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폐수 내 코로나바이러스 등 건강 위협하는 다양한 병원체 포함돼 있어
전국 507개 상수원수 취수지점 우선 대상으로 병원체총량관리 실시해야

김동욱 박사

▲ 김 동 욱 박사
•한국물정책학회장
•한국환경평가전략연구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코로나바이러스와 병원체총량관리

장내 코로나바이러스

장관계통 바이러스 검출을 위한 분자생물학적 방법이 발전함에 따라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최근에 발견된 인간감염 장관계통 바이러스 중 몇 개는 정수처리과정의 소독처리에 대해 다른 바이러스보다 내성이 더 강한 독특한 유전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Corona), 파보(Parvo), 폴리오마(Polyoma), 피코르나(Picorna), 써코(Circo)바이러스 등이 그러한 새로운 바이러스의 대표적인 예들이다([표 1] 참조). 이 바이러스들은 아직까지 수인성 전염성이 증명되지 않았지만 모두 감염자의 분변에서 배설되고 있어 수인성 전염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한 가닥의 리보핵산 바이러스로 호흡기 질환과 인간에게 위장염을 일으키는 외피, 즉 지질막을 가진 바이러스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극심한 급성호흡기증상(SARS)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며, 현미경으로 볼 때 고리 또는 원형의 모양을 가진 바이러스 군의 하나다([그림 1] 참조). 

‘코로나19’를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는 소독에 특히 취약한 바이러스로 하수처리장의 표준처리 및 소독 절차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수처리와 하수처리에 종사하는 모든 인원, 그리고 물 부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는 모든 제조업자와 공급자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일을 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중요한 물산업 기반 시설과 그 시설을 운영하는 인력, 그리고 정수와 하수를 처리하는 약품, 실험실 장비와 시설, 관련 물품과 재료를 충분히 공급하여 우리들의 가정과 병원에 안전한 물공급을 확보해야 한다. 

하·폐수에서 발견되는 수인성 병원체

인간이 배출하는 하·폐수에는 인간 건강에 심각하고 위험한 많은 형태의 병원체가 포함되어 있다. 인간 병원체에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원생동물, 그리고 기생충이 포함된다. 병원체는 많은 발생원으로부터 하·폐수에 유입된다. 장내 병원체는 인간과 동물의 분변 또는 목욕이나 세탁 등과 같은 가정의 물사용으로 인해 유입되며, 가축은 인수공통 장내 병원체에 의해 감염될 수 있어 인간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바이러스 종류로는 아데노바이러스, 아스트로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에코바이러스, 간염A바이러스, 칼리시바이러스, 폴리오바이러스, 레노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TT바이러스 등이 있으며, 병원성 박테리아의 종류로는 캠필로박터, 이콜라이, 살모넬라, 시겔라, 비브리오콜레라, 여시니아 등이 있다. 원생동물로는 발란티디움콜라이, 크립토스포리디움, 엔트아메바, 톡소플라스마 등이 있으며, 기생충으로는 아스카리스, 네카토르, 티니아, 톡소카라 등이 있다([표 2] 참조).  

최근 하·폐수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

“뉴욕시 연구팀은 2021년 11월 21일 채취한 생활하수 시료에서 오미크론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그것은 남아프리카와 보츠와나의 과학자들이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보도하기 며칠 전의 일이었다. 그러나 뉴욕시 연구팀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그 발견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 후 연속적인 시료 시험결과 그것이 오미크론 바이러스인 것을 알았다. 오미크론 변종은 분변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국가에서 오미크론 변종 발생과 하·폐수 발생량은 관계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미크론 발생과 하·폐수 발생량을 비교한 후 연구팀은 오미크론이 창궐할 때 오히려 하·폐수에서 검출된 오미크론 바이러스 검출횟수가 줄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한 감소는 바이러스 자체의 변화나 면역 인구의 수가 증가했기 때문일 수 있다. 2021년 3월, 미주리대학교의 바이러스학자 마크 존슨이 이끄는 연구팀이 세인트루이스 생활하수에서 하나의 발견을 했다. 그것은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를 돕는 6개의 단백질 돌연변이를 가진 SARS-CoV-2의 다른 형태로, 지금까지 누구도 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지, 그것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대유행의 새로운 물결을 촉발할 것인지 분명하지 않았다. ‘나는 그 한 달간 잠을 자지 못했다. 나는 그것에 대한 강박관념에 휩싸였다’라며, ‘나는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고 존슨은 회고했다. 일 년이 지난 후에도 존슨은 뉴욕시의 생활하수에서 유사한 바이러스를 발견한 뉴욕대학교의 바이러스 진화와 생태학 전문가인 존 데니히와 함께 지금도 그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 그들은 트위터를 통해 도움을 요청한 후 6개국의 3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그들에게 보낸 리보핵산 시료들의 분석결과가 해답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Gretchen Vogel, 2022. 3. 9).

