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가 '저탄소·친환경 국제회의'로 치러진다.

친환경 교통수단을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은 물론 회의장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고 정보기술(IT)을 접목해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는 등 가능한 한 여러 수단을 동원, 환경을 존중하는 국제회의로 만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환경부는 이번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를 '생물다양성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고품위 환경총회 실현'이라는 비전에 따라 개최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환경 친화적 자재를 사용해 회의 시설을 신축하기로 했다.

신설 건축물에 페인트를 칠할 일이 없도록 설계하는 등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공법을 채택하고 전선·통신망 등에 들어 있는 염소계 폴리염화비닐(PVC) 사용을 자제하기로 했다. 행사장 조성에 드는 자재 중 약 95%는 재사용이나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키 슬로프를 활용해 대회의장 텐트를 설치하고 주차장에 사무시설을 조성하는 등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회의시설 신축에 따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인다. 또 설치 면적이 작고 조립식이라 재사용 할 수 있는 이동식 화장실을 9곳에 설치한다. 

에너지 절약형 조명도 사용한다. 회의장 내부에 에너지 절약형 고효율 전구인 안정기내장형전구(삼파장전구)를 설치해 전기를 절감하고 온실가스(CO2) 발생량을 줄인다. 기존 일반램프 투광기와 달리 발열이 현저히 적은 발광다이오드(LED) 투광기를 사용하는 등 전력 절감 효과가 높은 제품을 설치한다.

고효율 등급의 기자재 제품을 사용해 에너지를 30% 절약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전체 전력 소비량의 80%를 차지하는 대기전력을 줄이고자 콘센트 타이머 사용을 의무화하고 사용하지 않는 기기에 대한 전력을 차단하는 방식을 통해 전기를 아낀다. 노트북, 데스크톱, 프린터 등은 일반 제품보다 30∼50% 정도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는 에너지 효율 인증 제품을 사용한다.

IT 장비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우선 산업폐기물로 분류된 배너 사용을 억제하는 대신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D)를 비치해 장소를 안내하고 회의 관련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아울러 총회 참가자들에게 알리는 사이드 이벤트나 기타 공지사항이 있을 때 DID나 LED가 장착된 대형 스크린을 활용하는 통합 안내 시스템을 가동한다. 환경부는 통합 안내 시스템을 운영하면 출력물을 5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총회나 지역회의 참석자들에게 회의일정, 교통, 숙박, 관광 등 각종 정보를 종합적으로 전달하는 모바일 웹을 개발하고 스마트폰 등으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격자무늬 형태의 QR 코드를 활용해 인쇄물 등 종이류 발생을 70% 이상 줄인다.

참가자가 원하는 문서를 웹페이지에서 선택하고 나서 출력물을 문서 배포대인 피존홀에서 찾아가는 시스템을 도입, 참가자의 종이 사용 최소화를 유도한다.

개인차량 사용을 억제함으로써 한층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4·8인승 전동카트 16대를 운영한다. 

행사장 곳곳에 식수대를 비치해 불필요한 플라스틱병 사용을 자제토록 하는 등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로컬 푸드 재료를 활용해 수송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 

총회 기간에 회의 개최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상쇄를 위한 탄소상쇄기금도 모금, 총회가 끝난 뒤 탄소 관련 국내외 기관에 기부할 계획이다.

김상훈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준비기획단장은 "지난 세기의 급격한 발전에 따른 자연환경 파괴로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자연자원의 고갈 등 많은 환경 문제가 국제적으로 더욱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며 "최근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할 때 환경을 존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기후변화 협약, 사막화 방지 협약과 더불어 유엔 3대 환경 협약으로 꼽힌다. 협약 회원국 194개국 대표와 국제기구 대표,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은 오는 29일부터 10월 17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모여 당사국 총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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