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지하수 고갈 막으려면 늦기 전에 
 
지하수 관리에 투자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미국이나 유럽은 연중 비가 골고루 내리고 토양이 지하수를 쉽게 흡수할 수 있어 대부분의 물이 지하수로 들어갔다가 복류수로 다시 나오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하상계수가 높고 화강암으로 된 산이 많아 빗물이 지하수로 스며들지 않고 대부분 유실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여름철 집중되는 강우로 4개월 동안 전체 비의 70%가 내리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도 섬세하고 과학적인 물관리가 필요하다. 지하수는 인공저수지 비닐하우스·공장·골프장 등의 난개발과 지하수의 흐름을 막거나 제한하는 인공저수지, 댐 등으로 인해 고갈될 수 있다. 이 외에 생활하수와 공장폐수로 인한 수질오염도 사용가능한 지하수를 마르게 하는 원인이다. 

지하수 고갈은 지반을 무너뜨려 큰 사고를 낼 수 있다. 종종 뉴스 헤드라인으로 등장하는 싱크홀(Sink hole)이 그것이다. 땅 속 지층이 어긋나 생기는 빈 공간을 보통 지하수가 흐르면서 채우는데, 가뭄 등으로 지하수가 고갈되면서 지반이 엄청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 싱크홀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지하수는 가뭄으로 고갈되기도 하지만 가뭄을 이겨내는 큰 무기가 되기도 한다. 물이 부족해지는 가뭄에는 수자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지하수는 상수원수, 생활용수,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수자원이다. 또한 땅 속을 흐르는 지하수는 연중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냉난방에 청정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등 응용방안이 무궁무진하다. 미래 수자원이자 에너지원으로 무한한 가치를 지닌 지하수는 점점 우리 생활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어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한다.

비록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지만 지하수는 우리가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자원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재난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자원을 아껴야 한다. 이를 위해 지하수에 대해서도 ‘공(公)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요 자원인 지하수를 보존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개인도 노력해야 하겠지만 국가 차원의 과감한 투자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워터저널』 2021년 5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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