하·폐수 병원체총량관리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이 하·폐수에는 사람의 건강에 위험한 많은 형태의 병원체가 포함되어 있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감염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하·폐수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병원체총량관리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수질오염총량관리는 현재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등의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병원체총량관리계획수립을 위한 절차를 규정하기 위해 환경청지역사무소, 주정부 등의 요청에 의해 1992년에 병원체총량관리계획수립지침이 처음으로 제정되었다. 그 절차는 합리적이고 과학적 근거를 가진 평가와 결정에 도움을 줌으로써 이해할 수 있고 정당성이 있는 총량관리계획의 수립을 가능하게 한다. 

미국의 병원체총량관리계획수립지침은 △문제 확인 △숫자목표의 설정 △숫자목표와 오염원 부하총량 간의 관계 분석 △오염원 간 부하 할당 △감시 및 평가계획 수립 △이행계획 수립까지 6개의 구성요소로 이뤄진다. 

우리나라의 수인성 병원체총량관리는 전국 507개 상수원수 취수지점을 우선 대상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과적이다. 수인성 병원체와 사람과의 가장 위험한 접촉점은 먹는물이기 때문이다. 병원체총량관리계획의 수립절차는 다른 수질오염물질의 총량관리계획의 수립지침을 준용할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의 507개 상수원수 취수지점의 수질을 분석하여 수인성 병원체의 종류와 농도에 대한 조사를 한 후, 조사 결과 검출된 병원체별로 상수원수에 적합한 수질목표를 설정한다. 상수원수에 적합한 수질목표는 정수처리기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정수처리의 경우에는 수질목표 수치가 낮아지고 고도정수처리의 경우에는 반대로 수질목표 수치가 높아질 것이다. 가능하면 수질목표 수치가 낮은 것이 바람직하지만 취수지점 상류유역의 오염원의 크기, 종류 등에 따라 기술적, 경제적, 환경적 여건을 고려하여 수질목표 수치를 높게 설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결정된 수질목표에 미달하는 병원체가 검출된 취수지점을 병원체총량관리 대상 취수지점으로 결정한 다음, 병원체총량관리 대상 취수지점에 대해 병원체별 수질목표와 부하총량 간의 관계를 분석한다. 그 다음 결정된 병원체별 부하총량을 상류 오염원들 간에 할당한다. 

상류 오염원 중 유하거리 등 자연적인 조건에 의해 현재의 부하가 해당 취수지점의 수질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 경우에는 부하 할당 대상 오염원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취수지점의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상류 오염원의 범위는 유하거리 등 자연적인 조건과 부하의 크기 등 현재의 병원체 배출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염원별 부하 할당이 끝나면 다음은 측정감시계획과 평가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측정감시계획은 병원체총량관리가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취수지점 병원체의 수질목표 달성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분기별로 1회씩 측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시의 결과는 취수지점별로 정확히 기록하여 공표해야 한다. 주기적인 감시와 그 결과의 기록 및 공표는 매우 중요하다. 

감시계획의 종류로는 기초측정감시, 이행측정감시, 사업 또는 효과성 측정감시, 추세측정감시, 타당성 측정감시 등이 있다. 측정감시계획의 다음 단계인 평가계획은 측정감시 결과를 평가한 결과 취수지점의 병원체 수질이 수질목표에 미달할 경우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한 계획이다. 그 원인은 오염원 간 부하 할당의 부적절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원인을 분석하여 기술적,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평가계획의 핵심이다. 

하·폐수에는 사람에게 직접 질병을 일으키는 많은 종류의 병원체들이 포함되어 있다. 더욱이, 지금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하·폐수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하·폐수에 있는 병원체의 총량관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전국의 모든 공공수역 중 상수원수 취수지점에 대해 병원체총량관리를 우선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총량관리의 대상인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총인(T-P)은 인간 건강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병원체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워터저널』 2023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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