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재근 박사
요즈음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자연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피서철은 물론 계절에 관계없이 휴일마다 대규모 등산객들이 물 좋은 계곡을 찾아 나서고 있다.

다행히 산에서의 취사행위 금지와 국민의식 수준의 향상으로 예전보다 수질오염 유발행위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은연중에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

최근의 언론보도만 봐도 피서 인파가 지나간 자리에는 쓰레기만 남아있어 피서지 부근의 주민과 피서지를 찾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한, 먹다 남긴 쓰레기를 비닐봉투에 넣어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놓은 것을 종종 본다. 또 보이는 곳에 모아놓은 쓰레기의 경우라도 제대로 수거되지 않아 강우 시 강이나 계곡 및 바다로 휩쓸려 내려가는 것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일반적으로 등산을 할 때, 등산객들은 이런저런 먹거리를 가져간다. 과일 또한 흔하게 가져가는데 이때 버려지는 과일껍질이 무시할 수 없는 수질오염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등산객이 즐겨 가져가는 과일 중 하나인 포도의 경우, 껍질의 BOD가 28만3천ppm으로 8만1천ppm인 맥주보다 약 3배의 BOD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30g의 포도 한 송이를 먹고 찌꺼기를 물가에 버리게 되면 BOD 40g과 거의 유사한 양으로 수질을 오염시키게 된다. 즉, 등산객이 포도 한 송이를 먹고 찌꺼기를 물가에 버리는 것은 한 사람이 하루종일 같은 지역에서 취사하고, 빨래하고, 목욕하면서 대소변을 배설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수질을 오염시키게 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계곡이나 물가에 갈 때 즐겨 가져가는 9.6kg 가량의 수박 한 통 중 버리는 껍질의 BOD는 5천800ppm으로 0.6g의 BOD가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0.6kg의 참외 한 개껍질은 8천300ppm으로 0.9g의 BOD가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먹지 못하고 버리는 과일들의 양을 생각하면 과일류에 의한 수질오염이 막대할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깨끗한 물과 공기를 지키기 위해서는 취사행위 금지는 물론, 가져간 과일은 남김없이 먹고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오는 등산 문화의 정착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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