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낙동강 표류수 수질, 상수원수로 부적합”
 
도쿄·런던, 인공저수시설 설치 수질개선·수질오염사고 사전 방지
 낙동강 수질오염사고 10건 이상 발생…인공저수시설 설치 검토해야


▲ 김 동 욱
•한국환경평가전략연구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낙동강 유역 상수원 문제 해결방안

낙동강 유역의 상수원 현황

낙동강 유역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부산광역시와 대구광역시는 상수원수  대부분을 낙동강 표류수에서 취수한다. 이들 두 지역의 일평균 취수량 중 낙동강 표류수 취수량은 각각 전체 상수원수 취수량의 92.4%, 68.7%를 차지한다.

부산시는 매리취수장과 물금취수장에서 낙동강 표류수를 각각 하루 평균 60만7천31㎥, 33만1천441㎥를 취수한다. 대구시는 매곡취수장과 문산취수장에서 낙동강 표류수를 각각 46만2천161㎥, 9만3천1㎥를 취수한다([표 1] 참조). 부산시는 나머지 10.7%의 상수원수를 회동댐과 법기댐에서 취수하며, 대구시는 나머지 31.3%의 상수원수를 운문댐, 가창댐, 공산댐에서 취수한다.

 

 
상수원수로 취수하는 낙동강 표류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수질이 상수원수로서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부산시와 대구시의 낙동강 표류수의 취수구가 있는 물금지점과 다사지점의 주요 수질오염물질의 농도는 Ⅱ∼Ⅲ등급의 수질을 나타내고 있다([표 2] 참조).

이러한 주요 수질오염물질 외에도 생활하수나 낙동강유역 전역에 산재한 대·소규모의 공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산업폐수 등에 의해 낙동강에 유입되는 환경호르몬 물질, 중금속, 독성물질 등 미량유해물질도 수질오염의 원인이다.

게다가 이들 미량유해물질 중에는 현재의 정수처리기술로 처리할 수 없는 것들도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화학물질들이 끊임없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고 그 사용량도 증가하는 만큼 이러한 미량유해물질의 하천 유입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질오염사고 취약한 낙동강 표류수

표류수 취수의 또 다른 심각한 문제점은 수질오염사고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질오염사고 역사상 국민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은 1991년의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으로, 이는 하천표류수를 취수하는 한 수질오염사고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낙동강 페놀오염사건 발생 후에도 낙동강 유역에는 대·소규모의 수질오염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94년의 클로로메탄 오염사고와 중금속오염사건, 2010년의 독성폐수 방류사고 등이 발생했다([그림 1] 참조). 또한 이 외에도 관리 부주의에 의한 유류·화학물질·액비 등의 유출사고와 원인불명의 어류 폐사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인공저수시설에 의해 수질을 개선하고 수질오염사고에 대처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일본 도쿄시와 영국 런던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쿄시는 타마강의 오쿠다마댐과 토네강의 나라마타댐·야기사와댐·미야가세댐·후지와라댐·아이마타댐·수다가이댐 등에서 상수원수를 취수하며, 런던시는 리강(River Lee) 유역에 12개의 인공저수지를 건설하여 상수원수를 공급한다.

이와 같은 인공저수지를 건설하여 사용하면 상수원수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 인공저수시설에 의해 수질을 개선하고 수질오염사고에 대처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일본 도쿄시와 영국 런던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쿄시는 여러 댐에서 상수원수를 취수하고 있다.


이러한 저수시설은 취수한 하천 표류수를 일정기간 저장함으로써 자연의 정화작용에 의해 수질오염물질을 분해하여 수질을 개선하고, 수질오염사고 발생 시 저수지에 유입된 표류수는 일정기간 이후에 사용되게 되므로 수질오염사고 발생을 상수원수 사용 전에 알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주어진다.

또한 자연 정화작용 등으로 수질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어 인공저수지는 수질오염사고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 낙동강 페놀오염사건 발생 후에도 낙동강 유역에서는 대·소규모의 수질오염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인공저수시설에 의한 부산·대구시 상수원 문제 해결

부산광역시 금정구 선동에 위치한 회동댐은 현재 부산시의 전체 상수원수 취수량의 10.6%(11만2천83㎥/일)를 공급하고 있는 인공저수시설로, 하루 평균 상수원수 공급능력은 30만㎥이다. 이는 회동저수지에 낙동강 표류수를 양수하여 하루 20만㎥의 양질의 상수원수를 추가로 취수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그림 2] 참조).

이렇게 되면 부산시는 상수원수 총 취수량 중 수질오염사고에 안전한 양질의 상수원수 취수 비율을 현재 10% 수준에서 30% 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된다. 물론 이와 같은 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회동댐의 자정능력, 적정체류기간, 현장여건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연구·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 부산시 금정구 선동에 위치한 회동댐은 현재 부산시의 전체 상수원수 취수량의 10.6%(11만2천83㎥/일)를 공급하고 있는 인공저수시설로, 하루 평균 상수원수 공급능력은 30만㎥이다.

이 밖에도 이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는 인공저수시설을 설치할 적지가 있다면 부산시의 상수원 문제는 더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목적의 인공저수지는 외부로부터 오염물질의 유입이 없을수록 좋다.

대구시는 이미 운문댐, 가창댐 및 공산댐에서 전체 상수원수 취수량의 31.3%를 취수하고 있다. 운문댐에서는 전체 상수원수 취수량의 25%인 하루 평균 20만㎥를 취수하고 있고 가창댐과 공산댐에서는 각각 하루 평균 2만8천㎥, 2만6천㎥의 상수원수를 취수한다. 이들 댐의 수질은 Ⅰa 내지 Ⅰb 등급이다.

가창댐은 유역면적 43㎢, 총저수량 910만㎥로 하루 평균 용수공급가능량은 9만8천㎥이다. 이는 낙동강 표류수를 양수하여 가창댐의 상수원수 공급량을 하루 평균 7만㎥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낙동강 표류수의 취수지점과 가창댐 간 양수도수로를 건설할 경우 그 최단 길이는 10㎞ 내외로 추정된다.

공산댐은 유역면적 60.3㎢, 총저수량 550만㎥로 하루 평균 용수공급가능량은 13만7천㎥이다. 이는 낙동강 표류수를 양수하여 공산댐의 상수원수 공급량을 하루 평균 11만1천㎥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낙동강 표류수의 취수지점과 공산댐 간 양수도수로를 건설할 경우 그 최단 길이는 20㎞ 내외로 추정된다([그림 3] 참조).

 
이 또한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가창댐과 공산댐의 자정능력, 적정체류기간, 현장 여건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연구·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나아가 가창댐과 공산댐 외에 인공저수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적지가 있고, 낙동강 본류와 가까운 곳이면 더욱 바람직하다.  

유입수의 수질과 저수시설의 자정능력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1천만㎥ 규모의 저수용량을 가진 인공저수시설에서 일평균 최대 30만㎥의 양질의 상수원수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낙동강 유역의 상수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 대책의 하나로 상류의 오염원의 영향을 받지 않는 중·소규모의 폐쇄형 인공저수시설을 건설하는 문제는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 대구시는 운문댐에서 전체 상수원수 취수량의 25%인 하루 평균 20만㎥를 취수하고 있다.

[『워터저널』 2016년 5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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