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하수처리장 슬러지 내
 인(P) 회수 시급하다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UNEP 한국위원회 이사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고갈자원인 인(P)을 확보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하수슬러지에서 인을 회수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서울탄천하수처리장에서 타당성조사를 시행한 바 있으며, 하루 빨리 전국적으로 하수슬러지 처리 시 인을 함께 회수해 재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인은 동식물의 유전자 DNA 구성요소로 생물활동에서 필수적인 원소이다. 또한 화학비료, 식품첨가물, 금속의 표면처리, 기타 화학제품 등의 원료로서 우리나라 및 해외에서도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인 광석은 전 세계가 60∼1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정도만 매장되어 있어 고갈자원으로 손꼽히며, 미국·중국·모로코 등 상위 3개국에서 전체의 약 3분의 2에 달하는 양을 채굴한다.

세계적으로 곡물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비료 수요가 증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의 가격급등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특히 우리나라는 소비하는 인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사용한 인의 회수 및 재이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약 80만 톤의 인이 수입되는데 이 중 식품·사료 및 철광석에 함유되는 양이 각각 20%씩 차지하고, 나머지 60%는 인 광석 및 인산 등의 화학품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한 50만 톤의 인을 수입하며, 이 중 절반은 비료로 이용되어 토양에 퇴적된다. 회수가 가능한 인의 대부분은 하수의 오니 또는 제철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에 포함되어 있다.

하수 오니에서 인을 회수하는 기술은 혐기적인 조건 또는 고온의 조건에서 미생물을 이용해 오니 내에서 인산을 용출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후 금속 용융물에서 결정을 분리·생성하는 정석법을 통해 MAP(ammonium magnesium phosphate MgNH4PO4)·HAP(Hydroxyapatite Ca10(OH)2(PO4)6)의 결정을 생성하는 등 다양한 인 회수기술이 개발, 실용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인 회수비용은 인 광석의 가격을 상회하며, 회수한 MAP·HAP 등의 인을 비료 및 인산으로 가공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시스템이 저렴하거나 효율적이지 않아 향후 인 자원의 순환을 돕기 위한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또한 슬러지 내의 인 회수기술도 재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루 빨리 전국의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슬러지에서 인을 회수하는 시설이 운영될 수 있도록 정책결정자는 예산을 지원해 시설이 가동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수슬러지를 소각·매립처리해 귀중한 자원이 낭비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인 회수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쏟아 물산업 육성에도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슬러지 내 인 회수기술은 고갈되는 인 문제를 해결할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자원순환의 관점에서 하수슬러지에서 인 등의 귀중한 자원을 분리·회수할 시설을 하수처리장에 시급히 설치하여 유실되는 인을 회수함으로써 고갈되는 자원의 낭비도 막고, 수입도 줄일 수 있도록 인 회수를 정책적으로 시행하길 바란다. 

[『워터저널』 2016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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