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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4차 산업혁명을 이용한 해수면 상승과 너울성 파랑 대응 방안
홍기훈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2017년 03월 06일 (월) 09:51:20 워터저널 webmaster@waterjournal.co.kr

[특별기고]


“해수면 상승·너울성 파도 빈발로 각종 수해 발생
  사회간접자본시설 등 해안선 따라 발달 피해 악화”


강원 동해안 도시 피해 심각…4차 산업혁명, 너울성 파도 예측·사전대응 가능
인공지능·수치모형 활용한 과학적인 예측시스템 구축 통해 피해 저감 나서야


   
▲ 홍 기 훈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서울대학교 해양학과 학사·석사
•미국 알래스카주립대 이학박사(해양과학 전공)
•폐기물 해양투기 금지를 위한 런던협약 및 의정서 합동당사국 총회 의장(현)
•본지 편집자문위원(현)
•런던협약 및 의정서 합동당사국 총회 차석부회장·수석부의장 역임
•(사)한국환경준설학회장 역임
4차 산업혁명을 이용한 해수면 상승과 너울성 파랑 대응 방안


육지 해안가에서 바다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수면이 잔잔히 오르락내리락하고 해수면에 물결이 발생하기도 한다. 먼바다에서 육지로 밀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는 참 아름답다. 그러나 강풍이나 태풍이 부는 날에는 바닷가 수면이 육지보다 높아져서 재산이나 인명에 피해를 주는 사건이 흔히 발생한다.

목포·인천·남해안 ‘조석해일’ 빈발

지난해 10월 5일 태풍 ‘차바(CHABA)’는 해운대와 진해 등 해안 도심에 2∼3시간 동안 물폭탄을 부었다. 이렇게 태풍 등이 일으킨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한 수해를 ‘폭풍해일(storm surge)’이라고 한다.

지난해 11월 14일 나타난 슈퍼문(Super Moon)은 통상적인 달보다 14%나 더 크고 30%나 더 밝았다. 그 날이 최대 만조(king tide)와 일치해 달과 태양의 인력으로 생기는 수해를 ‘조석해일(tide surge)’이라고 한다. 조석 해일은 목포와 인천, 그리고 남해안 도시에서 흔히 발생한다.

지난해 10월 5일 태풍 ‘차바’가 통과할 때 폭풍해일과 조석해일이 겹치는 바람에 해수면이 방파제보다 높아졌고, 바닷물이 방파제를 넘어서까지 밀려들어와 부산, 마산 등 도시 일부에 범람했다. 또한 12월 23일에서 25일 사이에 최대 6m에 달하는 바닷물 벽이 속초 해안에 상륙하여 항만과 연안시설 6곳이 파손되었다.

이밖에도 용오름은 육지에서의 회오리바람과 같이 해상에 생긴 회오리바람에 바닷물이 이끌려 들어가 직경 수십m에 이르는 현상으로 수십 분간 지속되며 수백m 높이까지도 상승하여 선박이나 해안구조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렇게 피해를 일으키는 해양현상의 공통점은 수면이 육지보다 높아지면 피해가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사회간접자본시설과 활동 등 우리 문명은 현재의 해안선에 고정되어 있거나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 연안침식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이상 너울·파랑 및 강력태풍의 빈발과 해안 난개발 및 인공구조물의 설치 증가 등으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다.

해수면 상승 따른 대응책 마련 시급

해안선은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위치를 연결한 선이다. 해수면은 약 2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에 지금보다 125m 더 낮았으나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약 6천∼5천년 전 지금의 위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무렵 빙하가 대량으로 녹기를 멈추었기 때문이다.

현생 인류는 그 당시의 해안선 조건에 맞추어 문명을 발달시켜왔다. 바다가 주는 외부 세계와의 교역과 수산자원, 미려한 경관은 인구와 산업을 해안에 밀집시켰다. 21세기 현재 세계 인구의 약 40%가 해안가에 살고 있고 세계 최대 도시 10개 중 8개가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도시화되고 있는 해안에서의 수면 상승은 도로, 교량, 철도, 상하수도, 유전, 발전소, 매립지 등 모든 도시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리스크(risk)를 추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해수면 상승에 대한 대응은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너울성 파도, 폭풍해일(storm surge), 조석해일(tide surge) 등이 우리나라 해안에서 빈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속초 해안가 지역에 너울성 파도가 발생해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는 모습.

