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만 파는 장인(匠人)들…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유비쿼터스 상수처리연구팀(U-Water Team)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유비쿼터스 상수처리연구팀(U-Water Team)

 

365일 깨끗하고 맛있는 물 생산 ‘구슬땀’
국내 수돗물 생산 연구의 산실…고도정수처리 공정개발·실용화 앞장

▲ 최첨단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막여과 고도정수처리시설 조감도 및 전경.

국내 막여과 시설의 랜드마크 탄생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 옆으로 놓여진 88올림픽 강변도로를 지나가다 보면 성산대교 부근에 멋진 유선형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외형상으로 보면 공연장이나 전시장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이 건물이 우리가 집에서 마시는 먹는 물을 생산하는 첨단시설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이 건물은 국내 최초로 국산 막을 적용하여 먹는 물을 생산하는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막여과 시설이다. 이 시설은 국내 최초로 국산 막을 적용하여 하루 5만㎥의 먹는 물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막여과 정수처리 시설이며, 모래여과 중심의 상수도 1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내 상수도 공정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막여과 시설은 (주)대우건설이 참여하는 가압식 공정과 (주)한화건설이 참여하는 침지식 공정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각각 하루 2만5천㎥의 먹는 물을 생산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가압식 공정에는 에이치투엘(주)에서 개발한 가압식 모듈이 적용되어 있으며, 침지식 공정에는 (주)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개발한 침지식 모듈이 적용되어 있다.

이 시설은 해외 선진국에 도입되어 있는 막여과 시설과 비교할 때 시공, 설계, 유지관리 측면에서 기술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가 도출되기 위해서 이 사업을 주도한 수처리선진화사업단(단장 남궁 은 명지대 교수), 정부, 지자체, 기업, 연구계 및 학계의 혼연일치된 모습과 다양한 노력들이 숨어 있다.

▲ 20년 넘게 국내 먹는 물 연구를 이끌어 가고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오현제 연구위원.
오현제 연구위원, 고도정수처리 연구 산증인

그 동안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막여과 시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열정이 담겨있으며, 그 중심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조용주) 건설환경연구실 오현제 연구위원이 있다.

오 연구위원은 1990년대 초부터 환경부 지원 아래 G7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존, 활성탄 공정을 중심으로 하는 고도정수 공정 개발 및 실용화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연구결과는 국내에 도입되는 오존, 활성탄 공정의 설계와 운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연구결과로부터 다수의 실용화 실적과 지적재산권을 확보했으며, 국내 먹는 물 연구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04년에 발족한 수처리선진화사업단의 출범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막여과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에 적용되어 있는 가압식과 침지식 공정의 핵심 기술에 대한 개발을 주도하여 국내 정수장에 오존, 활성탄 및 막여과 공정 등 고도정수 처리기술이 자리 매김을 할 수 있도록 산파 역할을 담당해 왔다.

막여과 고도정수처리 기술 산파 역할

오 연구위원이 2004년에 참여한 서울시 막여과 현장도입 연구는 국내에서 최초로 진행된 막여과 공정 실증플랜트 연구로서, 국내에 막여과 공정과 관련된 본격적인 연구가 출발하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

이 사업은 5개의 기업에서 외국산 막을 도입하여 국내 수질환경에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연구로서, 구의아리수정수센터에 하루 500㎥ 규모의 실증플랜트를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국내 수질변화에 따른 외산막의 운전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이 사업에서 도출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국산 막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 국내 최초의 막여과 연구 실증플랜트인 구의 막여과 플랜트 현장.

2004년부터 환경부 수처리선진화사업단의 지원으로 드디어 국내에서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막여과 공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이 연구에서는 국내 수질조건에 적합한 공정 개발을 위하여 침지식 모듈을 중심으로 수질코드화 기법을 도입하여 원수수질에 따라 최적 공정을 자동으로 선택하는 기술과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막오염 지수(KFI)를 이용하여 응집제 주입량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입수질코드화에 의한 전처리 공정 선정과 응집제 자동제어를 이용한 막분리 고도정수처리기술’이 환경신기술 검증절차(신기술검증서 제108호)를 획득함으로써 개발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 [그림 1] 수질코드화 제어로직 및 운전모드 구분
▲ [그림 2] 막 오염 지수를 활용한 응집제 주입농도 제어 기술 개념도

해외 막여과 기술과 대등한 성과 획득

침지식 국산 막의 현장 도입을 위한 설계인자 및 운영인자 도출을 위하여 고양시 일산정수장내에 하루 50㎥ 규모의 파일럿 플랜트를 설치하여 운영했으며, 이 시설에는 국산제품인 (주)코오롱인더스트리의 침지식 모듈이 최초로 현장에 적용되어 검증 연구가 진행됐다.

