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대강 유역서 ‘BOD free’ 선언할 때”
우리나라 하천·호소 대부분이 총인으로 오염…문제 해결 시급

이제는 총인(T-P)이다

우리나라 BOD 관리 역사 30년

▲ 김동욱 교수

우리나라의 수질관리 역사는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관리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초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도시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처리되지 않은 채 하천이나 호소로 방류되어 하천이나, 호소의 물이 썩으면서 물 색깔이 시커멓게 변하고 역겨운 냄새와 함께 물고기가 폐사하는 사례가 전국적인 현상이 되다시피 했다.
그것은 생활하수나 공장폐수에 섞여 있는 유기물질이 썩으면서 물 속의 용존산소(DO)를 고갈시켜 물고기와 같은 생물체가 산소 부족으로 폐사하고 혐기성 세균이 크게 번식하면서 악취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도 ‘수질오염=유기물질오염’이라는 등식이 일반인들은 물론 수질관리 전문가들의 의식에도 잠재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수질관리의 대표적인 지표로 BOD가 사용되고 있고, 현재 추진 중인 수질오염 총량관리의 주된 대상 항목도 BOD이다.
환경청(현 환경부)이 개청된 1980년부터 2009년까지 30년간 환경부의 예산은 총 50조2천223억 원이었으며, 그 중 물 관련 예산이 전체 예산의 70% 수준인 35조4천697억 원이었고, 수질관리의 주요 목표가 BOD를 처리하는 것이었다.

4대강 유역 BOD·DO 문제 해결

BOD는 자체가 수질오염물질은 아니다. 물 속의 호기성 세균이 BOD를 분해할 때 물 속의 산소를 소모함으로써 DO가 고갈되면 산소를 사용하는 물고기와 같은 수중 생물체가 죽게 되어 수중 생태계가 파괴된다. 즉, BOD는 DO와 관련해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고 그 자체만으로는 수질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수질환경기준에 의하면 가장 좋은 수질인 ‘매우 좋음’, 또는 ‘Ⅰa’등급의 DO 수질기준은 7.5㎎/L 이상이다. 한강 등 4대강 유역 주요 지점의 2006∼2010년 기간 중 연평균 BOD 농도와 DO 농도를 비교해 보면 전체적으로 BOD 농도와 DO의 농도는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BOD의 농도 범위 0.72∼7.18㎎/L에서 DO의 농도범위는 8.8∼11.8㎎/L을 나타내고 있다([그림 1] 참조).

 

BOD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DO의 농도가 감소하기는 하지만 BOD의 증가폭에 비해 DO의 감소폭은 그 반에 못 미치는 46%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4대강 유역의 거의 모든 수역의 DO는 ‘Ⅰa’등급을 보이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모든 수역에서 ‘BOD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BOD free)’는 선언을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도시 하천이나 폐쇄 호소 등 일부 수역은 용존산소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그러한 몇몇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생활용수나 공업용수, 농업용수 등 주요 용수의 수원으로서 사용되는 모든 수역의 용존산소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수역의 DO ‘Ⅰa’등급 수질인 7.5㎎/L에 대응하는 BOD의 한계농도는 11㎎/L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의 BOD 대책 추진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수역에서 BOD 문제는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BOD 오염원이 증가 또는 감소하거나 자연적·인공적인 요인에 의한 수문의 변화가 발생할 경우 그에 적절히 대처하면 될 것이다.

▲ 부영양화로 오염된 영산강.

하천·호소의 수질문제는 총인 문제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집중되는 강수량과 지하수 함양 용량이 거의 없는 지형 및 지질 특성 때문에 1960년대 이전에는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이와 같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3년에 준공된 소양강댐을 시작으로 현재 29개 댐에서 연간 약 120억㎥의 각종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4대강 유역 곳곳에 건설된 이와 같은 댐들은 하천의 유속을 감소시켜 총인(T-P)에 의한 부영양화라는 새로운 수질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것은 ‘총인에 의한 부영양화에 의해 물이 썩는다는 것’을 말한다.
‘부영양화’란 총인(T-P)이라는 영양염류에 의해 발생한 조류가 사멸하여 하천이나 호소의 바닥에 쌓이면 호기성 세균이 이를 분해하여 용존산소를 고갈시킴으로써 물을 썩게 하는 현상을 말한다.
BOD가 물 속의 용존산소를 고갈시키는 직접적인 원인물질이라면 총인은 ‘죽은 조류’라는 매개체를 통해 물 속의 용존산소를 고갈시키는 간접적인 원인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BOD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었기 때문에 현재 호소와 하천이 썩는 것은 총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 대청호는 BOD가 ‘Ⅰa’ 등급 수질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총인(T-P)으로 인한 녹조현상이 가장 심하고 많이 발생하는 상수원 호소다. 사진은 대청호에 발생한 녹조현상.

4대강 중하류 지역 총인 Ⅱ∼Ⅵ등급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및 섬진강 상류 지역의 총인 농도는 0.03㎎/L의 수준으로 ‘Ⅰb’ 등급 수질을 보이고 있으나, 중·하류 지역의 총인 농도는 0.1∼0.6㎎/L의 수준으로 Ⅱ∼Ⅵ등급의 수질을 보이고 있다.([그림 2] 참조).

 
             
영산강의 경우 상류의 총인 농도도 0.1㎎/L을 초과한 Ⅲ등급 수질을 보이고 있으며, 광주광역시를 관류하는 광주천이 합류하는 지점의 영산강 총인 수질은 Ⅵ등급으로 급격히 나빠진다([그림 3] 참조). 이와 같이 나빠진 영산강의 물은 그 하류에서도 크게 회복되지 못한 채 영산강 전 수역을 오염시키고 있다.
대청호의 경우 BOD는 ‘Ⅰa’ 등급 수질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총인으로 인한 녹조현상이 가장 심하게, 그리고 많이 발생하는 상수원 호소다.
녹조현상이 발생하면 취수원 변경, 정수장의 소독 강화 및 활성탄 처리, 수중 폭기 시설 가동, 황토 및 응집제 살포 등 임시변통의 조류 대책이 해마다 반복된다. 그것은 주로 상류에서 유입되는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처리수에 의해 대청호의 총인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제 총인 문제 해결에 진력할 때

이제 BOD 시대를 마감하고 총인 문제 해결에 진력(盡力) 할 때가 되었다. 총인의 주요 오염원은 생활하수, 축산폐수 등 점오염원과 농경지, 산림 지역, 도시 지역 등 비점오염원이다.
특히,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처리수가 우리나라 하천과 호소 총인 부하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생활하수와 축산폐수와 총인 처리가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 전국 2천770개 생활하수 공공하수처리시설과 55개의 축산폐수 공공처리시설 및 9천800여 개소의 개인 축산폐수처리시설 처리수의 총인 농도를 평균 50% 삭감한다면 우리나라 하천과 호소의 총인 농도를 40% 정도 감축할 수 있으며, 이것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과 호소의 총인 수질이 목표수질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국내외에서 개발된 총인처리 기술 수준은 처리비용 등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생활하수 처리수의 경우 총인 농도를 0.1㎎/L의 수준까지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도 생활하수의 총인 고도처리를 위한 대책이 부분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향후 수질오염총량관리계획에도 총인이 대상물질로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4대강 유역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총인 목표수질이 고시되었다. 그러나 그 수치는 현상유지를 기본으로 한,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총인 문제의 해결은 우리나라 하천과 호소의 수질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에 총인에 대해 공간적으로는 4대강 유역 전역에 걸친, 목표수질은 용수 목적에 적합한, BOD 30년에 필적하는 적극적인 감축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워터저널』 2011.1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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