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칼럼

지구촌의 물은 유한한 자원이 아니다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한국환경준설학회 고문
·(사)한국수생태복원협회장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전 인류의 근원인 물은 현재 중대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단순히 물 공급의 감소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건조지역의 대수층 내에서 발생하는 수자원 고갈에도 불구하고 전 지구적인 측면에서 보면, 물의 재생과 공급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물은 해양과 지표에서 증발되고 증발된 수증기가 기단의 형태로 대기권에서 이동 및 응결을 거친 후 지표로 강수되어 다시 해양으로 흘러들어와 증발되거나 지표에서 증발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를 물순환이라 한다. 기후변화에 의해 이러한 물순환의 과정이 일부 변화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세계의 수자원에 있어서 가장 긴요한 위험이라고는 할 수 없다.

범지구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는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인구증가와 물을 낭비하는 생활 방식으로 수요가 증가해 항상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던 공급가능량의 상황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국은 점차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공급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음식은 인간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가장 많이 소모하는 자원 중의 하나로, 이전에는 단순히 삶의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점차 삶의 여유를 나타내기 위한 척도나 엔터테이너적인 비중이 높아져 가고 있다.

그에 따라 물의 사용량 또한 증가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우유 한 잔 만드는데 필요한 물은 200L이고, 홍차 한 잔 35L, 커피 140L, 사과 한 개 70L, 포도주 한 잔 120L, 햄버거 한 개 2천400L 등 많은 물이 사용되고 있다. 인류가 발전함에 따라 부가적으로 따르는 공업의 발전에도 물의 수요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공장 폐수의 증가는 자연적으로 수질악화를 야기하고 있다.

자연적인 배수 시스템으로만은 배출되는 폐수의 부하량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화를 거치지 못한 폐수는 강이나 호수(댐), 연안 해역으로 배출되고 수질 오염을 악화시키게 된다. 또한 공업이나 농업에서의 사용된 화학물질로 오염된 물을 자연적으로 완전히 분해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예로부터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다루기 위한 이수(利水)와 치수(治水)는 인류의 발전에 있어서 늘 중심적인 과제였다. 부족을 다스리던 부족장이나 국가를 다스리던 왕들은 그 문명을 발전시키고 유지하기 위해 댐이나 저수지와 같은 수리시설에 의존했으며, 자신의 영토 내에서 발생하는 강우나 홍수, 가뭄 등의 기상변화에 대해 관심 있게 연구했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기상변화에 대한 특징은 현재 과학기술로 해석한 결과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완전하게 이해하고 정리되었다.

재생가능한 물 공급은 세계적으로 지리적 구분 내에서 균일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나라일지라도 지역마다 유역 특성에 따라 강수량이 크게 차이가 있으며 인접한 구릉지역과 계곡의 사이에서조차 강수량이 차이가 난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따른 강수량 차이를 줄이고자 저수지나 댐을 조성하여 일정한 유량을 유지하는 시설물을 조성했고, 상대적으로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지역이나 갈수기에 활용하여 불균일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러 나라들은 좀 더 광범위하게 물이 풍족한 지역에서부터 부족한 지역까지 공급할 수 있는 수자원 통합관리를 위하여 20세기에 들어 문제점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하천의 상·하류 등 전반적인 하천유역이나 지하수 대수층을 공유하며 같은 수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그룹들은 인구증가 및 생활패턴, 농업구조, 공업생산 방식의 변화에 따라 지금까지 없었던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어 있다.

물의 양과 질을 유지하고 필요불가결한 수자원의 공정한 분배를 달성하기 위해 물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만 할 시기이다. 수자원 운영관리 또한 전력의 통합관리 시스템과 같은 방법으로 시급히 통합되어 운영되어야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다.
 

[『워터저널』 2014년 5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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