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신년특집  Ⅱ. 국가물산업클러스터, 7월 본격 가동된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로 물 기술개발·해외수출 촉진시켜야
국내 물산업, 공공주도형서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전환”


“물산업클러스터, 대구지역 기반사업 아닌 국가 물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 전초기지
새로 설립되는 ‘한국물기술인증원’은 물산업클러스터와 같이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

 Part 05. [인터뷰]  최인종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회장

▲ 최 인 종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회장
환경부는 21세기 블루골드(Bule Gold)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물산업이 우리나라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 제조, 플랜트 기술과 접목된다면 세계시장을 선도할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2016년 11월 10일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착공식을 가졌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조성 중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착공에 들어간 지 2년 반만인 오는 7월 본격 운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우리 기업이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물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물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완공이 다가오자 물산업클러스터 운영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은 물산업클러스터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11월 22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국가 물산업 클러스터 기업유치 설명회·자문위원회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조성을 발판 삼아 우리나라가 글로벌 물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시작점에 선 지금, 본지는 클러스터 입주기업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12월 21일 최인종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KWCC) 회장(㈜미드니 대표이사)을 만나 국내 물기업의 애로사항, 입주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계획, 물산업클러스터의 원활한 운영과 국가 물산업 성장을 위한 정부에 바라는 점 등을 들어봤다.

-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주요 추진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24개 기업 유치 확정…2020년까지 50개 기업으로 확대”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KWCC, Korea Water Cluster Conference)는 물산업클러스터 기업 집적화단지에 입주하는 물 관련 기업의 협의체입니다. 입주기업협의회는 기술 개발, 수출 촉진, 내수기반 확보, 사회공헌, 산·학·연·관 협력, 해외협력의 사업목표에 따라 정수처리장치 기증사업, 국내외 전시회 참여, 지역인재양성 프로그램, 정책제안 및 각종 세미나 참여, 국제물주간 프리 워크숍(Pre-Workshop)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참여기관 및 협조기관인 환경부, 대구광역시, 한국환경공단, K-water, 대구환경공단, 다이텍(DYETEC)연구원, 대구경북연구원, 대구테크노파크,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경북대학교 등이 KWCC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지원 및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지난 11월 기준 90%의 공정률을 보이며 올 연말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클러스터에 입주를 확정한 기업이나 기관은 얼마나 됩니까?

현재 24개 기업의 유치가 확정된 상태이며, 대기업으로는 롯데케미칼㈜, 1천억 원 정도의 중견기업 매출을 가진 ㈜삼진정밀, PPI평화㈜, 그리고 ㈜한국유체기술, ㈜썬텍엔지니어링, ㈜문창, ㈜미드니, ㈜지이테크, ㈜우진, ㈜그린텍, ㈜케이디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강소기업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20년까지 약 50개 기업이 연구소 및 생산시설을 갖추고 기업집적화단지에 입주할 예정입니다.

▲ 최인종 회장이 지난 11월 22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국가 물산업 클러스터 기업유치 설명회’에서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현황과 해외진출 사례 등을 설명하고 있다.

- 입주를 앞두고 기업 관계자들이 느낀 애로사항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협의회 운영 초반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산업 허브로서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본연의 기능 갖게 될 것”

환경부 주도의 국가 물산업 육성 전략에 따라 조성 중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및 기업집적화단지에 대하여 지역기반산업이라는 일부의 시각에 따라 전국적인 지지로 시작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관련법이 마련된 현시점에서는 이러한 지엽적인 관점에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공공구매에 의존하던 물 관련 기업의 특성상 물산업 육성의 주체인 기업의 주도적인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부분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대구광역시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물산업클러스터의 접근성 확보 및 정주(定住) 여건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기업의 유치와 함께 유관기관의 이전 및 유치가 물산업클러스터의 활성화 및 대한민국 물산업의 허브로서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본연의 기능을 가지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그동안 물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가 기술을 개발해도 테스트할 곳이 없다는 점이었는데, 물산업클러스터는 국가가 기업에 마음대로 실험할 수 있도록 실험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입주기업들에게 큰 혜택일 것 같습니다. 이밖에 입주 시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주요 혜택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물융합연구동·분산형 테스트베드·실증화시설 등 보유”

그동안 물 관련 기업들이 많은 노력과 투자를 통해 개발한 제품들이 실증실험을 통한 성능인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인 탓에 저가입찰제 및 실적 위주의 국내시장 여건에서 제품을 출시도 해보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는 1천㎥/일 규모의 하수·폐수·정수·재이용 실증화시설 및 종합관망시험시설, 실험분석실을 갖추고 있으며, 대구광역시 내의 18개 정수장 및 하수·폐수처리장에 분산형 테스트베드(Test Bed)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설은 기업집적화단지 입주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1만1천여 개 물기업이 언제든 자신이 개발한 제품의 성능을 실험하고 검·인증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물산업클러스터의 목적이 ‘국내 물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전과정을 구현하는 원스톱 시스템(one-stop system)의 복합단지 조성’ 인 만큼, ‘R&D-기술 인증-실적 확보-국내 사업화-해외진출’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하여 ‘물융합연구동·워터캠퍼스(Water Campus), 실증화시설, 분산형 테스트베드(Test Bed),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개발, 수출촉진을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이 기대됩니다.

