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기후변화, 수질오염 유발·음용수 수질 악화시켜
인공저수시설 건설이 기후변화 최선의 물관리 대책"


최근 혹한·혹서, 홍수·가뭄, 태풍·자연발화 등 극단기후 현상 빈발
가뭄기간 오염물질 농도 증가·홍수로 정수장 파괴 등이 수질악화 요인

 

▲ 김 동 욱•한국환경평가전략연구소장•본지 논설위원•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기후변화에 대비한 우리나라 물관리 정책 방향

지구 온실가스 농도와 기후변화 추이

지구 온실가스 농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년 기준 280ppm에서 2015년 406ppm으로 45% 증가했다. 1850∼1950년 기간 중에는 연평균 0.3ppm의 완만한 증가추이를 보였으나, 1950∼2015년 기간 중에는 연평균 1.5ppm의 가파른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그림 1] 참조).

이러한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에 따라 지구표면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1986∼2005년 기간 중 지구표면 연평균온도보다 0.9℃가 낮은 연평균 최저치를 보인 1910년 이후 지구표면 평균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0년에는 지구표면 온도가 지구표면 평균온도보다 0.3℃가 높은 연평균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것은 2010년의 지구표면 연평균온도가 1910년에 비해 1.2℃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림 2] 참조).

 
 
우리나라 평균기온의 변화 추이

1961∼2010년 기간 중 우리나라의 연평균기온도 상승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1961∼1990년 기간 중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12.9℃였으나 1981∼2010년 기간 중 연평균기온은 13.6℃로 0.7℃ 상승하였다. 이와 같은 연평균기온의 상승폭을 지역적으로 보면 춘천과 제주가 0.5℃로 가장 낮았고, 대구와 대전이 0.9℃로 가장 높았다([표 1] 참조).   

 
기후변화의 영향

1950년대 이래 극단기후현상이 많이 관찰되고 있다. 지구 전체적으로 추운 날의 일수가 줄어들고 더운 날의 일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인간의 사망률이 더위로 인해 높아지고 추위로 인해 낮아지는 추세다. 육지에서는 폭우지역이 증가하고 있고 1970년 이래 해수면의 수위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최근의 혹한과 혹서, 홍수와 가뭄, 태풍과 자연발화 등 극단기후현상은 생태계와 인간계의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세계적·지역적으로 기후 관련 재앙에 의한 직·간접적 손실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자연계에 강력하고 복합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인간계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은 기후변화라는 변수 외에도 사회경제적인 변수 때문에 지역적으로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많은 지역의 강수량이나 눈과 얼음, 녹은 물 양의 변화는 수문체계를 변화시킴으로써 양과 질의 차원에서 수자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은 종류의 육상, 담수 및 해양 생물종이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로 인해 지리적인 서식범위, 계절적 활동, 이동양태, 개체풍부성, 생물종 간 상호작용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

광범위한 지역과 농작물의 생산량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의 평가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긍정적인 영향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기후변화가 인간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건강 위해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제도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해서는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에 의해 영향 받는 부문은 담수자원, 육지 및 담수생태계, 해안 및 저지대 생태계, 해양생태계, 식량안보 및 식량생산체제, 도시지역, 농촌지역, 경제부문, 인간건강, 인간안보 및 생활수준과 빈곤으로 구분할 수 있다.

21세기의 담수자원은 대부분의 건조지역 및 아열대지역에서 지표수와 지하수의 재생성을 크게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어 부문간의 물 경쟁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지역에서는 가뭄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고위도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는 수질을 오염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음용수의 수질 또한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온상승, 침전물 농도 상승, 영양물질 축적, 폭우로 인한 오염물질 부하량 증가, 가뭄기간 중의 오염물질 농도의 증가, 홍수로 인한 정수처리장의 파괴 등이 수질 악화의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본계획, 학습기반접근법, 융통성 있는 해결책 등을 포함한 적응적 물관리 기법을 사용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의 수문변화와 그 영향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육지 및 담수 생물종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식지교란, 남획, 오염, 외래생물종 침입 등의 요인이 기후변화와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 그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해안 및 저지대 생태계는 침수, 해안범람과 침식 등에 의해 나쁜 영향을 받을 것이며, 해양생태계는 민감 지역 해양생물종의 분포 변화와 해양생물종다양성의 감소로 인해 수산물생산성이 감소하고 기타 해양생태계가 주는 혜택의 지속적인 공급에 도전을 받을 것이다.

열대지역과 온대지역의 밀, 보리, 쌀 등 주요 곡물은 지역적으로 기온이 20세기 후반보다 2℃ 이상 상승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며, 도시지역은 기후변화에 의해 많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농촌지역은 가용 수자원의 양과 공급가능량, 식량안보, 농업소득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 밖에 기후변화는 소득이 낮은 개발도상국가에 있어서 인간건강의 악화, 기후변화로 인한 이주민의 증가, 내전 및 집단 간 충돌 등 인간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최선의 물관리 대책은 인공저수시설

기후변화가 물관리에 미치는 가장 중요한 영향은 강수량, 강수일수, 강수시기, 강수의 시간적 집중도, 강수지역 등의 변화로 인한 수문의 변화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2081∼2100년 기간 중 연평균 강수량은 1986∼2005년 기간 중 연평균 강수량보다 10∼2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그림 3] 참조).

 
1912∼2010년 기간 중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7% 증가했으나 강수일수는 18% 감소하였다. 2050년까지는 연평균 폭염일수가 3배 증가하고 집중호우일수는 6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나라 강수량의 증가 △강수량의 계절적·시간적 집중 △집중호우 일수의 증가 △강수의 지역적인 편중 등은 우리나라 물문제를 지금보다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우리나라는 강수량의 여름철 집중과 홍수와 가뭄의 빈발로 연평균 강수량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용가능한 수자원의 양은 아주 빈약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댐 등 인공저수시설을 건설하여 여름철 홍수로 유실되는 물 중 160억㎥를 저수하고, 헐벗은 산림지역을 녹화하여 함수기능을 높임으로써 오늘과 같은 양의 수자원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수자원이 우리나라 인구성장 및 경제성장의 원동력임은 말할 것도 없다.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나라 강수량의 증가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는 이렇게 증가된 강수량이 계절적, 시간적, 지역적으로 편중됨으로써 홍수와 가뭄을 일으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인공저수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 기후변화는 수질을 오염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음용수의 수질 또한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006년 7월 강원도 인제군 내린천변에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인제읍 고사리 고사취수장의 벽과 기계설비가 모두 쓸려 내려가 천장과 기둥만 남아 있는 모습.

추가로 건설된 인공저수시설은 증가된 강수량을 저장할 수 있어 강수량의 증가, 시간적·지역적 집중 등 강수량의 편중에 의한 홍수와 가뭄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댐 등 인공저수시설의 저수량은 연간 160억㎥로, 이번 세기 말까지 최소한 32억㎥의 인공저수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공저수시설은 강수량의 지역적인 증가를 고려하여 설치되어야 한다. 

[『워터저널』 2016년 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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