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0대 소비자 공략, A/S 정비·현지화가 관건

중국은 물부족에 따른 수질오염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음용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제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수기 산업은 지난 2000년부터 꾸준히 발달했으며, 정수기 생산량은 매년 40∼50% 증가 추세이다. 따라서 우리기업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고소득·노년층, 특히 정수기 구매의사가 강한 40∼60대 소비자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무분별한 자연개발로 하류의 70% 이상이 오염됐으며 2020년 400억㎥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경제 발달, 교육수준 향상, 물과 건강 관계에 관한 과학적 인식 확산에 따라 질 좋은 음용수를 마시고자 정수기를 찾는 사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한 매체가 실시한 정수기 지지율 및 소비 분석에 따르면, 30∼40대 남성은 경제적 부담을 느껴 정수기 구매율이 13.9%로 낮은 편이나 40∼60대 남성은 시대의 변화를 느끼고 물의 중요성을 자각해 51.2%가 정수기 구매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30∼40대 소비자의 30.9%가 살림을 하면서 정수기가 필요하다고 느꼈으며, 40∼60대 여성의 44.2%가 가정의 건강을 위해 정수기 구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구매 능력과 물의 중요성에 대한 지식 및 의식을 갖춘 40∼60대 남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정수기 산업은 지난 2000년부터 꾸준히 발달하기 시작해 2009년 정수기 생산량은 전년대비 45% 증가한 2천781만 대로 매년 40∼50%씩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전국 정수기 보급률은 2%에 지나지 않으나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선 도시의 보급률은 15%에 달해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정수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된 국가 표준도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정수기 생산 기업이 무분별하게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4월 정수기, 가정용 여과정수기, 가정용 역삼투 정수기 등 세 가지 제품의 표준을 규정하고, 처음으로 수질판별기준, 검사방법, 심사규칙 등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생활음용수 위생기준 지표가 총 106개 항목으로 늘어났다.

▲ 2009~2010년도 중국 정수기 브랜드 시장점유율(단위 : %)
▲ 중국 주요 정수기 생산기업

정수기 생산업체는 외자, 가전, 전문 기업으로 나눌 수 있으며, 현재 공인된 정수기 생산기업은 1천500곳으로, 무허가 기업을 포함해 총 3천여 개 기업이 정수기를 생산하고 있다.

친위앤(沁園), 메디아(美的), 안지얼(安吉爾) 등 로컬 브랜드가 정수기시장의 73%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에버퓨어, 3M, 파라곤 등 외자기업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수기시장은 A/S 체계 미비, 전문인력 부족, 수도관 노후화 등이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수기는 TV, 냉장고 등 가전과 달리 소비자의 건강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까다로운 제품임에도 A/S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실정이며, 업계 전문가들도 중국 정수기 산업 발전에 있어서 A/S가 시장개발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는 불완전한 A/S 때문에 정수기 구입을 꺼리며 대부분의 정수기 구입자는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필터 교환 주기를 상기시켜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무허가 기업이 많고 감독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은 위생부의 허가를 얻지 않은 기업이 1천500여 곳에 달하며 허가증을 보유한 기업의 75%가 단일 모델에 대한 허가증을 가지고 여러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물 정화 장비와 가정용 음용수 정화 장비에 관한 음수 기준이 마련됐으나, 효과적인 기업 감독 기준이 미비하고 감독 전문인력도 가정용 정수기 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강화된 수질검사에 합격해도 수도관 노화로 2차 오염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 지방 상수도는 기본 위생표준에 부합하는 수질이 보장돼 있지만 도시의 수도관 노화, 고층 물탱크 관리미흡 등 물 운송과정 중의 2차 오염으로 인해 음용수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고층주택의 물탱크에서 97종의 조류(藻類)가 발견된 적이 있으며 15% 고층주택의 수질이 국가음용표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수출용 정수기의 현지화가 필요하다. 2011년 중국 위생부가 실시한 수입 정수기 품질검사 결과, 파나소닉, 미쓰비시, 3M 등 11개사 수입 정수기에서 비산, 균락 등 물질이 초과 검출돼 중국 정부에 의해 회수 처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몇몇 전문가는 해외의 수질 및 정수기 사용조건이 중국과 달라 활성탄 필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이처럼 지역마다 수질이 다르고, 습도 등 기후에 따른 사용자 환경이 다른 점을 고려해 정수기 수출 시 지역특색에 따라 기능을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2004년도 중국 주요 도시별 상수도 수질검사 결과 보고

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정수기를 선택함에 있어서 해외 브랜드 제품은 중국인 체질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 하에 국산 브랜드를 선호하고 추천하는 경우가 많으며 해외 브랜드 중에서는 한국의 SAEHAN 정수기를 추천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깔끔한 디자인, 공인된 가정용 역삼투 필터 품질 등이 꼽혔다. <이지희 기자>

[자료제공 = 이소희 KOTRA 광저우KBC/sohee6116@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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