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철 민 편집국장·글로벌물산업정보센터장

데스크칼럼

수자원 시설물 철저한 안전점검 필요하다

 

▲ 배철민 편집국장/글로벌물산업정보센터장

지난 4월 30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서울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8명 사망 및 110명이 부상한 고양터미널 화재사고, 불이 난 지 불과 6∼7분만에 21명이 목숨을 잃은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고 등 대형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한민국은 안전불감증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의 원인이 관리부터 점검까지 총체적인 안전 부실로 드러나면서 ‘제2의 세월호’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이용하는 시설물들에 대한 집중적인 안전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 안전과 직결돼 있는 댐·저수지·하천·상하수도 등 수자원 시설물(인프라)의 노후화(고령화)가 심해 붕괴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 539개 댐 가운데 30년 이상된 댐이 317개(58.8%), 50년 이상은 185개(34.3%)에 달하며 30년 이상된 노후 댐 317개 가운데 138개(43.5%)가 C등급 이하 판정을 받았다. 장마철 폭우 등으로 해마다 물난리가 되풀이되는 하천의 경우 30년 이상 노후시설물은 523개이며, 이 가운데 무려 48%인 250개가 C등급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수지의 노후화는 더욱 심하다. 소방방재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만7천여 개의 저수시설이 있다. 이중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1만4천278개 중·소규모 저수지 가운데 58% 이상이 1948년 이전에 축조된 시설이다. 또 댐이나 제방 관련 시설물 상태가 부분적 또는 전면적 개·보수가 필요한 C등급 이하인 경우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대형 댐이 붕괴된 경우는 없지만 1999년 연천댐, 2002년 강릉 장현저수지와 동막저수지, 2007년 보성 춘정저수지와 고흥 대사저수지, 2013년 경주 산대저수지 등에서 크고 작은 제방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문제는 최근 발생하는 저수지 붕괴의 경우 안전관리 미흡과 내구연한 초과 등에 의해 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경주 산대저수지 제방도 1964년에 완공, 축조된지 50여 년이 된 노후시설물이었다.

광역정수장, 하수처리장 등 상하수도 시설물의 노후화도 심각하다.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30년 이상된 정수장은 172개로, 이중 A등급은 47개에 불과하며, B등급 107개, C등급도 17개나 됐다. 수도관도 설치 후 21년 이상 경과된 관이 4만1천947㎞(23.4%) 이르러 노후 상수도관의 파열, 배수관 노후화에 따른 녹물 유출사고 등이 빈발하고 있다.

C등급 이하 시설물은 노후화뿐 아니라 균열·부식 등 구조적 결함이 진행돼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며, 50년 이상 노후화율이 34.3%(185개)에 달하는 댐의 경우 지진에 대비한 내진(耐震) 보강도 시급하다.

특히, 수자원 시설물은 물을 저장하기 때문에 수해 등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하다. 게다가, 상하수도 시설물은 시민생활과 도시기능 유지에 필수불가결한 기본적인 시설로서 다른 사회기반시설과의 상호 의존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피해 복구가 빨리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회·경제 시스템의 기능이 장기간 마비될 수도 있다.

더욱이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강우로 홍수가 빈발하고, 국부적인 지진 및 쓰나미(지진해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는 물론 수자원 시설물 등의 재산피해도 막대하다. 기상이변은 한반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어 우리나라도 언제든지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

이달 하순이면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고 태풍 소식도 전해질 것이다. 1년에 서너 개 정도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이 중 1∼2개는 초강력 태풍이 될 것이다. 한반도를 관통할 땐 하루 약 400∼700㎜의 폭우를 동반한다는 통계 자료와 최근의 국지성 강우 패턴을 고려하면 올 여름에는 특히 수자원 시설물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 [글로벌물산업정보센터장]

 

 [『워터저널』 2014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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