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청정상수원 확보해 수돗물 직접음용률 높여야”


2014년 수돗물 직접음용률 4.8%…지속적 증가 추세이나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아
상수원·물탱크·수도관 오염 우려 및 부정적 언론보도로 국민의 막연한 불안감 심각

 

▲ 김 동 욱 박사
•한국물정책학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수돗물 직접음용비율 향상 방안

수돗물의 직접음용비율

2005년도에 실시한 ‘수돗물에 대한 국민 의식조사’에 의하면 수돗물을 수도꼭지에서 바로 마시는 인구가 1.7%, 끊여서 마시는 인구가 42.3%, 정수기물을 마시는 인구가 38.9%, 먹는 샘물을 마시는 인구가 8.6%, 약수터 물을 마시는 인구가 7.7%, 기타 0.8%이었다.

수돗물 직접음용비율은 2009년 3.0%에서 2010년 3.1%, 2011년 3.5%, 2012년 4.0%, 2013년 4.5%, 2014년 4.8%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미국의 56%, 캐나다의 47%, 일본의 33%에 비하면 매우 낮은 비율이다([그림 1] 참조).

수돗물 직접음용비율이 낮은 이유

지금까지 행해진 수돗물에 대한 국민 의식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인구의 비율은 5% 수준이지만 끓여서 마시거나 정수기를 사용해서 마시는 인구를 합하면 수돗물을 마시는 인구는 85% 수준이고, 먹는 샘물 등을 마시는 인구는 15%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돗물을 끓여서 마시거나 정수기를 사용해서 마시는 이유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직접적인 이유로 물맛, 녹물 등 이물질, 정수기 선호가 각각 15%, 10.2%, 2.7%를 차지하고, 심리적인 이유로 막연한 불안감, 상수원 오염 우려, 물탱크 또는 수도관 오염 우려, 부정적 언론 보도, 기타가 각각 31.9%, 14.6%, 18.3%, 2.1%, 5.2%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그림 2] 참조). 

 
여기서 ‘막연한 불안감’이란 수돗물에 대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정보 때문에 무의식중에 형성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라고 할 수 있다. 상수원 오염, 물탱크 오염, 수도관 오염, 물맛, 녹물 등 이물질 등은 실제로 발생했거나 발생이 가능한 것들로, 수돗물의 직접음용을 기피하게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청정상수원의 확보

수돗물 직접음용률 향상을 위한 중요한 대책 중의 하나가 청정상수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청정상수원이란 그 상류에 인위적인 오염원이 거의 없는 상수원을 말한다. 예를 들면, 소양호, 충주호, 안동호, 임하호, 대청호, 주암호 등 상류지역에 위치한 호소 등을 말한다.

청정상수원을 확보하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상수원의 수질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오염된 상수원수에는 환경호르몬 등 고도정수처리에 의해서도 처리가 곤란한 미량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오염된 상수원수를 고도 처리하는 과정에서 트리할로메탄 등 유해한 부산물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청정한 상수원수는 여과·살균 등 간단한 정수처리 후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로서, 당초부터 미량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간단한 정수처리로 화학약품 등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정수과정에서 부산물이 생성되지 않는다. 이것은 곧 수돗물에 대한 불신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관·물탱크 오염 우려 불식 대책

노후 수도관이나 부실하게 설치·관리되는 물탱크도 수돗물 불신의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수도관이 노후하거나 파손되어 이물질이 녹아 흐르거나 외부에서 유입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노후·파손된 수도관을 교체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그러나 노후 수도관의 교체에는 많은 돈과 공사시간이 필요하고, 교통 혼잡의 야기 등 어려움이 있어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노후 수도관의 교체는 장기계획에 따라 추진되어야 한다.

물탱크란 고층아파트와 같은 경우 그 높이가 배수지의 높이보다 높아 그 수압으로는 급수할 수 없기 때문에 옥상에 물탱크를 설치하여 인위적으로 양수하여 수돗물을 급수하는 시설을 말한다. 이와 같이 옥상에 설치된 물탱크는 관리가 어려워 수질이 오염되기 쉽다.