파고 크기, 바람 속도 제곱에 비례

인류는 원시시대부터 과학기술로 자연적인 힘을 관리하고 이용해왔다. 최근 급증한 너울성 파도의 상륙 사건을 이론적으로 고찰해 보면 다음과 같다. 물결을 자세히 보면 깊은 골과 높은 마루로 이어져 있는데, 골과 마루 사이의 높이를 파고(H)라 하고 마루와 마루 사이를 파장(L)이라 한다. 그리고 한 지점에서 볼 때 마루가 지나고 다음 마루가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파의 주기(T)라고 한다.

파도 경사도(wave steepness)는 파고를 파장으로 나눈 값(H/L)이다. 물결은 주로 바람이 바다 위를 지나가면서 바람의 운동에너지가 해면으로 이동해 생긴다. 이때 같은 방향의 바람을 받는 해면이 넓을수록, 바람이 빠를수록, 바람이 부는 시간이 길수록, 또 바람이 같은 방향으로 넓은 해면을 지나갈수록 큰 파도가 발생한다. 여기서 큰 파도는 파도의 골과 마루 사이의 높이(파고, wave height)가 큰 것을 말하고 파고의 크기는 바람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

예를 들면 바람이 초속 15m로 수심이 깊은 동해의 약 절반에 해당되는 해면 518㎞에 23시간동안 분다면 골에서 마루까지의 높이(파고)는 4.1m이고 마루와 마루 사이의 길이(파장)는 76.5m, 주기는 8.6초, 전파 속도는 8.8m/s인 파도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파의 경사도는 0.05이다. 즉 100m를 9.58초에 주파하는 올림픽 선수 우사인 볼트 정도는 되어야 파도보다 앞서갈 수 있다.

연안 해수 유동따라 해저면 지형 변화

수십㎞ 혹은 수백㎞ 떨어진 먼바다에서 발생한 파도가 그 파장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심역의 얕은 천해로 이동해 오면 파고는 높아지고 마루는 가늘어지며 골은 더 깊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기는 동일하나 전파 속도는 느려지고 파장은 짧아진다.

또한 수심이 파고의 1.3배보다 얕아지면 서프(surf)로 부서진다. 부서진 파도는 물을 해안으로 밀게 되고(wave runup), 이 물은 다음에 뒤쫓아오는 파도 때문에 바다로 되돌아 갈 수 없게 된다. 이 상황에서 다음에 뒤쫓아오는 파도는 그 자리에서 또 부서져서 결국에는 물이 그 자리에 쌓이게 된다(wave setup). 즉 수면이 올라가게 된다.

파고가 얼마나 높아지는가는 파의 경사도와 해빈의 경사에 달려있다. 해빈 경사가 0.05∼0.09이면 완경사(gentle slope), 0.15∼0.3은 급경사(strong slope)이고 0.7 이상이면 매우 급경사에 해당한다(steep slope). 앞의 경사도 0.05인 파의 경우에는 완경사 해변에서도 파는 동그랗게 감기어(curl) 깨지지 않고 육지로 상륙하여 거품을 내면서 밀려들(surge)  수 있다.

그러므로 해안가 바다쪽 해저면의 지형을 상세히 알아야 상륙하는 파도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또 바다쪽 해저면의 지형은 심해에서 밀려오는 파도와 연안 해수 유동이 변함에 따라 늘 같이 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너울 파장 쓰나미와 유사…주의 필요

   
▲ 파고가 2m인 파도의 한 파장은 100W짜리 전구 250개를 켤 수 있는 에너지를 갖는다고 한다. 이러한 너울의 큰 에너지는 수심에 비해 파고가 충분히 높아지면 파가 깨지면서 충격량으로 발산하게 된다.

파도가 육지에 상륙할 때 그 파괴력이 얼마인지 알아야 대비가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파고가 2m인 파도의 한 파장은 100W짜리 전구 250개를 켤 수 있는 에너지를 갖는다고 한다. 이러한 너울의 큰 에너지는 수심에 비해 파고가 충분히 높아지면 파가 깨지면서 충격량으로 발산하게 된다.

