류염소와 결합잔류염소의 허용기준을 동시에 충족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에서 국내 수영장 20개소를 조사한 결과 잔류염소 허용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곳은 절반인 10개소에 불과했다.

외국, 국내 유리잔류염소 기준보다 2〜5배 높아

우리나라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수영장 문화가 발달한 미국, 영국, 캐나다의 경우 유리잔류염소 허용기준이 국내보다 2〜5배가 높다. 미국 수영장 유리잔류염소 허용기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최소 2㎎/L 이상 유지, 미국표준협회(ANSI) 2〜4㎎/L, 뉴욕주 1.5〜5㎎/L이다.

성남 미군부대 수영장의 경우 미국 유리잔류염소기준치에 맞춰 2㎎/L 이상 유지하여, 국내 수영장에서 문제가 되는 소독약 냄새, 눈 통증 유발 등을 완벽하게 제거해 언제나 맑고 투명한 최상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그림 5]를 보면 A-B 지점에서는 제Ⅰ철화합물(Fe2+), 유기물 등의 산화물질이 염소를 염소이온으로 전환되고, B-C 지점에서는 잔류염소가 암모니아와 반응하여 냄새를 일으키는 아민화합물(클로라민)을 형성한다. C-D 지점에서는 클로라민의 일부가 트리클로라민(NCl3)으로 변환되고 잔류염소를 증가시키면 많은 클로라민은 파과점에서 산화된다. 그래서 클로라민에 의한 악취 냄새를 줄일 수 있다.

국내 수영장은 유리잔류염소 허용기준인 0.4〜1㎎/L에 맞추다 보니 현장에서는 0.4〜0.8㎎/L 범위에서 산화제를 투입하고 있다. 이 구간은 유리잔류염소와 결합잔류염소가 혼재되어 파과점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에 수질오염 인자가 증가할 경우 결합잔류염소가 증가하여 소독약 냄새, 눈 따가움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등과 같이 파과점(D) 이상 산화제를 주입해 유리잔류염소는 높이고 결합잔류염소를 최소화하면 맑고 투명한 수영장 수질은 물론 소독약 냄새, 눈 통증, 피부 가려움 등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수영장 유리잔류염소 허용기준 강화 필요

국내 대부분 수영장의 경우 소독약 냄새와 눈 따가움 등을 호소하는 이용객이 많다. 수영장 운영자들은 이런 문제를 호소할 때마다 제일 먼저 산화제가 과다하게 투입돼서 발생된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정반대로 산화제 투입량이 적어 결합잔류염소(클로라민)로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소독약 냄새와 눈 따가움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화제 투입량을 2〜3배 늘려야 하는데 국내 허용기준이 낮아 운영자들도 결정을 못하고 있어 그 피해는 이용객의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수영장 욕수의 유리잔류염소 허용기준을 현행보다 2〜3배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상의 수영장 수질관리 - 결합잔류염소 최소화

소독약 냄새, 눈 통증, 피부 가려움 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결합잔류염소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결합잔류염소량을 줄이기 위해 산화제 투입량을 늘려 유리잔류염소량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국내 수영장의 유리잔류염소 허용기준은 수영장 문화가 발달한 미국 등 외국과 비교하면 너무 낮게 되어있어 땀, 소변 등 배설물의 양이 늘어나거나 이용객 수가 증가할 경우 결합잔류염소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유리잔류염소 허용기준을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수영장 이용객에 따라 산화제 주입량을 조절하는 방안도 필요할 것이며, 수영장 운영자들은 산화제의 특성과 잔류염소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울러, 수영장 수질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만 최상의 수영장 수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이용객의 건강 증진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워터저널』 2023년 6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