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상수도서 전국 원·정수 공급해 수돗물 생산원가 낮춰야
수도관 설치와 유지관리로 부식·파손으로 인한 오염 및 누수 막아야

▲ 김 동 욱 박사
•한국물정책학회장
•한국환경평가전략연구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우리나라 상수도체제의 발전방향

우리나라 상수도체제

상수도의 3대 구성요소는 상수원수의 취수·도수, 상수원수의 정수 및 정수의 송·배·급수다. 상수원수의 취수·도수는 상수원수로 사용할 수 있는 댐, 저수지, 하천 등의 물을 정수장까지 끌어오는 것을 말한다. 상수원수의 정수는 상수원수를 취수하여 생활용수에 적합한 수질이 되도록 정화하는 것이고, 정수의 송·배·급수는 정수된 물을 가정 등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상수원수 공급을 위해서는 취수시설, 도수로 등 물을 끌어오는 시설이 설치되어야 하고, 상수원수 정수를 위해서는 정수시설 설치가 필요하며, 수요자에 대한 정수 공급을 위해서는 송수관, 배수관, 급수관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상수도는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로 구분되어 있다. 광역상수도는 국가·지방자치단체·K-water(한국수자원공사) 또는 환경부장관이 인정하는 자가 둘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 원수나 정수를 공급하는 일반 수도를 말하고, 지방상수도는 지방자치단체가 관할지역 주민, 인근 지방자치단체 또는 그 주민에게 원수나 정수를 공급하는 일반수도를 말한다. 광역상수도로는 K-water가 설치, 운영하는 광역상수도가 있고, 지방상수도로는 229개 특·광역시, 시 및 군이 설치, 운영하는 지방상수도가 있다.

광역상수도는 도수로 등 상수원수 공급을 위한 시설을 설치·관리하고 있으며, 정수를 공급할 경우는 정수시설을 설치·관리하고 있다. 지방상수도는 스스로 상수원수를 확보하기 위해 도수로와 취수시설을 설치·관리하고 있으며, 상수원수의 정화를 위해 정수시설을, 그리고 정수된 물을 가정 등 수요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송수관, 배수관, 및 급수관을 설치·관리한다.

상수원수 공급의 일원화 

현재 우리나라 상수원수 공급은 이원화되어 있다. 2020년 우리나라 상수원수 총 취수량은 69억4천332만8천215㎥이었고, 그중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의 취수량은 각각 32억9천717만264㎥(47.5%) 및 36억4천615만7천951㎥(52.5%)이었다. 일반적으로 수질이 좋은 댐 물의 취수량은 광역상수도는 38.3%인 데 반해 지방상수도는 9%에 그쳤다. 그러나 수질의 기복이 심한 하천표류수의 취수량은 광역상수도 9.2%에 비해 지방상수도는 33.8%이었다. 그 밖에 수질이 비교적 좋은 하천복류수, 저수지, 그리고 지하수 취수량은 전체의 9.7%이었다([표 1] 참조).

상수도체제에서 상수원수 수질의 비중이 매우 크다. 상수원수의 수질이 좋을 경우에는 그 정수를 위한 정수시설의 설치, 관리가 용이하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수원수가 먹는 물 수질기준에 근접할 경우 모래여과 수준의 정수처리로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다. 상수원수의 수질이 나쁠 경우에는 고도처리를 해야 한다. 고도처리를 할 경우 정수비용도 많이 들 뿐 아니라 소독부산물이 발생하여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지방상수도에 있어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상수원수의 수질문제다. 이는 지방상수도에 공급되는 상수원수의 64%가 수질이 나쁜 하천표류수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지방상수도의 상수원수 공급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K-water의 광역상수도체제에 의해 수질이 좋은 댐 물을 지방상수도에 공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K-water는 전국의 거의 모든 댐을 건설하여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댐과 상수원수 수요처 간 도수로 건설에 의해 댐 물을 공급할 수 있고, 댐과 댐 간의 도수로의 건설에 의해 지역적, 계절적인 댐 물의 과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우리나라 전체 상수원수 자원의 사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수원수 공급의 일원화로 K-water를 우리나라 유일의 상수원수 공급자로 전문화하는 것이다.