대개 너울의 파장은 수십~수백m 정도이고 주기는 5~20초 정도이다. 우리나라 동해안에서는 파고가 약 5m∼6m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만약 파장 100m, 주기 10초의 너울이 20m의 폭을 가지고 파도 높이가 3m로 발생할 경우 6톤 트럭이 10m/s, 즉 36㎞/h의 속력을 가지고 돌진하는 정도의 위력을 가지게 된다. 파도의 에너지는 파도 높이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파고가 6m면 이보다 4배 강하다.

그러므로 해안에 위치한 건물이나 도로 등 구조물이 파손될 수 있고 수영하는 사람은 바위에 내동댕이쳐질 수 있으며 해안에 있는 사람도 휩쓸려 나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바닷물의 해안 상륙이라는 점에서는 지진해일(쓰나미, tsunami)과 유사하고, 바닷물의 해안 육지 상륙은 그 피해가 상당할 수 있어 중대하게 다루어야 한다.

인공지능 장비로 너울성 파도 구분

실제 바닷가에 도달하는 파도는 한 개의 파도가 아니다. 바다의 한 지점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파도는 주기가 약 1천 초이고, 파장은 약 1만m까지 이르기도 하는 수십만 개 혹은 그 이상의 개별적인 파도가 중첩되어 있는 것이다. 이 많은 파도 중에서 너울성 파도를 구별해 내기 위해서는 원시자료(초 단위 측정 자료)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장주기 성분을 분석해 내야 하며, 이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4대 요소 기술은 이러한 난관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가미한 인공지능 장비를 바다 한가운데 설치하여 파도를 관찰하고 현장에서 즉시 너울성 파도를 구분하여 육상 관제소로 송신하는 사물인터넷 기능을 접목해야 한다. 육상 관제소에서 해수면 관찰의 빅데이터를 해석하는 역문제(inverse problem) 해결 첨단 수학적 기법을 동원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너울성 파도의 성질을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는 거의 무한대의 큰 연산능력을 가진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그 해답을 스마트폰 등의 개인별 모바일 단말기에 공급해 주는 기술이 동원될 수 있다. 즉 4차 산업혁명은 너울성 파도나 해일 등 바닷물의 육지 상륙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획기적인 진전을 일으킬 것으로 판단된다.

파고계, 파랑 무관한 깊은 수심에 설치

너울의 해안 상륙은 지진해일 대비와 마찬가지로 해안에 도달하기 전에 감지하여 해당자들에게 경보를 발송해야 일차적인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너울 등 장주기의 파랑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장주기의 파랑이 영향을 받지 않는 깊은 수심에 파고계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이는 주기가 길면 파장이 길어지고, 일반적으로 파장의 절반인 수심에서는 수심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파고가 8.5m이고 주기가 11초인 파도의 파장은 136m이고, 파고가 14.8m이고 주기가 14.3초인 파고의 파장은 212m이므로 수심이 적어도 400m인 수심에 파고계를 설치해야 한다. 파도가 천해에 들어오면서 파도는 해저 지형이나 해안선과 반응하여 굴절, 회절 등에 의해 파도의 진행 방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동해안권 상생발전협의회에 따르면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강원 동해안 6개 시·군에서 너울성 파도로 인한 피해 금액은 약 52억 원에 달하며, 지난해 12월 23일에서 25일까지 속초 지역에서는 최대 6m에 달하는 너울성 파도로 인해 항만과 연안시설 9개소에서 잠정 3억2천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 지난해 12월 23∼25일까지 속초 지역에서는 최대 6m에 달하는 너울성 파도로 인해 항만과 연안시설 9개소에서 3억2천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연안 관측 통한 수치모형 구축 필요

이러한 너울성 파도의 상륙 특성은 주변 지형 조건과 수심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각 사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이상고파(異常高波)의 거동특성을 파악하는 연구가 우선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너울 상륙에 대한 이론과 심해에서의 너울 감시 및 연안 관측을 바탕으로 수치모형을 구축하여 다양한 조건에서의 충격량 및 그것으로 인한 피해 정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작업 또한 필요하다. 수치모형이란 현상 관측 자료에 근거하여 생성 및 이동의 근본 자연 원리를 파악하는 역문제를 수학적으로 풀 수 있는 모델을 말한다.

해당 물리 및 수학수치모형 전문가들이 총 동원되어 과학적인 예측시스템이 구성된다면 동해안을 비롯한 여러 취약지구의 연안 구조물 주변 인명·재산피해의 저감은 물론, 예방책 강구에도 크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저널』 2017년 3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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