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부터 2013년 5월에 서울광장과 을지로, 남대문로 등 서울의 최고 중심부에서 발굴된 근대 지하배수로가 전국에서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 추진된다. 

서울시는 1907~1915년경 적벽돌과 석재로 축조된 이들 지하배수로 3곳 중 이미 사적(사적 제124호 덕수궁) 지정구역에 포함된 덕수궁 내 배수로를 제외한 서울광장 지하배수로와 남대문로 지하배수로에 대해 서울시 문화재(기념물) 지정계획을 10월 24일 예고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하수체계는 근대시기에 이르러서도 조선 개국 이래로 사용되었던 31개의 서울 도성의 옛 물길이 대부분 그대로 사용되는 한편 새로운 기술과 재료가 도입되면서 지하로 암거(暗渠)화되기 시작했다. 이번에 문화재로 지정 추진되는 지하배수로는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서울광장 지하배수로는 조선시대의 기존 정릉동천을 암거화한 것으로, 서울광장 지하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간선과 덕수궁 방향으로부터 합쳐지는 두 지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간선과 지선1의 배수로는 전체적으로 적벽돌을 둥글게 쌓아 축조한 뒤, 아래 절반의 표면에 모르타르로 마감하여 방수처리 됐다.

남대문로 지하배수로는 을지로입구의 북쪽 남대문로 9길과 10길 지하의 소광통교 구간과 삼각동구간, 한국은행 사거리까지의 남대문로 지하에 위치한 남대문로 구간으로 나누어진다. 근대 시기에 새롭게 조성된 물길로서 상부는 적벽돌, 하부는 비교적 새로운 재료인 콘크리트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서울광장 지하배수로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중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에서는 이들 유적들이 “서울의 도시 발달 및 근대화 과정을 상징하는 유산이고 전적으로도 희소하여 학술적 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도 양호하여 서울시 기념물로 지정할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고 의결했다. 

현재 서울시 기념물은 화양동 느티나무, 세검정 터, 화의군 이영 묘역, 불암산성 등 총 31건이 지정되어 있는데, 지하 배수로가 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서울시 기념물 제35-1호와 35-2호로 지정된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광장 지하배수로와 남대문로 지하배수로에 대한 문화재 지정계획을 10월 24일부터 11월 23일까지 약 30일 동안 공고하여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올해 12월 중 서울시 기념물로 최종 지정고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근대 토목기술사 및 도시발달사 등 측면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고 지금까지도 당초 용도대로 활용되고 있는 이들 지하배수로 유적들을 문화재로 지정한 이후 지속적으로 보수·복원하여 현세대는 물론 미래세대도 그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원형보존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서울광장 등에 문화재로 지정되는 근대 지하배수로의 모형을 전시해 근대 도시발달에 따른 하수체계의 변화 등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중랑물재생센터 등 유휴부지에 하수도박물관을 개관해 프랑스나 일본과 같이 하수도의 역사를 전시하는 방안 등 다양한 활용방안도 검토,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서울의 오랜 역사와 문화가 담긴 다양한 문화유산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문화재로 지정, 제도적으로 보존하고 보다 철저히 보존·관리하여 전 시민들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후세에 길이 남길 계획이다. 

이번 서울광장과 을지로, 남대문로의 지하배수로에 대한 서울시의 문화재 지정계획과 관련하여 의견이 있는 분은 서울특별시 역사문화재과(02-2133-2639)로 제출하면 된다.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