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이상기후에 따른 재해 대비를 철저히 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폭우, 폭염 등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독일에서 100년 만의 폭우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중국에서도 1천 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도시가 물에 잠겼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초 폭우로 큰 산사태가 발생했다. 아울러 미국 서부와 캐나다는 여름철 기온이 50℃에 육박하는 등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으며, 러시아 모스크바는 지난 6월 기온이 34.8℃를 기록해 142년 만에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우리나라는 매년 7〜9월 장마로 크고 작은 피해를 입는데, 특히 2010년부터 우리나라를 거쳐 가는 태풍 발생횟수가 늘면서 그 피해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태풍 ‘하구핏(Hagupit)’이 섬진강 제방을 무너뜨려 화개장터가 33년 만에 침수되고 곡성과 호남일대에 큰 홍수피해를 가져왔다. 대전 산성전통시장도 10분만에 40여 개 점포가 침수되는 등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하상계수가 높고 하천이 많아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에 취약한 형편이다. 전국에 있는 하천은 총 3천835개이며, 이 중 국가하천이 62개소, 지방하천이 3천773개소이다. 권역별로는 한강권역이 913개소(국가 19, 지방 894), 낙동강권역이 1천185개소(국가 17, 지방 1천168), 금강권역이 877개소(국가 17, 지방 860), 섬진강권역 423개소(국가 3, 지방 420), 영산강권역 377개소(국가 6, 지방 371), 제주도 권역은 지방하천만 60개소에 달한다.

게다가 하천에 수리구조물이 많아 재해 발생 시 사고로 이어질 위험은 더 높아진다. 전국적으로 댐은 79개소, 다기능 보가 16개 설치되어 있으며, 지방하천에는 수백 개의 고정 보가 설치되어 있다. 특히 이러한 구조물은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하천의 수위를 높이는 역할을 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국내에 많은 농업용 저수지가 있지만 노후도가 심해 홍수조절 능력을 장담하기가 어렵다. 전국의 농업용 저수지는 1만7천505곳이며, 이 가운데 축조된 지 50년이 넘은 저수지가 1만1천970곳으로 전체의 68.4%에 달한다. 30년이 안 된 저수지는 전체의 5%인 875개소에 불과하다. 저수지는 내구연한을 50년으로 해서 축조하기 때문에 이 기한을 넘긴 노후저수지의 안전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저수용량 확보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가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육상 준설, 댐 저수구역 내 보 또는 저사댐 설치 등을 통해 저수지 기능을 회복하고, 저수지 내구연한을 연장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노후화한 댐 및 저수지의 성능을 개선해 용수공급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정밀안전진단 대상을 소규모 저수지로 확대해 댐체를 보강하며, 누수량·저수율·수위·퇴적량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지로 이루어져 있고, 영토가 워낙 좁다 보니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산지를 개간하고 도로를 냈다. 이로 인해 산지를 절토해 만든 일반 국도변은 산사태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다.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 또한 산을 깎아서 지은 경우가 많으며, 개발로 인한 비탈면을 옹벽으로 막아놓은 것이 전부인 실정으로 산사태가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하고 비상상황을 철저히 대비해 침수 및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워터저널』 2021년 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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