 “물산업 육성은 글로벌 이슈, 국가경제 발전, 기술개발·수출촉진 등 세가지 관점서 중요
 중소기업 단독으로 기술개발·해외시장 개척·수출 촉진 분명히 한계…정부 지원 절실
 공공구매 의존하던 물시장,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전환하는 패러다임 변화가 우선되어야”

- 지난해 입주기업들은 베트남 농촌지역 먹는물 해결을 위해 자체 생산한 제품과 기술을 결집한 수처리 시설을 공동 제작하여 베트남 농촌마을에 기증하여 국내외 많은 기업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향후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물산업클러스터, 기술개발·수출촉진 분명한 목표 가져”

물은 공공의 자산으로, 물산업은 단순히 경제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한국 물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관점에서 시작한 베트남 정수처리장치 기증사업(400㎥/일 규모)이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증사업을 계기로 베트남 현지의 많은 관심이 실질적인 사업 상담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증사업을 통한 실적 확보 및 현지 관계자의 영향력 확보, 수출장벽 극복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의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기술개발’, ‘수출촉진’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활동과 전략적 접근을 통해 해외시장개척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범용기술을 통한 개발도상국 진출, 선도기술을 통한 선진국 진출 및 경쟁력 확보, 미래기술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 물산업이 세계 물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물산업 관련 주체의 열정과 희생이 반드시 필요하며, 공공구매에 의존하던 시장을 수출주도형산업으로 전환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KWCC)는 대구광역시와 함께 지난 2017년 11월 13일 입주기업협의회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하루 400㎥ 규모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베트남 빈롱성에 기증, 베트남 호치민 롯데호텔 레전드 사이공에서 기증식을 가졌다. 사진은 최인종 회장(오른쪽)과 보아잉 쥬이(Vo Anh Duy) 빈롱 농촌용수공급위생센터장(왼쪽)과의 고도정수처리시설 기증 서명식 모습. 뒷줄 가운데가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사진 : 대구광역시 제공]

- 지난 12월 4일 「물관리 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12월 13일부터 시행에 들어갑니다. 물산업클러스터의 원활한 운영과 육성, 나아가 국가 물산업 성장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십시오. 

“국제 검·인증제도 통한 수출장벽 극복해야”

정책 일관성입니다. 2014년 환경부 주도로 시작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추진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물산업 육성의 근본적인 이유는 신산업 발굴을 통한 지속가능한 고용의 창출과 투자 확대, 아울러 글로벌 이슈에 대한 국가위상 강화라고 생각합니다.

방법론에서 물산업 육성의 키워드는 검·인증입니다. 미국의 경우 NSF / ANSI 61 인증, 일본 JWWA 마크, 독일 DVGW, 영국 WARS, 북유럽 4개국 NKB, 싱가포르 워터마크 등을 통해 자국산업보호의 무역장벽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 설립되는 ‘한국물기술인증원’에서 우리나라의 물 관련을 검·인증을 맡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물기술인증원 유치를 놓고 여러 지역 및 기관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물기술인증원’은 물산업클러스터와 같이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더 이상 ‘한국물기술인증원’ 설립과 관련하여 국가정책 일관성에 대한 의심으로 시작해 보지도 않은 국가 물산업 육성 전략이 좌초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시야는 국제시장을 바라보는 바깥으로 향해야 합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대구지역 기반사업이 아니라 국가 물산업 육성 전략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입니다. 전국적인 지지, 참여 및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21세기 블루골드(Bule Gold) 시대를 맞아 물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국가 전략의 일환입니다. 국가적으로 물산업을 육성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물산업클러스터·집적화단지·물기술인증원 매우 중요”

물산업 육성은 세 가지 관점에서 중요성을 가집니다. 첫째로는 글로벌 이슈의 관점입니다. 물은 인류의 생존과 보편적 복지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따라서 세계 11위권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은 이러한 글로벌 이슈에 대하여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UN에서 발표한 17가지 지속가능성장목표 중에서 6번째 과제로 물의 문제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국가경제발전의 관점입니다. 대한민국은 1차 산업화 과정의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5대 주력산업을 발전시켰으며, 이 5대 주력산업인 전기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은 한국 제조업 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대기업 중심의 수직계열화 구조를 형성하였습니다. 이러한 수직계열화 산업구조에서는 수십만 중소기업이 언제든 도산 및 절대적 위기에 봉착 할 수 있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조선산업의 위기와 자동차산업 침체를 통해서 충분히 인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5대 주력산업과 함께 수평계열화 산업군의 육성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물산업은 공공재의 특징으로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구조로 장악되지 않은, 중소기업 중심의 집적화를 통한 수평계열화 산업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최적의 산업군 중 하나입니다.  

▲ 지난 9월 11일 저녁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주최로 대구 아이앤지 캠퍼스(inG Campus)에서 열린‘국가물산업클러스터(KWC) 스페셜 워크샵 & 웰컴파티’에서 국내외 물전문가 및 최인종 입주기업협의회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 및 회원사 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 번째는 기술개발, 수출 촉진의 관점입니다. 국내 물 관련 기업은 약 1만1천여 개로 종업원 9인 이하의 영세기업이 70%, 50명 이상이 5%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아울러, 약 30조 원 정도의 한국 물산업 시장은 80% 이상을 공공주도형 사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공공구매에 있어 최저가 입찰제 및 많은 책임과 특혜시비가 생길 수 있는 신기술, 신제품 적용을 꺼려 물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국내 시장마저도 이미 국내 상수도 보급률 99%, 하수처리율 95%에 달하므로 국내 내수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잃고 있습니다. 공공주도형 산업에서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중소기업 단독으로 기술개발, 해외시장 개척, 수출 촉진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물산업클러스터, 집적화단지, 한국물기술인증원은 그만큼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입니다. 물산업 육성의 관점에서 모든 구성주체의 역량을 집중할 시점이라 생각됩니다. 

[대담·사진 = 배철민 편집국장 / 정리 = 최해진 기자]

[『워터저널』 2019년 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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