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중 물 사정 가장 열악한 낙동강 유역서 세계물포럼 개최 의미 커

“낙동강 물환경 관리, 세계물포럼 성공 요건”

4대강 중 물 사정 가장 열악한 낙동강 유역서 세계물포럼 개최 의미 커
낙동강 유역 상수원 문제 해결 위한 적극적인 노력·향후 방향 제시 필요


▲ 김 동 욱

•한국환경평가전략연구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의 의미

세계물포럼은 1996년에 설립된 세계물위원회(WWC, World Water Council)가 제안한 것으로, 1997년 ‘제1차 세계물포럼’ 개최이래 3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이제까지 세계물포럼은 모로코 마라케시, 네덜란드 헤이그, 일본 교토, 멕시코 멕시코시티, 터키 이스탄불 및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각각 개최됐다.

세계물포럼은 △주제별 과정(Thematic Process) △지역별 과정(Regional Process) △정치적  과정(Political Process), △과학기술 과정(Science & Technology Process) △박람회 및 엑스포(Fair & Expo) 등 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제별 과정은 세계물포럼 논의의 핵심 부분으로 세계적 차원의 물 문제 해결방안 등이 논의의 주제가 된다. 지역별 과정은 전 세계 모든 지역의 물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며, 정치적 과정은 고위급 각료회의, 장관,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기타 물 정책결정자의 회의 등을 통해 주요 물 현안에 대한 정치적 공약, 물 관련 정책 입안·결정 등에 있어 적용 가능한 방안 등이 논의의 주요 내용이 된다.

과학기술 과정은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적인 경험과 노하우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장이다. 박람회와 엑스포는 물을 주제로 한 전시회로서 물 관련 기기 전시회 등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세계물포럼 참가자는 정부 간 기구(intergovernmental organization), UN기구,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국제기구, 학계, 시민단체, 기업체 등 다양하다. 세계물위원회(WWC)는 이러한 다양한 참가자들의 참여를 통해 세계 물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 수자원 관리 향상, 국제적 차원에서 다양한 물 관련 분야 전문가 및 이해당사자간의 네트워크 구축 및 정보 교류 등을 통해 국제 수자원 정책의 싱크탱크 기능의 수행, 효과적인 통합수자원 관리를 위한 다양한 물 문제 해결방안 모색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 4대강 중 물 사정 가장 열악한 낙동강 유역인 대구·경북에서 2015년 4월 12일부터 4월 17일까지 ‘제7차 세계물포럼’이 개최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사진은 지난해 5월 13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15 제7차 세계물포럼’ 킥 오프(kick-off) 회의 장면.

‘제7차 세계물포럼’과 낙동강 물관리

‘제7차 세계물포럼’이 2015년 4월 12일부터 4월 17일까지 대구·경북에서 열린다. 대구·경북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물포럼이 열리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대구시는 낙동강 중류에 위치하고 있어 물 문제에 관한 한 매우 어렵고 묘한 입장에 처해 있다. 대구시는 인구 250만 명의 대도시로 하루 80만㎥에 가까운 생활하수가 발생하고, 공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산업폐수 등으로 낙동강 하류 수질오염의 주요 오염원이 되고 있다.

상황이 더욱 나쁜 것은 대구시 하류에 낙동강 물을 상수원수로 사용하는 인구 350만 명의 대도시인 부산시가 있다는 것이다.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억울하게 ‘낙똥강’이라는 작명의 원인자가 된 대구시는 우리나라에서 하수도 정비가 가장 잘 되어 있는 도시로 발전하게 되었다. 

 
대구시의 6개 공공하수처리장의 방류수의 수질은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 기준으로 1.0∼3.0㎎/L로, Ⅰ등급 내지 Ⅱ등급의 좋은 수질에 해당된다([표 2] 참조). 대구시 6개 공공하수처리장 유입수의 평균농도는 187㎎/L로 다른 대도시에 비해 그 농도가 월등하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생활하수를 수집하는 하수관거가 그만큼 잘 정비되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대구시를 포함한 낙동강 유역의 물 관리체제가 국제적으로는 물론 국내적으로도 모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물 관리에 있어 생활하수 등 하·폐수 관리는 그런대로 내세울 것이 있지만 상수원 관리에 관해서는 이렇다할 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250만 대구시민이 사용하는 상수원수의 약 70%를 Ⅱ등급 수질인 낙동강의 매곡취수장과 문산 취수장에서 취수하고 있고, 350만 부산시민이 사용하는 상수원수의 약 90%를 역시 Ⅱ등급 수질인 낙동강의 물금취수장과 매리취수장에서 취수하고 있다([표 2] 참조).

 
이와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구시는 낙동강 상류의 상수원과 충주호의 물을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반대로 아직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오래 전부터 합천댐과 남강댐 등의 물을 상수원수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그 역시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반대로 진척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해부터 ‘경남·부산권 광역상수도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경남·부산권 광역상수도사업의 기본적인 개념은 부산시와 경상남도 지역의 사용 가능한 상수원수 자원을 공동으로 개발하여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사업 주체의 한 구성원으로 광역상수도를 건설,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포함되어 있다.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성공 요건

우리나라 4대강 유역 중 물 사정이 가장 열악한 낙동강 유역의 대구·경북에서 세계물포럼이 열린다면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 개인으로 말하면 불우한 환경에서 역경을 헤치고 성공한 경우와 비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낙동강 유역의 물 환경이 국내적·국제적 모델이 될 만큼 열악한가 하는 것과 세계물포럼의 4개 과정에서 논의의 가치가 있는 성공사례나 과학기술적인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낙동강 유역은 우리나라에서 한강 유역 다음으로 수량이 많은 곳으로, 적어도 수량적인 측면에서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결코 열악한 물환경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수질적인 측면에서는 문제점이 많다. 수량은 자연적인 원인에 결정되지만 수질은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결정된다.
수질이 나쁘다는 것은 사람의 물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 물관리 중 생활하수 처리 등은 대구시의 경우와 같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수 있을 정도의 모범적인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상수원 문제는 정책적·지역적·과학기술적으로 이렇다하게 내세울 것이 없다. 다만, 지금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경남·부산권 광역상수도사업’의 예가 ‘2015년 세계물포럼’의 어느 과정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대구시의 상수원 문제 해결을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과 앞으로의 방향을 적극적으로 제시한다면, 이 역시 지금까지의 실패를 장래의 성공의 한 과정으로서 보아 논의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대구시는 낙동강 중류에 위치하고 있어 물 문제에 관한 한 매우 어렵고 묘한 입장에 처해 있다. 사진은 낙동강 중류 지역인 대구 강정·고령보 전경.

세계물포럼, 물산업 선진국 도약 기회

세계물포럼의 5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박람회 및 엑스포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물산업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할 중점육성 산업 분야의 하나다. 2015년 우리나라의 물 산업 규모는 20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는 개발도상국의 물산업 투자가 연간 200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프랑스 베올리아(veolia) 등 세계 10대 물기업의 연간 매출액은 33조 원이다.

물산업은 정수장, 하수처리장 등 인프라 건설로부터 이들 시설의 운영과 관리 개선, 시설 개량 등으로 확대되어 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산업 육성을 위해 그동안 상하수도 건설 기술의 개발, 우수한 설계와 품질의 하수도 기자재 생산, 상하수도 시성의 운영·관리의 노하우 개발 등의 노력을 해왔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를 이번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의 박람회 및 엑스포에서 충분히 전시·홍보하여 우리나라 물산업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우리나라 물산업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30∼11월 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물산업 전시회 모습.

[『워터저널』 2014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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