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칼럼


기후변화와 물은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UNEP 한국위원회 이사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지난 1월 23일 제주도에 내린 폭설로 3일간 공항 및 선박이 묶여 제주를 방문한 많은 여행객들이 공항에서 노숙을 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번 제주도 폭설은 기후변화로 인한 30년만의 폭설로 눈과 더불어 지역적으로 강풍, 기온저하가 동반돼 비닐하우스가 수십 동 이상 무너지고 수도계량기 동파가 900여 건이나 발생하는 등 재산피해도 크게 입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도 폭설, 강추위, 홍수로 상상을 초월하는 인명피해 및 재산피해를 입어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대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지구의 온도를 좌우하는 요인은 기온과 습도, 강수량 등 기상요소로 표현된다. 물은 지구상에 액체·고체·기체의 3가지 형태로 존재하는데 각각의 상태마다 기상요소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물이 지구 위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알아보면, 두말할 것도 없이 액체가 가장 많다. 지구상의 물의 양을 100%으로 가정한다면 해수가 97,2%, 지하수가 0.62%, 호수 등이 0.017%의 비율로 분포되어 있다. 고체로는 그린란드와 알프스산맥, 킬리만자로산맥 등의 빙하를 비롯해 남극·북극의 만년빙설 등으로 2.15% 존재한다. 기체로는 수증기로 대기 속에 0.001%가 존재하고 토양 속에 0.005% 가량 분포되어 있다.

이렇듯 물을 가장 많이 저장하여 지구 표면적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의 기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한 예로 겨울에 내륙지대가 몹시 추워져도 해안 가까이의 지대가 따뜻한 것은 태양열을 듬뿍 저장한 바닷물이 열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육지에 비해 바다 온도가 따뜻해지기 어려우므로 바다에서 육지 방향으로 시원한 바닷바람이 분다. 이러한 현상은 열 용량이 큰 물의 성질에서 기인한 것이다.

한편, 겨울철 맑은 날의 스키장에서는 눈이 부신 까닭에 눈을 보호하기 위한 선글라스가 필수적이다. 설면이 강력하게 태양광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얼음도 눈과 같이 표면이 매끈하고 빛 반사도가 크다. 지구 규모로 고찰하면 시베리아 및 알래스카가 눈이나 얼음으로 덮이는 면적이 커질 경우 태양광이 보다 많이 반사되므로 그에 따라 지구의 온도는 낮아진다는 이치가 된다.

기상관측위성이 보낸 사진을 보면 고위도지대에서는 60∼70%, 지구 전체적으로는 평균 50%가 항상 구름으로 덮여 있다. 구름은 조그만 물방울 또는 얼음덩어리가 모여 이루어지는데, 그 크기는 1㎜의 10분의 1 내지 50분의 1 정도이다. 구름은 태양광선을 반사 또는 산란시켜 약 26%를 우주로 튕겨내기 때문에 지구 전체의 운량이 증가하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낮아진다.

반면 지구가 온난화되면 해면에서 보다 많은 물이 증발하고, 대기 속에 수증기가 늘어나며 구름이 많아져 강수량도 늘어난다. 구름이 많아지면 기온을 내리는 작용이 강화되어 온난화에 제동이 걸린다. 한편, 수증기는 탄산가스처럼 온실효과가 있다. 어느 쪽 작용이 강한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냉각작용이 좀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CO2(20%), CH4(14%), N2O(6%), O3, PAN 등의 물질 20%가 지구온도를 상승시킨다고 분석했다. 바라건대 일차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데 모두 동참하여 지구의 온난화를 막고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워터저널』 2016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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