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칼럼

더 늦기 전에
전 국민 윤리교육 필요


▲ 류 재 근 박사·본지 회장·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UNEP 한국위원회 이사·(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전)국립환경과학원장·(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윤리는 교육에서 최고로 가치 있는 덕목이라고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정규 교육과정의 교과에 윤리가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우리 국민은 윤리를 학문으로 배우기는 하나, 사실상 진정한 윤리교육은 태아 때부터 받았다. 예로부터 아기를 잉태하면 먹는 것, 입는 것, 말하는 것 등 모든 행동을 태아가 배운다고 여기고 일찌감치 가르치는 풍토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사회상을 살펴보면 윤리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광경을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하여 인면수심으로 멸망의 길을 걷는 사람들도 있다.

쉽게 말하자면, 부모의 입장에서 성적이 최상이나 효심도 배려도 없는 자식과 성적은 최하위지만 효심과 배려가 있는 자식 중에서 부모가 힘들고 돌봄을 필요로 할 때 누가 달려와 도와줄 것인지는 누구든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다. 쉬운 예는 얼마든지 있다. 노년기에 접어든 이에게는 경제적 능력이 있고, 학벌 좋은 외양 반듯한 배우자도 좋겠으나, 세월이 지나다 보면 따뜻하고 헌신적인 태도로 상대를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지해주는 배우자가 훨씬 좋은 것을 알게 된다.

윤리를 실천하는 사람은 가족, 사회, 국가는 물론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늘 자신만을 위하고 끊임없는 탐욕을 갖고 있는 지도자나 배우자, 상사를 만나면 그 사회는 희망과 꿈을 잃게 된다. 사람이라면 태아기부터 인생이 끝날 때까지 윤리를 배우고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부터 부모는 자식에게 윤리를 교육하여 인성이 바른 사람이 되도록 지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국가도 각 분야에 윤리 과목을 만들어 대학 진학, 졸업 인증 등 필수과목으로 실시하도록 교육정책으로 우선 추진해야 한다.

선진국은 환경 윤리의식이 투철하여 환경 문제에 대한 개선의식도 뛰어나고, 정직하지 않으면 직장이나 사회에서 생활할 수 없는 풍토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인사를 공손히 잘하기, 남에게 피해주지 않기, 직장에서 상사의 명령에 반항하지 않기 등을 철저히 교육하고 있으며, 특히 국가 정책을 추진하는 정치인의 정책을 잘 따라 국가 정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가정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교육을 시행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옛날에는 어른에게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친구와 싸웠을 경우 부모들은 자기 자식을 나무라며 친구 집에 다시 가서 잘못했다고 빌고 오라고 가정교육을 받곤 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인사 예절이 부재하고 친구와 다투면 이기고 오라는 등 윤리 교육이 변질되고 있다.

직장에서도 상사가 잘 지도해 준다는 말은 쏙 빼고, 대부분 자기는 잘하는데 상관이 잘못한다고 한다. 술 먹는 장소에서 세 사람만 모여도 상사를 비난하거나 같은 동료를 비난하는 이야기, 통치자를 비난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즉 무조건 남 탓을 하는 것이다.

직장윤리의 생활화, 나아가 일상생활의 윤리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우선 환경 분야 종사자들부터 기본적인 윤리를 잘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윤리교육을 통하여 남을 비난하지 말고, 거짓말하지 않는 정직하고 법을 준수하는 전 국민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된다면 맑은 하천에서 물고기가 헤엄치고, 어린아이가 미역 감는 환경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워터저널』 2016년 9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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