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음용수 위생관리,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UNEP 한국위원회 이사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안전한 물이란 어떤 물인가? 요사이 먹는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매우 높다. 지난 9월 2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 7개월간 전국의 지하수·약수터 2천106곳 중 기준치를 넘는 중금속이 총 2천349건 검출됐다. 이는 먹는물 수질기준에 부적합한 지하수·약수터가 2천 군데를 넘어선다는 것으로, 전국의 약수 위생관리가 부실함을 드러낸다.

이번 주에는 충청샘물의 악취 논란으로 또다시 먹는샘물에 대한 불신이 조성됐다. 지난 9월 22일 충남도는 충남보건환경연구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충청샘물 제품 등 9개 샘플에 대한 조사 결과, 총 6개 제품이 냄새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1일 1차 검사 결과, 8월 14일과 24일에 제조된 먹는샘물 제품이 수질검사 50개 항목 중 심미적 영향물질 가운데 하나인 냄새가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9월 14일 2차 검사에서는 5가지 시료 가운데 4가지 시료에서 악취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로서는 원수의 문제가 아닌 페트용기의 문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아직 3차 검사가 남아있어 정확한 원인은 끝까지 두고 볼 일이다.

지난해에는 일부 얼음정수기에서 발암물질인 중금속 ‘니켈(Ni)’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약 1년 동안 감춘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먹는물 안전을 위협하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먹는물 위생관리에 대한 정부의 특단 대책이 조속히 요구된다.

국민에게 안전한 물은 수돗물이다. 수돗물에는 수인성 전염병균이 없다. 대장균이나 일반 세균수도 모두 적합한 수준이다. 또 취수·정수·급수하여 수도전까지 수질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중금속이 검출된 전례도 없어 위생적으로 가장 안전한 먹는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수돗물을 음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

수질관리와 더불어 제조용기, 내부부속품, 필터 내 활성탄 등 재질에 대한 품질관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물병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플라스틱, 폴리염화비닐(PVC), 병마개 재료, 정수기통 재료, 내부 활성탄 막의 재질과 납땜 부위가 물에 의해 용출되지 않도록 위생적으로 잘 관리되어야 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최우수 재질과 품질관리가 향상되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품질 향상에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정수기 제조업소나 먹는샘물 업소에서 자체적인 품질관리나 수질모니터링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현재 몇몇 업소를 제외하고는 정수기 제조업소나 먹는샘물 업소가 정기적인 수질검사를 실시하기에는 재정적·인력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제품의 위생관리에 무리가 따른다.

앞으로는 먹는샘물·정수기·약수 등에 대한 조사를 매월 실시하여 그 결과를 언론기관에 알려야 한다. 이와 같은 강제적 조치를 통해 다시는 수질기준에 부적합한 불량 제품이 시판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관리가 요망된다.

특히 가을 등산철을 맞이해 약수의 위생관리가 절실한 시기이다. 하루빨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먹는물 관리를 통해 수질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워터저널』 2017년 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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