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축산분뇨, 퇴비화·액비화 처리방법 비환경적
축산물 생산비용에 분뇨 처리비용 포함 필요”


소 300만4천·돼지 1천31만5천·닭 1억6천723만 마리 사육
축산분뇨 하루 16만7천여톤 발생…3대 수질오염원 중 하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축산과 환경

우리나라 축산 규모

우리나라 4대 축종인 소·돼지·닭·오리의 올해 1분기 사육두수는 각각 300만4천228마리, 1천31만5천230마리, 1억6천722만8천17마리 및 951만1천294마리로 집계됐다. 1990∼2015년의 지난 25년 간 축종별 사육두수는 모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의 연평균 사육두수는 최소 196만 마리에서 최대 347만 마리로 연도별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최근 10년 간 연평균 사육두수는 300만 마리 수준에서 소폭 등락하고 있다([그림 1] 참조). 
 
돼지의 연평균 사육두수는 1990년 440만 마리에서 2015년 1천만 마리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완만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2] 참조). 닭의 연평균 사육두수는 1960년 6천900만 마리에서 2015년 1억7천만 마리로 약 2.5배 증가했으며, 이러한 증가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3] 참조). 

▲ 돼지의 연평균 사육두수는 1990년 440만 마리에서 2015년 1천만 마리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해마다 완만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으로 인한 수질오염물질 발생량

지난해 우리나라의 곡물총생산량은 472만7천 톤, 곡물총소비량은 1천846만9천 톤으로, 그 중 1천374만2천 톤을 해외에서 수입했다. 곡물총소비량 중 가축사료로 사용된 양은 889만2천 톤으로 전체의 48.1%를 차지했다. 사료로 소비된 곡물로는 옥수수가 683만4천 톤으로 가장 많았고, 밀 110만9천 톤, 콩 91만2천 톤으로 그 뒤를 따랐다.

같은 해 축산분뇨 발생량은 하루 평균 16만7천 톤으로, 그 중 액상물질이 10만5천㎥, 고형물질이 6만2천 톤이었다. 주요 오염물질별로 보면 하루 평균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발생량은 3천640㎥, 총질소(T-N) 발생량은 868㎥었으며, 총인(T-P) 발생량은 314㎥를 기록했다. 
 
한편, 우리나라 총인구로부터 발생하는 오염물질량은 하루 평균 BOD 2천500㎥, 총질소 550㎥, 총인 65㎥이다. 축산분뇨에서 발생하는 BOD, 총질소, 총인을 인구로 환산하면 각각 7천280만 명, 7천890만 명, 2만4천200만 명이 배출하는 오염물질량에 해당된다([표 1] 참조). 이러한 사실은 축산분뇨에 의한 인구 환산 수질오염물질 발생량은 오염물질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2.5배에서 5.8배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축산분뇨는 사람의 분뇨와는 달리 수집이 어렵기 때문에 비점오염으로 구분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뿐만 아니라, 영세축산시설은 허가나 신고의무가 없어 축산분뇨의 부실처리가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축산업의 경제성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의 연간생산비용은 소고기 3조9천950억 원, 돼지고기 3조7천179억 원, 닭고기 1조6천99억 원 등 총 9조3천228억 원이며, 같은 양의 축산물의 수입비용은 소고기 1조5천572억 원, 돼지고기 2조8천58억 원, 닭고기 7천748억 원 등 총 5조1천378억 원이다.

유럽, 미국, 호주 등의 경우 그 생산비용은 대개 우리나라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며, 현재 우리나라가 수입하고 있는 축산물의 가격은 이들 국가 생산원가의 2배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국내에서 생산한 축산물을 전량 수입으로 대체할 경우 그 비용은 5조1천378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즉 위 국가의 생산비 2배 가격으로 외국 축산물을 수입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4조1천850억 원의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표 2] 참조). 

축산물의 생산비용에는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축산분뇨 처리비용도 포함되어야 한다. 축산분뇨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하루 평균 BOD 처리비용 36억1천만 원, 총인 처리비용 10억2천500만 원을 포함해 모두 46억3천500만 원으로, 연간처리비용은 1조6천918억 원이다([표 3] 참조).

