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칼럼

류재근 박사 칼럼


천연냉수 이용한 지역냉방 구상해야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한국환경준설학회 고문
·(사)한국수생태복원협회장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하천, 호수, 바다에는 물 뿐만 아니라 물이 가지고 있는 열이 있다. 지구 대기의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주변의 공공수역이 엄청난 열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열 자원을 지역 냉방이나 난방에 사용할 수 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냉수를 이용하여 지역난방을 하는 사례는 선진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전기 생산과 소비의 시간별 차이를 극복하여 안정적인 전기 공급 산업에 도움을 주고 에너지 소비도 절약하여 쾌적하고 경제적인 지역 냉난방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코넬 대학교는 1994년 호수냉방(LSC, lake source cooling) 방법을 제안했고, 뉴욕주정부는 환경영향평가사업을 완료한 후 1988년에 인가했다. 미국의 연구중심 대학들에게는 값싸게 전기를 공급하고, 쾌적한 생활공간을 확보하는 일이 대학의 존폐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코넬 대학은 인근 카이유가 호수(Cayuka Lake)의 심층 냉수를 이용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4년 동안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여 1천500페이지의 환경영향평가보고서를 작성했다. 또한 뉴욕 주 정부는 대학에게 호수감시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자료와 외부 독립적인 평가를 통해서 이 운전이 호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인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이 호수냉방장치는 1999년 3월에 시작하여 2000년 12월에 공사를 완료했다. 코넬 대학교는 전체건물냉방을 이 호수물로 한다. 이로 인해 이전의 냉각기 전기사용량을 86% 줄이고, 전기 생산에 따른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였다. LSC의 수명은 75∼100년이고, 냉각기는 30∼40년이다.

캐나다 토론토도 호수물을 이용해 냉방을 한다. 시정부의 지원을 받아 엔웨이브(Enwave) 에너지사는 호숫가에서 5㎞ 떨어진 수심이 83m인 지점에서 4℃의 물을 취수해 존 스트리트 펌프 스테이션으로 운반한다. 일부는 여과하고 처리하여 수돗물로 시내로 보내고, 일부는 여기에 설치한 열교환 시설을 이용하여 호수 물에서 열을 회수하여 폐쇄회로 내의 냉수를 냉각한다.

이 냉수는 냉각시설를 거치지 않고 바로 토론토의 고층빌딩으로 보내진다. 고객 빌딩에서는 빌딩내부 폐쇄회로 냉수를 이 호수물이 열교환기를 통해 냉각시켜준다.

이 빌딩내의 폐쇄회로 냉수가 빌딩을 냉방 시킨다. 필요하면 보조적으로 원심냉각기를 사용하여 온도를 더 낮춘다. 사용된 냉수는 역의 순으로 존스트리트 펌프 스테이션으로 돌아와서 다시 호숫물과 열교환기로 접촉시켜 냉각한다. 2006년에는 메트로 홀 빌딩과 시청 청사, 경찰청 본부건물을 냉방했고, 2013년에는 유니온 역사와 구 시청 건물을 냉방했다. 현재는 30개의 건물과 역사, 병원 등 공공시설을 냉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는 매년 300만㎾/h의 전기를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32톤, 질소산화물 145톤, 황산화물 배출 318톤을 감소시켰다. 폐열 배출은 38%나 줄었으며, 이전에 비해 냉방에 소요된 전기를 81% 절약할 수 있었다. 

미국 시카고는 지역냉방으로 유명하다. 시카고에서는 얼음탱크, 암모니아 냉각탑, 그리고 하천수 냉각기를 모두 사용한다. 얼음탱크 방식은 심야전기를 이용하여 물을 얼려서 얼음을 만들고, 낮 동안 사무실에 전기 장치가 많이 가동될 때 이 얼음이 서서히 녹으면서 공기중의 열을 흡수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이런 방식으로 전기 소비를 전기 생산속도와 맞추어 발전 효율을 높이고 전기 부족 우려를 해소한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지역 냉방을 생각할 때다. 사람이 활동하기 좋은 여름에 건물 냉방을 걱정해 산업에 재갈을 물리는 일을 중지해야 한다. 에너지란 얼마든지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며, 한 업체가 중앙집중식으로 국가 전체에 냉방을 공급하는 것은 시대에도 맞지 않다.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에너지 생산과 공급이 우리나라 창조 경제의 축이 되어야 한다. 단일 방법보다는 주위 여건을 감안한 다양한 방법으로 창조 경제를 시작해야 한다. 

[『워터저널』 2014.3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