이 시설은 침지식 막의 특성을 이용하여 기존 정수처리 공정에 도입되는 침전공정을 적용하지 않음으로 부지면적 감소 효과와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침지식 국산 막의 현장 도입을 위하여 가혹한 조건에서 수행된 실험을 포함하여 역세척 조건 도출, 유지세정 및 화학세정 조건 도출 등 국산 막의 최적 설계 인자와 유지관리 인자를 도출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2006년부터 현재까지 국산 막에 대한 장기 성능평가가 수행되고 있어서 국내에서 국산 막의 평가와 관련된 독보적인 기술개발 능력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 국산 막을 이용한 본격적인 현장적용 연구가 수행된 파일럿플랜트 시설인 일산플랜트 현장.

특히, 막여과 공정으로 유입되는 수질과 막 오염 지수를 연계하여 수질특성에 맞는 최적의 폭기방식을 도출함으로써, 막여과 공정에서 가장 많은 유지비가 발생하는 전력비를 절감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며, 일산플랜트에서 개발된 기술은 다시 구의정수장 플랜트에 500㎥/일 규모로 ‘스케일업(scale-up)’되어 적용됐다.

이에 ‘지능형 자동제어 폭기방식에 의한 침지식 중공사 1단 및 2단 정밀여과막을 이용한 고도정수처리기술’이 환경신기술 검증(신기술검증서 제117호)을 통하여 기술의 우수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건설되고 있는 서울시 영등포정수장 시범사업에 하루 2만5천㎥ 규모의 실규모로 적용되어 해외 막여과 공정 기술과 대등한 기술적 성과를 획득할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담당했다.

가압식 국산막 현장 도입 발판 마련

가압식 국산 막에 대한 연구는 2008년부터 서울시 구의정수장 및 인천시 부평정수장 내에 설치된 가압식 국산 막 시설을 이용하여 현장적용 평가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가압식 국산 막에 적합한 최적 설계 인자 및 운영인자를 도출함으로써, 영등포정수장 시범사업 현장에 2만5천㎥/일 규모의 가압식 시설 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가압식 막여과 공정은 혼화·2단 응집·경사판 침전공정에 수질 코드화와 모델트리 기반 막오염지수 예측모델을 적용하여 막 오염 부하를 경감하는 전처리 자동제어기술을 포함하고 있으며, 인공신경망 기반 막 오염 예측모델을 적용하여 막오염을 완화시키는 막 세정 자동제어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이렇게 도출된 가압식 국산 막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전처리 및 막세정 자동제어기술을 이용한 막여과 정수기술’이 환경신기술 인증(신기술인증서 제289호) 절차를 획득하여, 국산 막의 현장 도입에 따른 기술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처럼 2004년부터 침지식, 가압식 국산 막을 적용하여 진행된 현장 중심의 연구결과는 고스란히 영등포 막여과 시설에 반영되어 세계 어느 시설과도 대등한 첨단기술이 확보되어 있으며, 막여과 연구 분야의 후발주자에서 선두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 [그림 3] 가압식 국산 막을 이용한 파일럿플랜트 공정도
▲ [그림 4] 가압식 국산막을 이용한 파일럿플랜트 공정도

국내 최고 먹는물 연구기관 발돋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유비쿼터스 상수처리연구팀(U-Water Team)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먹는 물 연구 그룹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막여과 공정의 연구와 관련해서는 독보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성과는 오현제 연구위원의 한 우물을 파는 장인정신과 10년 넘게 함께 일해 온 구성원간의 호흡에서 만들어졌으며, 연구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KOLAS 인증을 바탕으로 한 환경정밀분석실의 첨단장비와 전문 분석인력의 지원은 이러한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 KOLAS 인증을 바탕으로 첨단 장비를 이용한 먹는 물 수질검사.

오늘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환경연구동 건물은 불을 밝히고 있으며, 국내 환경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먹는 물 연구와 관련한 그 중심에 유비쿼터스 상수처리연구팀(U-Water Team)원의 땀과 열정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의 이러한 노력은 국내 먹는 물 연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해외 기술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며, 국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깨끗하고 맛있는 먹는 물을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보급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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