▲ 노후 수도관이나 부실하게 설치·관리되는 물탱크도 수돗물 불신의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이러한 물탱크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배수지 또는 배수시설을 아파트 등 수돗물 사용 시설의 높이보다 높은 곳에 설치하면 된다. 수돗물 사용시설보다 높은 지형이 주위에 있을 경우에는 거기에 배수지 또는 배수시설을 설치하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도시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높은 지형이 필요한 곳에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적정한 높이의 인공적인 배수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등 주택단지를 개발할 경우, 주위에 있는 야산 등에 배수탑을 설치하는 방법이다.

그러한 배수탑의 배수시설은 그 자체의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수장에서 직송된 수돗물일 경우 수도관 오염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배수탑의 설치 방안은 신규로 개발되는 주택단지 등의 경우에는 반드시 고려해볼 만하다.

‘막연한 불안감’ 해소 대책

‘막연한 불안감’이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심리적·정서적인 문제다. 이 경우에는 수돗물이 수질검사 결과 사람의 건강에 아무런 해가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어도 수돗물 먹기를 꺼리게 된다.

예를 들어, 부산시민의 생활용수로 사용되는 상수원수는 물금과 매리에서 취수하는 낙동강 지표수이다. 그 상류에는 대구시를 비롯한 대형 생활하수 발생원과 산업폐수를 배출하는 많은 공단들이 있다.

물론 상류의 대도시나 공단은 발생되는 생활하수나 산업폐수를 규정보다 훨씬 더 깨끗하게 처리하여 낙동강으로 방류한다. 하지만 하류에서 그것을 상수원수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 상수원수로 만든 수돗물이 먹는물 수질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심리적·정서적으로 그것을 마시기를 꺼린다. 그들은 심리적·정서적으로 ‘낙동강’ 물로 만든 수돗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상수원수 취수원을 옮기는 방법 밖에는 없다. 예를 들어, 남강, 황강 등의 지역으로 상수원을 이전하는 것이다.

수돗물 직접음용 종합대책

수돗물 직접음용을 기피하는 이유 중 상수원 오염 우려가 15%를 차지한다. 이것은 청정상수원을 확보할 경우 수돗물 직접음용 인구가 15%로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관 오염과 물탱크 오염 문제에 대해서는 배수지, 배수탑 등을 설치할 경우 수돗물 직접음용 인구가 18%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맛이 없어서’와 ‘녹물 등 이물질’ 문제는 배수지, 배수탑 등에 의해 해결될 수 있으므로 직접음용 인구는 다시 25%가 높아진다. 이처럼 청정상수원 확보와 배수지, 배수탑 설치로 수돗물 직접음용 인구를 58%까지 높일 수 있다.

다음, ‘막연한 불안감’ 문제는 상수원 오염, 수도관 오염, 물탱크 오염, 부정적인 언론보도 등과 직간접으로 관련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오염문제가 해결되면 ‘막연한 불안감’은 사라지게 된다.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수돗물을 직접음용하지 않는 인구가 32%나 된다. 이들에게서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지면 수돗물을 직접 음용하는 인구는 90%까지 높아진다.

시, 군 등 우리나라 수돗물 생산자들은 주민의 수돗물 직접음용을 장려하기 위해 수돗물 수질검사 결과 공표, 수돗물평가위원회 운영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돗물 직접음용비율은 좀체 높아지지 않고 있다. 물을 맛있게 마시게 하는 것은 수치로 나타낸 수질이 아닌, 시각적으로 나타낸 수질이 훨씬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청정상수원, 배수지, 배수탑을 그림으로 홍보하는 방법이 있다. 

▲ 우리나라 수돗물 생산자들은 주민의 수돗물 직접음용을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돗물 직접음용비율은 좀체 높아지지 않고 있다. 물을 맛있게 마시게 하는 것은 수치로 나타낸 수질이 아닌, 시각적으로 나타낸 수질이 훨씬 효과적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청정상수원, 배수지, 배수탑 모습.

[『워터저널』 2018년 3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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