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해취약지역 정비계획 대상항만 위치도

국토해양부는 폭풍해일 등으로 인한 항만과 배후도심권의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기존 시설물의 보강 외에 첨단기능의 방재시설을 설치하는 재해취약지역 보강계획을 수립했다고 지난 7월25일 밝혔다.

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태풍의 힘도 강력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태풍, 해일 등으로 인한 침수피해가 있었거나 앞으로 침수피해가 예상되는 항만 배후 저지대권역에 특수 해일방재시설을 설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아라미르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아라미르는 바다의 위협과 맞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수호신의 의미로 아라는 ‘바다’, 미르는 ‘용’을 지칭하는 순수 우리말이다.

일본의 지진 피해에서 보듯이 항만의 피해는 복구비용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항만물류기능 마비에 따른 2차 피해가 더 큰 점을 감안, 항만내 기간시설물 보호를 위한 기존 방파제 보강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계획은 R&D사업을 통해 도출된 결과와 폭풍과 지진 해일고, 설계파고, 해수면 상승 등의 기후변화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현지 지형에 적합한 방재시설을 제시하고 방파제 보강 규모, 설치위치도 최적화했다.

한국해양연구원에서는 지난 2006∼2010년까지 R&D사업을 통해서 과거 56년간(1951∼2006년) 우리나라에 내습한 201개 태풍을 재현해 항만별 폭풍해일고를 추산했다.

또한, 일본 서북해안 5곳(지진공백역 3곳, 우리나라 동해안에 지진해일로 피해를 미쳤던 1983년과 1993년에 발생한 지진 2곳)에서 규모 7.7∼8.0의 지진이 발생하는 상황을 채택해 부산항을 비롯한 동해안의 항만에 내습하는 지진해일고를 추산했다.

해수면 상승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1월에 국립해양조사원이 ‘해수면 변동 정밀분석 및 예측’에서 제시한 예측치를 바탕으로 50년 후에 우리나라 연안의 해수면 상승치(서해 65㎜, 남해 100㎜, 동해 110㎜, 거문도 280㎜, 제주도 285㎜ 등)를 고려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강도가 세진 태풍으로 인해 방파제 피해사례가 빈발함에 따라 2005년 설계파고를 재추산하였다. 그 결과 1988년에 적용했던 설계파고보다 남해안은 2∼3m, 서해안이 1m 정도 높아진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해일 침수피해가 예상되는 항만과 배후 도심권 저지대 등 재해취약지역에 대한 방재시설 설치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총 54개 항만(무역항 29, 연안항 25)과 배후도심권을 대상으로 침수예상범위를 산정해 침수범위가 경미한 32개 지역을 제외한 22개 항만지역을 방재시설이 필요한 항만도시로 선정했다. 선정된 지역에 대한 방재시설 계획에 1조1천886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며 오는 2030년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2개 항만도시 중에는 지진해일로 인한 침수피해가 클 것으로 예측된 삼척항과 태풍의 경로상에 위치해 있어 피해사례가 자주 발생했던 서해안과 남해안의 항만들이 포함되어 있다.

우선 그간 해일이나 이상고조위로 인한 침수피해가 빈번했던 목포항, 장항항, 통영항, 삼천포(구항, 신항), 군산항, 부산항, 장승포항, 광양항(온동마을), 옥포항, 삼척항 등 10개 항만도시부터 6천208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0년까지 정비할 계획이다.

특히, 상습적인 침수피해로 경제적 손실이 막대했던 목포항과 지진해일 피해 가능성이 높은 삼척항에 대해서는 최우선적으로 방재시설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건설된지 오래되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구형 방파제들은 현재 강화된 설계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항내 시설물 보호라는 고유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형편이다. 실제 전국 항만에 건설된 137개 방파제에 대해서 안정성을 검토한 결과, 71개 방파제가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방재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노후 방파제를 모두 보강하기 위해서는 총 1조3천억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적으로 도시가 저지대에 형성되어 침수피해가 잦은 항만도시권역에는 항만의 입지 및 형상, 배수조건 등을 분석해 게이트(수문 형식), 방재언덕, 방호벽 등 다양한 방재시설물들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베네치아 침수방지를 위해 만(灣) 입구부(3개소)에 방재시설(플랩게이트)을 설치하는 게이트형 모세프로젝트(Mose Project)를 추진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타입은 만(灣) 안쪽에 항만과 배후도심권이 위치한 목포항·삼척항·통영항·마산항에 적합하다. 이 플랩게이트 형식은 평상시에는 수중에 눞혀져 있다가 해일, 이상 고조위가 발생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수상으로 부상해 해일내습을 막는 구조이다.

항만구역이 협소해 방호벽 등 방재시설물 설치가 어렵거나 주거지역이 인접한 경우 항만시설물의 지반고(地盤高)를 높여 월류를 방지하는 형식의 방재언덕형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내습으로 인해서 침수피해가 컷던 마산항 구항에 방재언덕사업(626억원, 2011∼2015)을 추진중에 있으며, 광양항(온동마을)·삼천포항(구항∼대방항)에도 이 형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형식의 경우 매립으로 새롭게 조성되는 부지를 지역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항만구역내에 담장형식의 차단벽을 설치하여 해일, 월파 등의 침수피해를 방지하는 형식의 방호벽형은 일본에서 지진해일 방지용으로 많이 설치·운용중에 있다. 이 시설물은 투명 강화유리형이나 기립식 방호벽 등 여러 형태를 적용할 수 있어 조망권 훼손을 최소화하고 항만 운영에도 문제가 없다.

국토부는 이러한 각종 방재시설물과 관련 향후 실시설계 단계에서 환경 영향과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최적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으로 국토해양부는 실행계획 수립단계에서 정부내 관련 기관, 해당 지자체 및 지역주민, 전문가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시행착오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 이 계획이 추진되면 ‘아라미르’라는 프로젝트 이름처럼 바다의 위협으로부터 항만과 도시를 방호함으로서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플랩게이트 등의 특수 방재시설물들은 단순한 방재기능뿐만이 아니라 관광객을 유인하는 지역의 Land Mark 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으며 저지대 침수문제가 해소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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