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보다 깨끗한 소양호·충주호가 상수원으로 적합”


“팔당호보다 상류인 소양·충주호가 상수원이용 적합”

깨끗한 수돗물 공급 위해서는 깨끗한 상수원수 확보가 최우선

 

          한강수계 상수원문제 해법       


 

 

▲ 김 동 욱 박사

개선될 전망없는 팔당호 수질

팔당호는 2천300만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으로 오는 2015년까지 그 수질이 Ⅰa등급으로 개선되도록 목표가 설정되어 있다. 현재 팔당호의 수질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Ⅰb등급,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Ⅱ등급, 부유물질(SS) Ⅲ등급, 총인(T-P) Ⅲ등급, 총 질소(T-N) Ⅵ등급 등이다.

1992년부터 2011년까지의 기간 중 팔당호의 수질변화를 보면 BOD의 수질만 약간 개선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을 뿐 COD, SS, T-P, T-N, 클로로필-a, 분원성대장균 등의 수질지표는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림1], [그림2], [그림3], [그림4], [그림5], [그림6], [그림7] 참조).

 

지금까지 팔당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인력, 시간이 투입되었음에도 그 수질이 오히려 나빠지고 있는 것은 팔당호유역의 수질오염원이 이러한 노력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계륵이 된 팔당호 상수원

팔당호 상류 북한강의 소양호와 남한강의 충주호의 수질은 BOD, COD, SS, T-P, T-N, 클로로필-a, 분원성대장균군 등 주요 수질지표에 대해 Ⅰa 내지 Ⅰb등급을 보이고 있어 상수원수로 적합하다.
그러나 소양호와 충주호의 물은 그 하류 인구밀집지역의 생활하수와 공장밀집지역의 산업폐수, 축산시설의 축산폐수, 도시지역이나 농경지 등의 비점수질오염물질로 인해 수질이 급격히 악화된 상태로 팔당호에 유입된다.

이렇게 오염된 팔당호의 물을 상수원수로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팔당호의 수질이 다른 수질지표로는 Ⅱ- Ⅳ등급이지만 BOD 지표로는 Ⅰb등급이기 때문에 상수원수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 팔당호가 영구적인 상수원이 될 수 없다면 마지막으로 한강수계의 상수원이 갈 곳은 소양호와 충주호이다. 소양호(왼쪽)와 충주호(오른쪽)는 한강수계 최후의 영구적인 상수원일 수밖에 없다.


지난 30여 년간 우리나라 수질관리정책의 주요 대상이 BOD였기 때문에 총인 등 수질이 나쁜 다른 수질변수의 비중을 작게 생각할 수 있다.
또한 팔당호의 경우 총인의 수질이 나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심각한 부영양화 현상이 발생한 사례가 없다는 것도 팔당호의 수질이 수치로 나타난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팔당호의 수질관리목표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수질지표를 Ⅰa등급으로 개선하기 위해, 총량관리제도 등의 시행과 이를 위한 막대한 재원과 인력, 시간을 투자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경우에는 팔당호의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고도정수처리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그 일부를 이미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팔당호의 수질개선을 위한 노력의 결과 목표수질을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도 없고, 팔당호를 포기하고 소양호와 충주호로 상수원을 이전하는 방안 등 팔당호 상수원의 대안을 검토하는 것도 사회적, 정치적 반대 등 어려움이 많아 선뜻 추진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상수원으로서의 팔당호는 계륵(鷄肋)이라고 할 수 있다.

한강수계 고도정수처리 정수장 증가

▲ 한강수계에는 2011년 4월25일 준공된 막 여과고도정수처리 공정을 적용한 5만㎥/일 규모의 영등포정수장을 시작으로 오는 2015년까지 1조6천300억 원을 투입해 서울시 6개 정수장과 한국수자원공사 8개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고도정수처리는 일반정수처리 공정에 오존처리, 활성탄처리, 막 여과처리 등 정수처리공정을 추가한 것이다. 이와 같은 고도정수처리공정의 추가가 필요한 것은 그만큼 상수원수의 수질이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낙동강 페놀사건 등 수질오염사고를 계기로 지난 1994년 부산 화명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한 이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낙동강수계 16개소, 한강수계 3개소 및 금강 수계 2개소 등 총 21개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됐다.

한강수계의 경우에는 지난 2011년 4월25일 준공된 막 여과고도정수처리 공정을 적용한 5만㎥/일 규모의 영등포정수장을 시작으로 오는 2015년까지 1조6천300억 원을 투입해 서울시의 6개 정수장과 한국수자원공사의 8개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한강수계의 모든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운영할 경우 그 추가 비용은 연간 3천50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양·충주호, 한강수계 영구적 상수원

상수원수의 수질이 나빠질 경우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여러 가지 해결책 중의 하나다.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도입할 경우 추가적인 비용과 현재의 고도정수처리 기술로도 처리할 수 없는 물질의 존재, 고도정수처리로 인한 유해한 부산물의 발생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단순하고 상식적인 발상이지만 깨끗한 수돗물의 공급을 위해서는 깨끗한 상수원수의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깨끗한 상수원을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시의 상수원은 상류에 위치한 약 60여 개의 크고 작은 자연호소, 저장호소, 침전호소, 도수로 등에 의해 연결되어 있어 별도의 정수처리 없이 거의 자연 상태의 물을 그대로 뉴욕시민에게 수돗물로 공급하고 있다. 즉, 인위적인 여과공정 없이 수돗물을 수요자에 공급하고 있다.

뉴욕시는 이렇게 생산된 수돗물의 안전을 위해 매2년마다 환경보호청으로부터 ‘여과불필요 결정(NFD, No Filtration Determination)이라는 승인을 받는다. 한강수계의 경우도 뉴욕시 상수원의 수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어도 일반정수처리에 의해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좋은 상수원이 있다.
바로 소양호와 충주호이다. 소양호와 충주호의 연간 용수공급량은 각각 12억㎥ 및 33억㎥으로 수도권의 연간 상수원수 수요량 24억㎥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수요처까지 물을 끌어오기 위한 도수로의 연장은 180㎞이며, 도수로의 건설 및 운영비용은 연간 2천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수계의 상수원은 하류의 선유도에서부터 영등포, 노량진, 뚝도, 구의, 암사, 풍납, 강북을 거슬러 올라와서 팔당호에 이르고 있다. 팔당호가 영구적인 상수원이 될 수 없다면 마지막으로 한강수계의 상수원이 갈 곳은 소양호와 충주호이다. 소양호와 충주호는 한강수계 최후의 영구적인 상수원일 수밖에 없다.

[『워터저널』 2012.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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