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는 막대한 재원 낭비”


음식물류 폐기물 100% 재활용 경제성 분석 결과, 비용 대비 편익 비율 0.04 불과
환경·위생적 무해한 적정처리 방향으로 정책 개선 더불어 하수도체제 정비 시급

▲ 김 동 욱 박사
•한국물정책학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정책의 허실

일평균 음식물류 폐기물 1만3천톤

우리나라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은 2006년 일평균 1만1천463톤에서 2008년 일평균 1만4천26톤으로 증가했다가, 2012년 일평균 1만2천601톤으로 감소했다. 2015년에는 다시 일평균 1만4천220톤으로 증가했다([그림 1] 참조).

이러한 음식물류 폐기물의 증감 변화는 단순히 증가 혹은 감소 추세로 단정하기 어렵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음식물류 폐기물의 발생량은 과거 10년간의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의 평균값인 일평균 발생량 1만3천273톤이라고 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2015년)』, p42, 환경부).

우리나라 음식물류 폐기물의 일평균 발생량은 1만3천273톤이다. 그 중 사료나 비료 등 제품으로 생산되어 재활용되는 것이 2천787톤/일(21%)이고, 음식폐수가 9천557톤/일(72%), 이물질이 929톤/일(7%)을 차지했다.

 
처리시설별 처리량은 공공처리시설에서 5천575톤/일(42%)이 처리되었으며, 제품이 664톤/일(5%) 생산되었고 음식폐수가 4천513톤/일(34%), 이물질이 398톤/일(3%) 발생했다. 민간처리시설에서는 7천698톤/일(58%)이 처리되었으며 제품이 2천123톤/일(16%) 생산되었고, 음식물폐수가 5천44톤/일(38%), 이물질이 531톤/일(4%) 발생했다(『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운영현황』, 환경부)([표 1] 참조).

 
폐기물 자원화 편익·비용 비율 0.04

우리나라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방법으로 △습식사료화 처리 △건식사료화 처리 △호기성퇴비화 처리가 있으며, 처리방법별 톤당 처리비용은 각각 13만7천636원, 14만3천922원 및 13만7천984원이다(음식물류 폐기물 처리비용 산정 참고자료, 2012년, ㈔한국음식물류 폐기물자원화협회)([표 2] 참조). 여기에는 운반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류 폐기물의 일일 처리비용은 18억5천600만 원이고, 연간 처리비용은 6천775억900만 원이다. 여기에 10%의 이윤과 운반비용을 더하면, 연간 처리비용은 8천421억5천300만 원이 된다.

반면 음식물류 폐기물 재활용제품의 판매수입은 톤당 7천677원이고, 일평균 총 판매수입은 1억189만7천821원이며, 연간 총 판매수익은 371억9천233만9천665원이다. 이것을 편익과 비용의 비율로 나타낸 수치는 0.04이다. 이는 곧 100원을 투자해서 4원을 벌어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은 일평균 8만7천671톤, 연간 총 발생량은 3천200만 톤이다. 이 중 재활용되는 부분은 100만 톤(3.1%)이다. 처리비용은 연간 10억 달러, 톤당 31.25달러이다. 환율을 1천100원/달러로 적용할 경우 미국의 음식물류 폐기물 톤당 처리비용은 3만4천375원이 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음식물류 폐기물 톤당 처리비용은  17만3천831원으로, 미국의 5배가 넘는다([표 3] 참조).

 
현행 폐기물 처리, 비환경·비위생적

폐기물 처리는 일반적으로 ‘순환자원’의 개념을 도입하여 재활용하는 방법과 환경에 무해하게 위생적·생태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의 경우에도 환경성·위생성·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 앞에서 본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음식물류 폐기물 100% 재활용 정책의 경제성 분석 결과, 우리나라 음식물류 폐기물의 재활용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원이 극심하게 낭비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우리나라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의 환경성과 위생성이다. 환경성이란 음식물류 폐기물의 재활용처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그 환경적인 악영향으로는 수집 및 운반에 따른 악취 발생, 운반차량의 운행으로 인한 환경오염, 재활용시설의 운영으로 인한 각종 환경오염 등이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음식물폐수를 하수처리시설이나 개별 처리시설에서 처리하는 것은 환경적인 순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 재활용의 위생성은 그 재활용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으로, 발생원, 특히 가정에서 음식물 폐기물은 그 부패로 인한 악취 발생, 오물의 신체접촉 등 매우 비위생적이다.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정책 개선 필요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 정책은 비환경적·비위생적·비경제적인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가능하면 당장 바꾸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정책변경에는 그 전제조건들이 만족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음식물류 폐기물 중 재활용 3%를 제외한 부분은 모두 환경적·위생적으로 적정하게 처리하고 있다. 주방에서 발생하는 음식물류 폐기물 중 수분함량이 높은 것은 주방용 오물분쇄기(디스포저)에 의해 생활하수로 처리하고, 고체성 음식물류 폐기물은 일반쓰레기로 분류하여 도시쓰레기로 소각 또는 매립 처리한다.

미국은 음식물류 폐기물의 수분함량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아 고형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수분함량이 상대적으로 큰 음식물류 폐기물은 디스포저에 의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하수도체제가 완비되어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음식물류 폐기물은 수분이 70% 이상 포함되어 있어 재활용은 말할 것도 없고, 환경적·위생적인 처리도 매우 어렵다. 디스포저의 사용은 그 사용에 적합한 하수도체제가 정비되어 있어야 하고, 도시 쓰레기로서의 처리는 수분함량이 일정 수준 이하여야 환경성·경제성·기술성이 보장될 수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정책은 환경적·위생적으로 무해하고 경제성이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다만, 현재의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정책을 현실 여건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변경시켜 나갈 수밖에 없다.

먼저,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를 점진적으로 음식물류 폐기물 적정처리 방향으로 변경해야 한다.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재활용품의 생산이 아닌, 환경적·위생적으로 무해한 적정처리로 그 정책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정책은 환경적·위생적으로 무해하고 경제성이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가정서 디스포저 사용 허용해야

한편, 가정 등에서 디스포저(disposer)의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수도체제를 개선해 나가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새로 개발되는 주택단지의 경우에는 필히 하수도체제를 디스포저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제적인 장치도 필요하다. 이미 개발된 지역이라도 정화조 용량 증설 등의 방법으로 디스포저 사용의 가능성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음식물류 폐기물 정책의 변경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간단한 예로 민간에 의해 운영되는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의 존폐문제다. 이것은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정책의 점진적인 추진으로 어느 정도 그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음식물류 폐기물은 재활용과 적정처리의 측면에서 지구상 어느 나라의 음식물류 폐기물보다도 최악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높은 수분함량, 높은 염도, 낮은 영양성분, 수집과정 등에서 높은 부패율 등이다.

최악의 음식물류 폐기물에 대한 최고의 재활용률로 우리나라는 환경과 국민의 보건위생에 심대한 악영향을 가져오고 막대한 재원을 낭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10여 년 동안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정책적인 잘못에 의한 자원낭비가 한 몫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워터저널』 2017년 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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