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도시에 우수 침투관을 설치하여
홍수를 예방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UNEP 한국위원회 이사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맑은 날에도 시냇물이 마르지 않고 졸졸 흐르는 까닭을 아는가?
우리나라는 약 63%가 산림으로 뒤덮여 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캐나다, 중국은 33%, 네덜란드는 22%, 일본은 68%가 산림으로 뒤덮여 있다.

산림 위에 내린 비의 일부는 식물에 의해 증발되어 대기 속으로 되돌아가 버리지만 대부분은 산림 속 토양을 통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는데, 그 지하수가 서서히 지표로 얼굴을 내밀어 하천으로 흘러든다. 그래서 시냇물은 항상 흐르고 멈출 줄 모르는 것이다.

보통 비가 내리면 하천의 수량이 늘어나지만 그와 관계없이 하천의 물은 지하수로부터 끊임없이 공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도시에서는 어떤가? 도시의 지면은 대부분이 시멘트 콘크리트로 덮여 있으므로 비가 내리면 지하로 물이 스며들지 못한다. 그래서 비가 내리면 빗물이 하수도를 통해 크고 작은 하천으로 일시에 유출되며 도시 홍수를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1960년 이전 도시지역의 중소하천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흘렀다. 그 하천들이 현재는 하수로 변해 있는가 하면 평상시에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커다란 콘크리트 개천(도랑)이 되어 있다.

우수 침투관은 글자 그대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도록 하는 장치이다. 지하수를 풍부하고 깨끗한 중소하천의 물로 되찾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 또 큰 비가 내렸을 때는 하천의 범람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어 치수·침수·이수의 목적에 모두 통하는 유효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우수 침투관 중 여재로 된 것은 여과면이 막히기 쉬우므로 구명이 뚫려 있는 것이 적절하다. 우수 침투관을 만들 때에는 넓이 65㎝에 깊이 70㎝ 이상의 구덩이를 파고 투수성의 시트를 깐다. 그 속에 구멍이 난 우수판을 놓고 그 둘레를 자갈이나 쇄석으로 메우면 된다.

지붕에서 홈통을 타고 내린 비는 그 투수성의 시트로 받아져서 땅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일본의 도쿄 등에서는 각 가정마다 이를 설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밖에 침투트랜치라 하여 지하로 다공질의 배설관을 설치하여 빗물이 침투토록 하는 방법도 있다.

가정이나 공공장소에 앞으로는 되도록 지면을 시멘트 콘크리트로 덮어 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에는 도로를 포장할 때 콘크리트 대신 빗물이 스며들기 쉬운 타일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나아가 빗물 침투가 곤란하다고 일컬어지는 차도 포장에 대해서도 개선이 요망된다. 

[『워터저널』 2017년 1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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