축산물의 생산비용에 축산분뇨 처리비용을 포함시키면 축산물의 총생산비용은 11조146억 원에 달한다. 이를 수입비용과 비교하면 우리는 연간 5조8천768억 원의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축산분뇨 처리비용을 포함한 우리나라 축산물의 총생산비용은 수입축산물의 현지 생산비용의 4배, 수입비용의 2배에 달한다.

 
 
 
우리나라 축산업의 환경성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면적이 좁고 산지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강우가 여름에 집중되는 등의 토지 및 기후 여건을 가진 나라에서는 환경친화적 축산이 이루어지기 매우 어렵다. 미국이나 호주, 유럽 등의 국가들은 넓은 평야지대와 초지를 가지고 있어 축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축산분뇨를 자연의 정화작용에 의해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처리비용도 거의 들지 않아 환경을 보전하면서도 낮은 비용으로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축산분뇨는 우리나라의 3대 수질오염원 중의 하나로, 발생량도 많지만 관리가 더욱 어렵다. 우리나라의 축산가구의 수는 2016년 1분기 기준 10만6천595가구로, 이는 전국에 같은 수의 축산분뇨 오염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중 소 사육가구수는 9만8천78가구로 전체의 92%를 차지하며, 돼지 4천761가구, 닭 3천71가구 순으로 뒤를 잇는다. 가구당 평균 사육규모는 소 31마리, 돼지 2천167마리, 닭 5만4천454마리 등이다.

▲ 축산분뇨는 우리나라의 3대 수질오염원 중의 하나로 발생량도 많지만 관리가 더욱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축산분뇨의 처리는 영세축산시설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국가가 설치·운영하고 있는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87개소를 비롯해 신고대상이 되는 중규모의 축산시설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자가 처리하기 위해 축산업자가 설치·운영하는 정화처리시설 798개소, 퇴비화시설 4만9천96개소, 액비화시설 1천735개소가 있다.

이 외에도 허가대상 축산시설에서 발생하는 축산분뇨를 자가 처리하기 위해 축산업자가 설치·운영하는 정화처리시설 568개소, 퇴비화시설 1만3천539개소, 액비화시설 1천318개소가 있으며, 이러한 자가 처리방법 외에도 공공처리시설 유입처리, 재활용업자 위탁처리, 분뇨처리업자 위탁처리 등의 방법으로 처리한다.

이러한 처리방법의 문제점은 축산분뇨로 만든 퇴비나 액비 등을 농경지에 살포할 경우 농경지의 면적이 불충분하여 살포된 퇴비나 액비의 상당부분이 분해되지 않은 채 하천이나 호소에 유입되어 수질오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 축산분뇨로 만든 퇴비나 액비 등을 농경지에 살포할 경우 농경지의 면적이 불충분하여 살포된 퇴비나 액비의 상당부분이 분해되지 않은 채 하천이나 호소에 유입되어 수질오염을 일으킨다.

미국이나 호주와 같이 광대한 목초지를 가진 경우는 물론이고 프랑스 등 유럽 국가와 같이 축산분뇨를 자연에 환원하여 정화할 수 있는 수준의 적정한 면적의 토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발생한 축산분뇨 전량을 인위적으로 정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축산분뇨의 퇴비화나 액비화 처리방법은 비환경적이다.

이와 같이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경제성마저 크게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가구가 10만 가구를 넘고, 관련된 일자리가 수십만 개에 이르는 상황에서 단순히 환경성이나 경제성만을 기준으로 축산정책을 결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점진적인 해결책의 검토는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그 한 가지 해결책으로 우리나라의 축산규모를 현재 상태로 당분간 유지하되, 장기적으로는 가축사료 등 원료의 국내 공급능력이나 발생된 축산분뇨의 자연 환원이 가능한 수준까지 축산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이와 함께 분뇨의 처리가 상대적으로 쉽고 경제성도 있는 닭 등의 사육두수를 늘리는 방법 등을 검토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워터저널』 2016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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