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녹조발생 3요소 중 ‘높은 수온’ 제어가 특히 중요


강과 호소 녹조방지에 가장자리 부근 정체수역 햇빛 차단이 가장 효과적
햇빛 차단과 더불어 재생에너지 생산 가능한 태양전지판 설치도 검토 필요


▲ 김 동 욱 박사
•한국물정책학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우리나라 녹조방지대책 

녹조발생의 세 가지 조건

녹조발생의 필수조건 세 가지는 높은 농도의 총질소(T-N)·총인(T-P)과 같은 영양염류, 높은 수온 그리고 긴 일조시간이며, 이들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발생해야 한다. 우리나라 강과 호소의 영양염류는 그 제한물질이 총인이기 때문에 녹조발생 조건은 높은 농도의 총인, 높은 수온, 그리고 긴 시간의 강렬한 일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5월 중하순부터 10월 초중순 사이에 강과 호소에 녹조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그 기간 동안 녹조발생 조건들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녹조는 비가 많이 오거나 서늘한 바람이 부는 늦여름이나 초가을이 되면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이는 수온이 내려가고 일조시간이 짧아지면서 일조 강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가뭄과 폭염은 녹조 발생의 가장 큰, 직접적인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7∼8월은 장마철이기도 하지만 연도와 지역에 따라 장마 대신 가뭄과 폭염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녹조의 발생은 최근 들어 전국적인 현상이 되어 가고 있다.

‘총인 등 영양염류의 농도가 높으면 녹조가 발생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영양염류는 녹조 발생의 하나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녹조는 유속이 느려지면 발생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느려진 유속만으로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

유속이 느려진다는 것은 하천이나 호소 등 수역의 자연조건이 일정할 경우 수량의 감소를 의미하고, 수량의 감소는 수온의 상승을 의미한다. 즉 유속이 느려진다는 것은 녹조 발생의 필요조건 중 하나인 수온 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현행 녹조발생 방지대책 및 한계

녹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녹조발생 조건들 중 일부 또는 전부의 발생을 방지하면 된다. 햇빛을 차단하면 광합성이 방지되는 동시에 수온도 내려가므로 녹조발생 조건 2가지를 제거할 수 있다.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녹조가 발생한 수면에 황토를 뿌리는 방법([그림 1] 참조), 녹조차단매트를 설치하는 방법([그림 2] 참조) 등이 있고, 호소의 수면에 수초 섬을 만들어 영양염류를 감소시키는 방법이 있다([그림 3] 참조). 영양염류가 호소나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생활하수, 공장폐수, 축산분뇨 등을 정화하는 방법도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녹조방지기술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요오드수지(트리이아오다이드 수지)의 접촉 살균력으로 녹조를 방지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는 농업생명과학대학 농화학식품공학과 권종희 교수가 요오드수지로 녹조로 오염된 강이나 하천, 호수, 연못 정수시설 등에 있는 담수조류를 순간적으로 살균해 성장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진주=연합뉴스, 2017년 6월 22일자).

“농어촌연구원에서는 녹조를 잡아먹는 동물플랑크톤을 ‘포식성 천적생물’로 정의했으며, 2007년부터 녹조발생 수역에 적용 가능한 ‘포식성 천적생물 배양 장치’를 고안하고 문제점을 진단 분석해 최적 적용기술을 개발했다. ㈜아썸과 경희대학교 장광현 교수팀이 기술개발에 함께 참여해 기술개발의 문제점과 기능향상 방안을 제시해줬다”(환경미디어, 2012년 9월 6일자).

“한국농어촌공사는 김종원 경영지원처장이 ‘지하수를 이용한 녹조방지 시스템’을 개발, 지난 4월 29일 특허권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의 원리는 14∼17℃의 지하수를 스프링클러를 통해 수면에 살포해 수온을 낮추는 것인데 이때 생기는 잔물결이 햇빛투과율을 떨어트려 수온상승을 이중 차단, 녹조발생을 억제하는 것이다.

공사는 지난해 전남의 당촌 저수지에서 이 시스템 시범 설치 후 10일간 저수지의 수면 측정결과에서, 수온(21→18℃), 용존산소량(13.2→7.8), pH(수소이온농도, 9.7→8.1) 모두 서서히 떨어지는 등 녹조발생 저감, 방지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지하수를 활용한 녹조제거 시스템은 친환경적이면서 초기시설비를 포함한 유지관리비용이 2분의 1가량 저렴하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황토나 화학물질을 이용할 때처럼 2차적인 환경오염의 부작용도 없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획기적인 기술개발로 그동안 수질오염의 주 원인이었던 녹조문제를 해결해 저수지 유지관리와 농업용수 공급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2009년에도 굴삭기에 장착해 제초할 수 있는 2종의 제초기에 대해 발명특허를 받은 바 있다”(수산인신문, 2012년 3월 26일자).

그러나 황토를 뿌리는 방법, 녹조차단매트를 설치하는 방법, 호소 수면에 수초 섬을 만드는 방법, 생활하수·공장폐수·축산분뇨 등을 정화처리하는 방법 등은 모두 단편적·지엽적이어서 그 효과에 한계가 있고, 요오드수지법이나 포식성 천적생물법, 지하수이용법 등도 기술성, 경제성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녹조 방지 위한 한 가지 방법

수온은 녹조발생의 필수요소다. 남조류는 20∼30℃의 수온에서 그 성장속도가 최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수온이 10℃ 이하인 겨울과 봄철에는 규조류가, 10∼20℃인 봄과 초여름에는 녹조류가, 20℃ 이상이 되는 여름철에는 남조류가 주로 증식한다. 연평균 수온이 7∼8℃이고, 여름철 수온이 8∼9℃인 소양호에는 녹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같은 강과 호소의 경우라도 중심부보다 수온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장자리 지역에서 훨씬 더 많은 녹조가 발생한다. 우리나라 호소 중 녹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호소 중 하나인 대청호의 경우, 녹조의 대부분이 호소의 가장자리 지역에서 발생한다.

대청호의 가장자리 지역에 있는 대전시 동구 추동의 대전시 상수원수 취수탑과 청주시 문의면에 있는 청주시 상수원수 취수탑 지점의 연평균 수온은 중심부의 수온에 비해 5∼6℃가 더 높고, 특히, 녹조가 발생하는 6∼9월 중에는 10∼12℃가 더 높다. 대청호 물 전체의 연평균 수온은 11∼12℃이며, 녹조가 발생하는 6∼9월의 최고 수온은 18℃, 평균 수온은 13∼14℃이다.

따라서 강과 호소의 녹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장자리에 있는 수심이 얕고 유속이 느린 정체수역의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햇빛 차단의 한 방법으로 태양전지판을 강과 호소의 가장자리에 설치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햇빛 차단과 함께 태양전지판으로 재생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므로 녹조방지와 재생에너지 생산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그림 4], [그림 5] 참조).

 
 
우리나라의 녹조는 녹조발생 3요소 중 높은 수온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강과 호소의 가장자리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하는 방안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워터저널』 2018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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