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노후화된 상하수도시설, 개선이 시급하다”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우리나라의 상수도시설과 하수도시설은 보급된 지 각각 70년, 40년을 경과했다. 하수도시설은 비교적 늦게 도입되어 노후도가 심하지 않지만 상수도시설은 오래된 만큼 노후화된 시설도 많다. 특히 보급 후 30년 이상 경과한 상수관로는 전체 상수관의 14%를 차지한다.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시설 평가를 주기적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근본 원인인 노후화 시설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수장의 상수처리 시설은 취수펌프, 도수관로, 변류시설 및 밸브, 침사지, 약품투입시설, 침전지, 여과지, 소독시설, 고도처리시설, 정수지 및 배수지, 송수펌프, 송수관로 등으로 구성되고, 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시설은 하수관로, 스크린 및 침사지, 1차침전지, 생물반응조 송풍기(펌프) 산기관, 2차침전지, 총인처리시설, 슬러지처리시설(필터프레스 등), 소화조, 가스저장조, 가스터빈, 소독방류조(자외선) 등으로 이뤄져 있다.

각 시설의 노후도는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을 장기간 운용함에 따라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운영방식, 운영환경, 운영자 등 변수에 의한 영향을 받는다. 각 시설의 노후도를 알기 위해서는 시설의 설치 목적과 현황 등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정밀진단을 통한 시설 평가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정수장에서 가장 노후도가 심한 시설은 취송수 펌프와 각종 배관, 변류시설로 추정된다. 취수펌프와 송수펌프는 1년 365일 24시간 작동하며 물을 빨아들이거나 내보내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설비의 노후도나 피로도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펌프를 통해 이송되는 물은 관로를 통해 각 시설 및 수용가로 공급된다. 관로는 각종 밸브 등 변류시설이 설치되어 있는데 변류시설이 노후화되면 녹슬거나 눌러 붙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주기적인 유지관리와 교체를 통해 이상 유무를 상시 모니터링해야 하지만 관로는 땅 속에 묻혀있기 때문에 등한시하기 쉽다. 결국 정수장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정수처리된 물은 공급과정에서 오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대부분 변류시설 노후화로 인한 것이다.

하수처리장의 경우 생물반응조(송풍기 및 산기관)가 송풍기, 공기공급 파이프라인, 각종 밸브와 측정장치, 산기관 등 다양한 설비로 구성되어 있어 노후도가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물반응조의 호기화를 위한 산소를 공급하는 송풍펌프와 산기관은 항상 가동되기 때문에 다른 설비에 비해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상시 모니터링을 통한 유지관리가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정수장과 하수처리장의 각 시설에 대한 기술진단은 주기적으로 수행되고 있지만 노후도 및 피로도 등에 대한 자세한 평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향후 처리시설에 대한 시설 운영, 처리능력과 더불어 각 시설의 노후도 및 피로도(안정성) 등의 평가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합물관리 정책은 우선적으로 환경기초시설의 노후화된 시스템을 과감히 개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수돗물을 안심하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물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저널』 2021년 4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