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 속 ‘냇물’을 되찾기 위한 플랜은 무엇인가

 

▲ 류 재 근  박사
냇물은 흥미롭다. 헤엄을 쳐도 시내의 인공적인 수영풀과는 다르다. 여울이 있고 못이 있으며, 완류가 있고 급류가 있다.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가 하면, 수생곤충과 물풀 등 숱한 생명들이 물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전국 어느 마을에서나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모두 냇물과 더불어 시시덕거리고, 헤엄치며, 물고기를 잡는 재미에 도취하곤 했다.

그 시대의 개천은 어린이들에게 ‘과학하는 눈’을 열어 주었고, 감성을 풍성히 키워 주었다. 개울은 인간 형성의 수련장이요, 인생 도장(道場)이기도 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물의 신’을 섬기고 생활 배수에 조심했으며 개천 청소 공동작업을 매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시내는 늘 맑고 깨끗하게 흘러 사람들에게 풍요로운 삶의 혜택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생활상이 투영되고 많은 생명들이 살아 숨쉬며 마음의 평안을 느끼게 해 주던 하천의 풍경은 우리에게서 지워지고 말았다. 게다가 이제 ‘생명의 물’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태고 시대부터 우리 인간은 물가에 기대어 생활해왔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물과 우리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 우리가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하천도 건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생활이나 마을도 풍성한 물 환경이 있을 때 비로소 정기가 넘치게 된다. 물고기잡이를 하고 물장구치면서 뛰놀던 그 냇물이 생활 속에서 함께 한다면 삶은 보다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시냇가에서 글짓기를 하고 그림을 그릴 수도 있으리라. 곤충채집, 하천 생태조사, 학습, 수질 측정, 낚시와 물놀이, 하이킹, 배 타기, 불꽃 놀이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을 사람 전체가 하나가 되어 하천 청소를 하다 보면 이웃과 남녀노소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연대감을 키워줄 것이다. 물과 개천에 얽힌 지역의 민담도 구전이나 책으로 만들어 전해 간다면 더욱 가치있는 일이 될 수 있다.

생활 배수에 대한 관심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시냇물에 접근하기 쉽도록 해야 한다. 콘크리트로 된 높다란 호안(護岸)은 사람들을 시냇가로부터 격리시키고, 펜스나 난간을 설치하면 사람들은 더욱더 시냇가를 멀리하게 될 것이다. 
 

[『워터저널』 2012.1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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