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댐 상수원, 상류로 이전 ‘시급’

 

팔당댐 상수원, 상류로 이전 ‘시급’

상수원수로서 부적합…충주댐·소양댐으로 이전 ‘필수’
‘2등급 수질 팔당호’로 진화…물 이용가치 최대화해야'

팔당댐, 수도권 유일의 대형 상수원
 

 
수도권 유일의 대형 상수원인 팔당댐은 1966년 6월에 착공하여 1973년 12월에 준공됐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와 하남시 배알미동 아래배알머리 사이의 한강 협곡에 건설된 팔당댐은 높이 28m, 제방길이 510m, 총저수량 2억4천400만㎥의 콘크리트 중력식 댐으로, 한강 수계의 최하류에 위치하고 있다. 팔당댐은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및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수력전기 생산 등을 위한 다목적 댐으로 건설됐다.
 
현재 전력생산량은 연평균 2억5천600만㎾h(시간평균 2만9천㎾h)로, 이것은 약 2천 세대의 가정에 1년간 필요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팔당댐에서 취수하는 상수원수의 하루 평균 취수량은 366만㎥로, 서울시, 인천시 등 대도시를 포함한, 수도권의 31개 도시에 공급하고 있다([표 1] 참조).

팔당댐 수질, 상수원수로서 부적합

2004∼2013년 기간 중 팔당댐의 평균수질은 BOD 1.2㎎/L, COD 3.7㎎/L, 부유물질 9.3㎎/L, 총질소(T-N) 2.1㎎/L, 총인(T-P) 0.04㎎/L, 클로로필 16㎎/㎥, 총대장균군 1천182군수/100mL, 분원성대장균군 223군수/100mL 등으로, 항목에 따라 ‘좋음’에서 ‘매우 나쁨’ 등급까지 나타내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보통’ 수준의 수질을 나타내고 있다([표 2] 참조). 


 


 이와 같은 팔당댐의 수질은 ‘매우 좋음’의 수질을 요구하는 상수원수로서 팔당댐의 물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것을 말한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 [별표] 환경기준의 ‘3. 수질 및 수생태계’, ‘비고’란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등급별 수질 및 수생태계 상태로 ‘매우 좋음’은 용존산소(DO, 溶存酸素)가 풍부하고 오염물질이 없는 청정상태의 생태계로 여과·살균 등 간단한 정수처리 후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좋음’은 용존산소가 많은 편이고 오염물질이 거의 없는 청정상태에 근접한 생태계로 여과·침전·살균 등 일반적인 정수처리 후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약간 좋음’은 약간의 오염물질은 있으나 용존산소가 많은 상태의 다소 좋은 생태계로 여과·침전·살균 등 일반적인 정수처리 후 생활용수 또는 수영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보통’은 보통의 오염물질로 인하여 용존산소가 소모되는 일반 생태계로 여과, 침전, 활성탄 투입, 살균 등 고도의 정수처리 후 생활용수로 이용하거나 일반적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위의 규정에 의하면 팔당댐의 상수원수는 고도정수처리 후 생활용수로 사용하거나, 일반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보통’ 수질의 물이다. ‘보통’ 수질의 물을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는 사용할 수 있지만 생활용수로는 사용할 수는 없다.

환경호르몬과 미량유해물질 등은 현대의 고도정수처리 기술로서도 제거되지 않는 것이 있기 때문에 고도정수처리가 반드시 안전한 수돗물을 보장할 수 없다. ‘보통’ 수질의 상수원수를 2천300만 주민에게 장기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 팔당댐 상류에는 인구밀집지역, 공업단지, 농경기 등 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전형적인 대형의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이 있어 팔당댐의 수질을 상수원수의 용도에 적합한 수질인 '매주 좋음' 등급으로 개선하는 것은 현재는 물론 장래에도 가능하다.


상류 이전, 본격 논의 과제

팔당댐 상수원의 상류 이전은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팔당댐 상류에는 인구밀집지역, 공업단지, 농경지 등 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전형적인 대형의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들이 있어 팔당댐의 수질을 상수원수의 용도에 적합한 수질인 ‘매우 좋음’ 등급으로 개선하는 것은 현재는 물론 장래에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대책은 팔당댐 상수원을 상류의 충주댐과 소양댐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팔당댐의 충주댐과 소양댐 이전은 이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인 동시에 최선의 해결책이기도 하다.

충주댐과 소양댐은 청정호소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 주민에게 충분한 양의 상수원수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주댐과 소양댐의 연평균 용수공급능력은 46억㎥으로 팔당댐 상수원과 팔당댐 하류수역 상수원을 합한 수도권 주민 2천300만에게 공급하는 연간 28억㎥의 생활용수를 공급하고도 18억㎥의 수량이 남는다([표 3] 참조).

팔당댐의 진화, 팔당댐을 살리는 길

팔당댐 건설의 당초 목적은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등 용수의 공급, 전력생산, 홍수조절 등 다목적이었다. 그러나 팔당댐의 홍수조절량은 700만㎥로, 소양댐, 충주댐 등 한강유역 전체의 홍수조절량인 14억㎥에 비해 상당히 작으며, 전력생산량도 우리나라 전체 전력생산량에 비하면 거의 무시할 정도다. 이와 같이 팔당댐은 주위 환경의 변화로 상수원으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할 정도가 되었고, 전력생산이나 홍수조절 기능도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윈의 진화론을 적용하면 팔당댐 상수원은 이제 도태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다윈의 진화론에 의한 생물의 도태와 진화는 자연적인 영향에 의한 것인데 반해 팔당댐의 도태와 진화는 인간적인 영향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팔당댐의 진화는 인간적인 노력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팔당댐의 진화는 현재의 자연환경과 인공환경에 적합하게 그 기능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팔당댐을 둘러싼 인공 환경은 팔당댐 상수원수의 수질이 결코 1등급이 될 수 없게 되어 있다. 팔당댐의 생존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2등급 수질의 팔당호’로 진화시키는 것이다. 2등급 수질의 용수는 공업용수와 농업용수, 위락용수, 생태용수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2등급 수질’의 팔당댐은 그 상류지역의 수도권과의 뛰어난 접근성으로 인한 토지이용도의 제고, 수질관리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의 절약, 팔당댐 상류 주민들의 사회적 갈등 해소, 위락 및 관광 지역으로서의 팔당댐의 기능 제고 등 지금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팔당호의 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팔당댐이 건설된 지 이제 40년이 지났다. 팔당댐의 자연적인 수명이 100년이라면 팔당댐은 거의 그 생애의 반을 산 셈이다. 그러나 수질오염 등 사람의 영향에 의해 팔당댐의 인공적인 수명은 이제 다한 것으로 보인다.

‘팔당댐의 진화’는 곧 지금과는 전혀 다른, 진화된 팔당댐을 의미한다. ‘도태된 팔당댐’으로 만들 것인지, ‘진화된 팔당댐’으로 만들 것인지는 현재를 사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팔당댐은 지금 문화적 진화(cultural evolution)를 필요로 한다.

 

[ 워터저널』 2014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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