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성 바이러스 병원체 관리대책 시급하다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한국환경준설학회 고문
·(사)한국수생태복원협회장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바이러스는 알려진 생명체 중 가장 작고 기초적인 생명체다. 이들의 극히 미세한(직경 18∼120㎚) 크기와 화학적·환경적 악조건에 대한 내성은 상수도 업계에 큰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바이러스들은 핵산과 단백질 외피(캡시드)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독립적으로는 복제할 수 없다. 이들의 유전 시스템은 단순히 외가닥(Single-stranded) 또는 쌍가닥(double- stranded), DNA  또는 RNA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이러스는 인공배지에서 증식이 불가능하므로 증식하려면 살아있는 세포를 점령하여 세포의 기계적 기능을 이용해야 한다. 바이러스가 복제된 후 세포가 죽으면 바이러스 입자들은 인근 세포로 확산되어 사람이나 동식물에 감염을 초래한다.

환경내의 바이러스 병원체는 사람을 감염시키는 장관계 바이러스(enteric viruses)로 현재까지 120가지 이상이 알려져 있다. 장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A형 및 E형 간염 바이러스, 노로 바이러스가 대표적이며 아직까지 분류되지 않은 바이러스들이 많이 있다. 장관계 바이러스들은 피 감염자의 대변으로 많은 수가(107∼1천11/g)배출되며 하천, 호소, 지하수, 연안 해양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먹는 음용수를 직·간접적으로 오염시킬 수 있다.

바이러스는 일단 환경으로 나오면 시원하고 습한 조건에서 최대 수개월까지 장기간 생존할 수 있어서 가정의 하수와 심지어 하수처리장에서 소독 후에도 흔히 검출된다. 이 바이러스들은 대다수가 대변, 구강 경로로 전파되며 위, 장계와 기도를 감염시키고 증상으로는 설사, 발열, 간염, 마비, 수막염 및 심장질환을 포함한 광범위한 질환을 유발시킨다. 사람에게 여러 가지 질환들을 일으키는 반면 많은 바이러스 감염결과는 의외로 무증상 상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무증상 감염이더라도 바이러스 입자들은 환경에 방출될 수 있다.

상수도나 지하수에서의 바이러스 검출과 식별은 재래식 세포배양분석의 어려움과 비용 때문에 검출한계가 있다. 21세기 들어, DNA 바이러스에 대한 PCR(중합효소 연쇄 반응)분석 및 RNA 바이러스에 대한 분석기술의 발달로 물 검체에서 바이러스 감시를 간단하고 더욱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몇 년 사이에 구제역 발생, 조류독감, Al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바이러스에 감염된 지역에 매립된 지역 약 5천 곳의 지하수, 침출수, 하천수의 모니터링의 선진화가 시급하다.
그 대책의 근본은 환경 속에 미생물병원체 연구의 기본이 되는 조직 인원과 과학적 실험 시설에 시험방법 및 매뉴얼을 보급하고 지속적으로 분석이 잘 실시되도록 교육을 시킬 뿐만 아니라 계속적으로 연구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저널』 2014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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