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상하수도 배관 전문 기술자 양성 시급하다”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지난 1월 잦은 폭설과 3년만의 강한 한파로 수도관이 동파한 가정이 늘면서 배관 수리공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수도관이 동파하면 한시라도 빠른 복구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상하수도 배관공이 소위 3D(difficult·dirty·dangerous) 업종이란 인식이 만연해 젊은 층 사이에서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수리인력 부족이 문제되고 있다.

과거 미국의 대표 슈퍼리치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일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할 거면 배관공이 되라”라고 조언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그는 이에 대한 이유로 높은 학비에 비해 정체된 임금으로 고전하는 중산층에게 배관공 같은 전문 기술직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고 배관공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좋아졌으며 기술 경쟁력이 있으니 일한 만큼의 돈을 고스란히 수입으로 챙길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배관공이 낮은 연봉 등 좋지 못한 대우를 받는다는 인식 때문에 도시 내 배관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등 수요는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기술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데 실제 배관공 소득은 2020년 기준으로 중산층에 속하는 수준이다. 이는 배관공에 대한 국내 인식이 여전히 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캐나다, 미국 등 서구 선진국의 경우 배관공과 같은 전문 기술인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며 이를 양성하는 데 적극 노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녀에게 권하고 싶은 전공 분야를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법학과 IT 분야를 제치고 배관공 기술교육이 1위를 차지했다. 배관공이 특히 대우받는 캐나다의 경우 기술 쉐리던 컬리지(Sheridan college)라는 기술 전문 교육기관에 배관기술학과(Plumbing Technician)를 별도로 만들어 배관기술 전문인력을 양성, 교육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렇다 할 배관기술 교육기관이 없고 직업전문교육기관이나 인력개발원 등에서 배관·용접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전부이며, 배관 교육을 전문으로 내세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전문 대학교육기관은 전무하다.

앞으로는 배관기술 교육 관련 전문대학이나 특성화고등학교를 설립해 기술인력을 교육하고 고숙련도 배관공을 양성해 궁극적으로 배관공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에 힘써야 한다. 하루빨리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정책·제도를 마련해 시행하기 바란다.

 [『워터저널』 2021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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