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2022년, 보이지 않는 지하수를
보이게 하는 한 해가 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지하수는 강수나 지표수, 관개용수가 오랜 시일에 걸쳐 땅으로 침투한 것으로 지표수에 비해 수질이 양호하다. 이 때문에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여러 국가에서는 상수원의 약 60~70%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하수는 식수 공급의 절반을 차지하며, 농업용수의 약 40%, 산업용수의 약 30%를 공급하는 귀중한 수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하수 개발 가능량 대비 이용률이 31%에 불과하고,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깨끗하고 질 좋은 지하수가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적으로 물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질의 수자원 확보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지하수는 이러한 물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UN에서는 이러한 지하수의 중요성을 반영해 2022년 3월 22일, 세계 물의 날 주제를 ‘지하수: 보이지 않는 물을 보이게 하자(Groundwater: making the invisible visible)’로 설정했다. 우리나라도 물부족을 대비해 양질의 지하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수자원인 지하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에 있고, 쓰레기 매립지나 주유소, 산업현장 주변 폐수 등 오염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지하수 폐공 관리에 특별히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환경부의 ‘2020 지하수 측정 연보’에 따르면 전국의 미처리 불용공의 수는 3만1천679개소로 경기도에 1만1천126개소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충청남도가 3천228개소, 경상남도가 3천142개소, 충청북도 2천221개소 순이다. 특·광역시 중 미처리 불용공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특별시로 1천502개소이며, 부산광역시 1천186개소, 대전광역시가 1천83개소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불용공 수 대비 미처리 불용공 수가 많아 처리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세종특별자치시로 60.9%로 조사됐고, 서울특별시의 처리비율이 94.5%로 가장 높았다.

특히 갈수기에 사용한 농업용수 취수정에 대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며, 농촌 상류부터 하류까지 사계절 내내 비닐하우스 재배에 사용되는 취수정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폐공 관리체계와 지하수 관리에 IT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지하수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IT 선진국으로서 IT 기술을 활용한 지하수 모니터링 기술과 GIS(지리정보체계)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 등을 결합해 언제나 지하수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지하수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하수 예산 확보와 전문가 육성 등 지하수 관련 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해 앞서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워터저널』 2021년 12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