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청정 상수원을 향한 지름길, 호소 내 많은 수초를 제거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UNEP 한국위원회 이사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하천·호소로부터 수초(水草)를 걷어내는 기술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1991년 팔당호 수초제거선을 이용해 3년 간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연구 결과 수초를 제거하면 유기물 총질소(T-N)·총인(T-P)의 수치가 감소하여 호소 내 오염부하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체로부터 수초 또는 부착조류를 제거하는 방법은 호소 내 점오염원 및 비점오염원으로부터 유입된 영양염류를 애기부들, 줄, 연, 마름, 생이가래 등의 수초가 자라면서 제거하는 기술로, 오염을 줄이는 데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팔당호의 수초제거선이 좋은 본보기이다. 수초는 영양염류를 많이 흡수하므로 인위적으로 유입수 부근에서 키워 주기적인 수확을 통해 수질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부영양화 현상을 해소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부영양화의 원인과 이를 해결하는 관리계획으로 나누어 접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영양화의 결과물인 수초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유역의 영양염류를 줄여 수초 등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방법과 과다하게 자란 수초를 주기적으로 걷어내는 방법을 고려하는 식이다. 실제로 이 두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다른 방법은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 중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처리할 것인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즉, 영양염류의 유입을 통제하는 데 도시 하수처리장의 파이프에서 나오는 영양염류와 농장·농업지구로부터 나오는 영양염류 중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규제·조절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 관리방법은 시설물을 새로 세우는 방안(도시하수처리장의 건설 등)과 별도의 시설물을 지을 필요가 없는 방안(양어장 사료를 인 부하량이 적은 사료로 바꾸는 방법 등)으로 나뉘어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떠한 방법을 활용하든 간에 기본적인 접근방법은 가능한 한 부영양화 관리목표에서 가깝게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조절 가능한’ 부영양화 원인을 처리하는 것이 정화시키는 것보다 효율적인 방법이다. 즉 먼저 성장을 촉진시키는 영양염류가 다량으로 유입되는 것을 줄이고 방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장기간에 걸쳐 시행할 수 있는 매우 안정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전략이다.

이밖에 부영양화의 특정한 증상을 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이론적이고 기본적인 방법(다량의 유입 영양염류 제거)에 드는 비용이 매우 높거나 추가적인 처리방안이 필요할 때 혹은 영양염류를 감소시킬 충분한 계획을 세울 수 없거나 어려울 때 사용된다. 이러한 경우 몇 가지 호수 내(in-lake) 처리방안이 있는데, 이 방법으로 부영양화 정도를 낮추고 변화시킬 수는 있으나 일정 시간이 흐르면 다시 부영양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국내 팔당호·대청호 등 16개 보 주위에는 수초가 많이 자라나고 있다. 이처럼 매년 우후죽순으로 자라나는 수초는 가을철 고사하여 물속에 섞이면서 호소 내 오염부하량을 증가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댐 주위에 수초가 많은 것은 영양물질이 많이 유입되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관리자들은 자라난 수초를 제거하려는 생각을 뒤로 하고 점오염원 및 비점오염원에 대한 관리에만 몰두하고 있다. 4대강이 오염되었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다. 유역 내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수초를 제거하는 일이 우선이다. 지금부터라도 수초제거 운동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깨끗한 하천을 만드는 데 온 국민이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워터저널』 2017년 9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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