상수원수 정수시설 건설·관리의 광역화·전문화

전국의 상수원수 정수시설은 지방상수도 471개소, 광역상수도 37개소, 총 508개소이다. 정수의 연간 총 생산량은 지방상수도 44억3천583만1천㎥, 광역상수도 16억2천201만9천㎥, 총 60억5천785만㎥이다. 지방상수도의 정수시설 당 연평균 정수량은 941만8천㎥이고, 광역상수도의 정수시설 당 연평균 정수량은 4천383만8천㎥이다. 광역상수도 연평균 정수량이 지방상수도의 연평균 정수량의 4.7배다([표 2] 참조). 이것은 정수시설의 규모를 현재의 광역상수도의 규모로 늘릴 경우 필요한 정수시설은 137개소로 줄어든다는 것을 말한다. 정수시설의 수가 줄어들고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정수시설의 광역화를 의미한다.

 정수시설의 광역화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전국에 거의 동일한 수질의 수돗물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역상수도에서 공급되는 상수원수는 주로 수질이 좋은 댐이나 저수지, 또는 하천 상류의 물이고, 상수원수의 수질이 좋으면 간단한 여과 등 일반정수처리만으로도 깨끗한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다. 상수원수의 수질이 나쁠 경우 고도처리로 인해 정수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독부산물 등 건강유해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

정수시설 광역화의 또 다른 중요한 장점은 원수와 정수의 광역 공급에 의해 지방상수도의 수돗물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수돗물의 생산원가는 원정수구입비, 민간위탁비, 감가상각비, 자본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생산원가가 가장 낮은 하남시상수도의 경우 생산원가는 541.97원/㎥로, 원정수구입비 206.95원/㎥, 감가상각비 166.07원/㎥, 자본비용 8.36원/㎥, 기타 160.59원/㎥이다. 한편, 생산원가가 가장 높은 평창군상수도의 경우 생산원가는 5천833.32원/㎥로, 감가상각비 1천994.57원/㎥, 자본비용 2천502.23원/㎥, 민간위탁 1천273.9원/㎥, 기타 62.62원/㎥이다([표 3] 참조).

[표 3]은 수돗물 생산원가는 원정수구입량이 많을수록 낮아지고 감가상각비와 자본비용이 높을수록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감가상각비와 자본비용이 높다는 것은 상수원수 정수시설 등 상수도 시설의 설치, 운영비가 높다는 것을 말한다. 원정수구입비가 많다는 것은 정수시설 등 상수도 시설의 설치, 운영비가 낮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수돗물의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원정수구입을 늘려 감가상각비와 자본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원·정수의 공급은 K-water의 광역상수도에 의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역상수도가 원·정수를 공급함으로써 도수관, 정수시설 등 상수도시설로 인한 감가상각비와 자본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수돗물 송수관, 배수관 및 급수관 설치 및 유지·관리의 전문화

정수된 수돗물을 최종 수요자인 가정 등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송수관, 배수관 및 급수관의 설치 및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송수관, 배수관, 및 급수관의 전국 연장은 각각 1만2천467.584㎞, 13만522.605㎞ 및 8만1천773.255㎞로, 총 22만4천763.444㎞이다([표 4] 참조). 상수원수를 댐, 하천 등 상수원에서 정수시설까지 끌어오는 도수관의 연장은 3천559.095㎞으로 그 중 지자체와 K-water가 설치, 관리하는 도수관의 연장은 각각 1천711.190㎞ 및 1천847.905㎞이다.

이러한 도수관, 송수관, 배수관 및 급수관의 설치 및 유지관리는 깨끗한 수돗물의 공급과 귀중한 수돗물의 누수방지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수도관의 부식과 파손은 건강에 위해가 된다. 수도관이 부식되어 발생하는 녹물에는 중금속 등 오염물질이 있을 수 있어 수돗물 오염으로 건강을 해치고, 파손된 수도관은 외부로부터 수도관 안으로 침투하는 유기물질이나 세균 등에 의해 수돗물이 오염될 수 있다.

수도관의 파손으로 인한 또 하나의 문제는 수돗물의 누수다. 2022년 7월 21일자 『제주일보』 김정은 기자(kje0317@jejunews.com)는 ‘수돗물 2억3500만L 땅으로 ‘줄줄’’ 기사에 따르면 “도내 상수관로에서 누수되는 수량이 하루 2억3천500만L에 달하고 있어 연간 손실액만 9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L짜리 삼다수로 따지면 하루에 1억1천750만 병에 해당되는 삼다수가 땅으로 줄줄 새고 있는 셈이다”라고 보도했다.

깨끗한 상수원수의 공급, 수도관의 부식과 파손으로 인한 수돗물의 오염과 귀중한 수돗물의 누수 방지 등을 위해서는 수도관의 설치 및 유지·관리의 전문화, 그리고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워터저널』 2023년 4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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